Critique/리뷰 · 2019. 1. 25.
박석환, 윤태호의 이끼, 동아일보, 2008.02.23
[박석환의 만화방]한국적 스릴러 새 場연 ‘독한 만화’ 윤태호의 ‘이끼’는 독한 만화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무료 만화가 판치는 세상에 유료 웹진에 연재한 것도 그렇고, 상대적으로 낮은 대중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만화대상을 수상한 것도 그렇다. 시도도 평가도 독했지만 작품의 면면은 더 독하다. 지면을 꽉 채운 회색톤의 음침한 기운, 카메라 흉내라도 내는 듯 섬세하게 처리된 연속 컷, 해맑은 표정으로 흰자위를 번득이는 등장인물, 대사보다 독백이 더 많은 전개 방식 등으로 쉴 틈 없이 독자를 압박한다.무엇보다 이 만화의 독한 맛은 주인공 설정에 있다. 현대 극화의 전형은 주인공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있다. 순서도 정해져 있다. 타고난 재능을 지닌 긍정적인 인물을 등장시킨다. 사건이 발생하고 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