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리뷰(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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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 독고 탁-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에 대하여, 아홉개의 빨간모자-서평, 2021.08.25
1. 아홉 개의 빨간 모자 는 당대 최고의 아동교양잡지 ‘어깨동무’에 별책부록 형식으로 연재된 야구 소재 만화이다. 1980년 7월호 부록으로 1권이 발행됐다. 권당 64페이지 분량으로 무선제본 형태를 취했다. 작품 전체 분량이 1천 페이지 규모여서 17개 월 가량 연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재분을 단행본으로 묶어 처음 발행한 것은 1982년 은성문화사(물개만화) 판이고 마지막으로 재발행 된 것은 1994년 세주문화사(팀아트) 판이다. 제목을 로 바꿔서 낸 우석 판도 있다. 이 시기 아동교양잡지들은 본지를 구매하면 전면 만화로 된 별책부록을 제공했다. 본지가 교양성과 지식을 강조했다면 부록은 오락성과 감동에 집중했다. 본지에도 연재만화가 게재됐지만 별책부록으로 제공된 연재만화와는 규모가 달랐다. 본지 ..
2021.09.12 -
박석환,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망한 웹툰과 그 의미, 아트뷰, 2020.08/09
Cover Story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망한 웹툰과 그 의미 풍자하고 꿈꾸는 21세기의 방식 카툰, 현실과 평가를 담는 형식 단순화·과장화·풍자화의 특징을 지닌 그림, 이를 바탕으로 글과 조합된 형태의 예술 형식을 통상 ‘만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만화라는 예술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 만화의 역사에서 윌리엄 호가스(1967~1764)가 회화의 한 형식으로 캐리커처(인물풍자화)를 주도했다면 오노레 도미에(1808~1879)는 카툰(단순화-두꺼운 종이에 그린 밑그림), 루돌프 퇴퍼(1799~1846)는 코믹스트립(연속화)의 전형을 이끌어냈다. 이를 토대로 현대만화의 주류 형식인 유럽의 ‘방드 데시네(Bande Dessinee)’, 미국의 ‘코믹북(comicbook)’, 일본의 ‘망가(漫畵·マンガ)’가 탄..
2020.08.13 -
박석환, 고바우 영감(김성환 글그림), 한국만화정전, 네이버캐스트, 2013.07.12
고바우 영감, 김성환 풍자와 비판으로 우리 시대를 연 영감님 작품에 대하여 : 14,139가지 권력적 사건과 비민주적 사고와 싸운 이웃집 영감님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은 1950년 육군본부가 발행한 [사병만화]에 첫 선을 보인 후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조선일보](1980년부터), [문화일보](1992년부터)를 거치며 50년 간 총 14,139회 연재된 최장수 4칸 시사만화이다. 작은 키에 안경을 쓰고 콧수염을 기른 고바우 영감은 뾰족 솟은 머리칼 한 올로 감정을 표하고 수염에 가려진 입으로 지배 권력을 비판했다. 이미 소년만화가로 인정을 받고 있던 김성환은 한국전쟁이 벌어지자 육군의 일을 돕던 중 인민군을 피해 다락방에 숨어 지내게 된다. 이 때 거리에 널린 시체들을 보면..
2019.09.15 -
박석환, 만화서평-외모지상주의(박태준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7.05.01
다른 삶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변신 판타지 학교 화장실. 불량기 가득한 남녀 학생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거친 인상처럼 험악한 말을 내 뱉고 있는 남녀는 매우 우월해 보인다. 불량남녀 앞에는 상대적으로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학생이 무릎 꿇고 앉아 있다. 주인공 박형석이다. 잔뜩 겁먹은 학생을 위협하고 있는 일진 남학생은 이태성. 형석은 일진들의 위협에 못 이겨 수치스러운 행동을 하고 이를 지켜보던 여학생은 일진들의 몹쓸 행동을 막으며 형석을 돕는 듯 했지만 말뿐이다. 못나도 너무 못난 주인공 주인공 형석은 짜리몽땅한 키에 배불뚝이,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안경을 썼다. 집은 가난하고 학교 성적은 바닥이다. 일진들에게 상습적인 괴롭힘을 받고 있지만 주변 학생들은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잘 하는 것 하나 없고..
2019.03.21 -
박석환, 만화서평-연애혁명(232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7.04.01
가짜인지 알면서 보는 진짜 같은 하이틴들의 이야기 집안 문제로 원룸에서 혼자 살게 된 공주영. 이삼정보고등학교에 다니는 17세 소년이다. 이사 도중 떨어진 책 사이에서 어린 시절 그린 것 같은 여자 그림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곁을 지나쳐 가는 소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갑내기 소녀 왕자림이다. 우연히 스쳐간 두 사람은 다음 날 등굣길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게 된다. 혼자 살게 된 첫날, 허둥지둥 집을 나서느라 지갑을 두고 온 주영은 버스비를 내지 못해 안절부절 하고 있다. 이를 본 자림이 대신 버스비를 내준다. 별 다른 의미 없는 호의였지만 주영은 이를 자신에 대한 호감으로 생각한다. 예측할 수 없는 고교생들의 줄다리기 로맨스 호의를 호감으로 해석한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주영은 자림과의..
2019.02.24 -
박석환, 만화서평-여중생A(허5파6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7.03.01
베타테스트 같은 현재를 살고 있는 미래의 일기 게임에 빠져 겨울 방학을 보낸 장미래. 엄마의 무관심보다 게임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이 아쉽다. 개학과 함께 중학교 3학년이 됐지만 아는 얼굴 하나 없는 외톨이 신세. 처음 본 아이들 끼리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쉽게 옆 자리에 앉는 것이 신기 한 미래. 혼자서 핸드폰 문자를 주고받으며 친구가 있는 흉내를 내기도 한다. 개학 첫날이라 일찍 끝났지만 특별하게 할 일도 없다. 낮 시간 대에 아빠가 집에 있으면 놀이터에서 시간을 죽이다 아무도 없을 때쯤 집으로 향한다. 다른 집에서 풍기는 찌개 냄새를 맡으며 ‘행복하지 않은 저녁때의 가정’으로 복귀한다. 여중생A로 명명된 미래의 삶 며칠에 한번 집에 오는 아빠는 매일 술에 취해 있다. 저녁 늦게까지 일 하고 들..
2019.02.24 -
박석환, 만화서평-미라클!용사님(정하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7.02.01
꿈 없는 용사의 생고생 판타지 지금으로부터 5천 여 년 전, 마왕의 침략으로 대륙은 위기에 빠진다. 이 때 빛나는 성검을 든 용사가 마왕을 봉인한다. 하지만 수 십 년이 흐른 후 봉인은 해제되고 대륙은 다시 위기에 빠진다.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용사를 찾아 마왕 퇴치를 의뢰한다. 아버지 농장에서 닭을 키우던 하기스 플란넬이 용사로 선택 받는다. 소명보다 다른 일이 급했던 주인공 주인공 하기스는 ‘조용하고 평범’한 ‘눈에 띄지 않는 삶’을 동경하는 청년이다. 학교를 졸업할 때도 친구들은 원대한 꿈과 희망 직업을 말했지만 하기스는 그저 아버지 곁에서 농장 일을 돕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성검을 뽑게 되고 대륙을 위기에서 구할 운명을 타고난 용사로 지명된다. 요정족의 마법사 크린필, 용족 출신 궁수..
2019.02.24 -
박석환, 만화서평-윈드브레이커(조용석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7.01.01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에 오른 고교생들의 질주 자전거를 타고 독서실로 향하는 소년. 시원하게 뻗은 자전거도로를 달린다. 공사로 둔덕이 생긴 길이나 계단이 있는 곳에서도 거침이 없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 앞. 아래쪽에는 자전거를 탄 한 무리의 소년들이 있다. 아찔한 높이의 경사로에서 소년은 깊은 숨을 들이마신 후 페달을 밟는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자전거. 가속도가 붙은 자전거가 정면의 담벼락을 향해 질주한다. 소년들이 경악하고 있을 쯤 자전거는 강렬한 마찰음을 내며 멈춰 선다. 마치 마술이라도 펼쳐진 것 같은 상황. 낯선 강자의 등장에 소년들은 긴장한다. 자전거를 타고 길에 나온 아이들 오래 된 픽스드 기어 바이크(Fixed Gear Bike, 고정 기어 자전거)로 고도의 스키딩(Skidding, 옆으..
2019.02.24 -
박석환, 만화서평-로동신문(최성국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6.12.01
배고픔을 참아가며 시키는 일만 하던 북한 노동자 김용철. 머리 쓸 것 없이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던 용철이 서울에 왔다. 용철의 눈에 서울은 이상한 도시였다. 길거리에서 아무 일 없이 서있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고 작은 실수를 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의욕적으로 첫 직장에 출근했지만 10일 째 일시키는 사람도 없다. 맘 편하게 회사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일하라는데 ‘천천히 할 일’도 시키지 않으니 맘이 편치 않다. 그러던 중 사장이 일을 시켰다. 거래처에 나가서 설비 좀 수리해주고 오라는 것이다. 탈북남이 만난 자본주의 여인 용철은 사장이 처음으로 시킨 일에 고무됐다. 자신을 믿어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목숨 바쳐 완수하갔습니다’라고 외친다. 당황한 사..
2019.02.23 -
박석환, 만화서평-좋아하면 울리는(천계영 글/그림), 도서관이야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6.11.01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세상 어플리케이션으로 증명해야 하는 사랑 편의점 여점원 조조. 동네에서 제일 잘 생겼다고 소문난 몬순이와 수다를 떨고 있다. 잘생겼다고 하지만 여성이고 괜찮은 남자만 보면 금방 사랑에 빠지는 일명 ‘금사빠’다. 편의점에 남자 손님이 들어오면 금사빠의 눈빛이 달라지면서 남자 손님의 ‘좋알람’이 울린다. 좋알람(조알람이라 읽는다)은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으로 반경 10m 이내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남자 손님은 당연히 ‘남자처럼 생긴’ 몬순이 아니라 ‘여점원’ 조조가 자신을 좋아해서 알람이 울린 것으로 착각한다. 모든 것을 드러내놓고 확인시켜줘야 하는 세상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좋알람’이 지도나 달력 앱 처럼 일상화 된 ..
2019.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