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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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 캐리커처 그리기에 대한 고찰, 미대입시, 1999.07.01
(C)최남진 1. 캐리커처의 용어적 의미 캐리커처(caricature)란 인물의 내외형적 특징을 두드러지게 표현함으로서 대체적으로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논 그림이나 이와 같은 기법을 통칭한다. '과장된 것, 왜곡된 것' 등의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 'caricatura'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프랑스어의 charge, 영어의 to load, to overload에 해당하는 말로 의미가 확장돼서 '특정부분을 과장하여 표현'하는 캐리커처의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대개 조소(嘲笑), 우의(寓意) 등을 수반한 과장된 표현으로 시국을 풍자하고 권위에 반항하며 위선을 폭로하는 등의 성격을 띤다. 우리말로 '인물풍자화'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 기법은 특정인물의 얼굴을 주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평소 생활습..
2019.01.04 -
박석환, 만화잡지 [오즈]에 거는 기대, 코코리뷰, 1999
우리가 바라는 오즈, 아름답고 신비로운 [오즈] 단풍진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지요. 두 길을 다 가보고 싶었지만그럴 수 없는 나그네의 몸이라덤불 속으로 굽어 들어간 한쪽 길을 아쉬운 마음으로 오래오래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강한 태풍이 불어닥쳐 행복했던 작은 소녀 도로시는 집을 잃어 버립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시작은 이랬던 것 같습니다. 도로시는 삽시간에 집을 잃어버렸고, 집을 찾기 위해 영험한 능력을 지닌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나섭니다. 어떻습니까? 지금 우리는 도로시가 되어 오즈로 향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른바 문화산업의 첨병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던 만화는 애니메이션의 붐에 자리를 빼앗겼고, 98년 만화사태를 불러왔던 스포츠 신문의 음란성 파문은 만화가와 언론인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
2019.01.04 -
박석환, 만화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 아트앤디자인, 1999
출판만화, 초고속 발전 중!! 시각문화의 중심에 선 만화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환쟁이가 되겠다고 하자, 눈에 불을 켜고 반대했다. 아버지는 자식이 만화쟁이가 되겠다고 하자, 역시 눈에 불을 켰다. 하지만 내 아버지는 예술가라고 불리는 화가가 됐고, 나는 신지식인이라 불리는 만화가가 됐다.’웃기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화가들, 만화가들의 입을 통해 어렵지 않게 이런 일화들을 듣게 된다. 고고한 예술의 가치, 도도한 문화의 가치를 측정하지 못한 아버지들이 흉이 될 것은 없다. 정말 그 시기에 회화나 만화를 한다는 것은 훤하게 보이는 고생길 같은 것이었다. 도무지 대물림 할 수 없는 천한 직업에 다름아니었다. 그래서 당대의 화가들은 집을 뛰쳐나갔고, 지금 우리 앞에 우뚝 선 만화가들은 ‘애들처럼’이라는..
2019.01.04 -
박석환, 만화 읽기를 통한 캐릭터의 창조, 만화창작, 1999
1. 캐릭터와 캐릭터성 (1) 캐릭터란?캐릭터Character는 사람의 성격, 기질 등을 나타내고, 소설이나 영화 등에 등장하는 작중인물을 뜻한다. - 최근에는 상품 등에 쓰이는 인물도안을 뜻하기도 한다. 만화에서 캐릭터는 작품의 초기 설정시 독특한 성격을 부여받고, 그 성격이 작품의 전개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을 뜻한다. 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이 차별화 돼있는 경우를 들어 “캐릭터성이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최근의 신경향 만화들은 이야기보다 캐릭터와 캐릭터성이 강조되고 있다. 80년대 후반의 현대만화들이 ‘읽을거리’로 창작되었던 데 반해, 최근의 만화들은 부가적 가치(작중 인물, 가상인물을 통한 각종 문화상품의 개발)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 장르만화 속의 캐릭..
2019.01.04 -
박석환, 스토리창작 간단하게 접근하기, 만화창작,1999
1. 만화스토리란 무엇인가? 만화스토리는 만화를 창작할 목적으로 구성되는 첫 번째 결과물이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 건지’를 정하는 것은 만화그리기, 만화연출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만화스토리는 ‘주인공이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 지’, 주인공이 어떤 등장인물과 만나서 어떤 사건을 겪게 되는지를 정하는 과정이다. 만화창작, 만화짓기의 과정은 아래 표와 같다. 이 표는 ‘만화그리기’의 수많은 과정을 하나로 묶고, 만화스토리를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만화 짓기의 과정 -만화 쓰기 1. 아이디어 스케치(말-토의, 글, 그림을 통한)ⓐ 주재선정->소재발굴->캐릭터구상->장르선정2. 아이디어 구체화 ⓑ ->이야기의 윤곽설정(을 위한 자료수집)->배경설정(을 위한 자료수집)->캐릭터설정(을 위한 자료수집)3. 줄거리 ..
2019.01.04 -
박석환, 한국만화발전 우리가 앞장선다, 경상대신문,1999.09.01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단체 최근 문화관광부는 만화・애니메이션 종사자수(98년기준)를 20,000명으로 추산하고, 200여개 제작업체와 한국만화가협회(회장 이두호, 이하 한만협) 등 5개 단체가 활동 중이라고 보고했다. 전국 32개 대학의 만화관련학과에서도 1년 1,932명의 신입생을 선발, 만화창작인구를 늘려가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만화문화연구원(원장 손상익)은 한 조사보고를 통해 아마추어 만화가 모임 등에서 20,000여명의 동호회원이 활동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한 관계자는 창작집단, 예비창작집단, 관련산업인 등 만화계 종사자수가 1~2년 사이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 만화・애니메이션의 급속한 발전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만화계의 인적토대 구축은 만화・애니메이션에 ..
2019.01.04 -
박석환, 시각정보사회의 만화-만화의 즐거움, 새천년문화축제, 1999
우리는 매일 시각 정보들을 읽도록 강요받고 있다.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지면 차도를 횡단할 수 있다고 교육받고, 빨간불이 켜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유아기부터 엄마의 몸짓과 행동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배우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것을 가장 대표적인 시각 정보인 ‘문자’를 통해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지금까지 ‘문자’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이들이 모범생이 되고, 사회 각층의 지도자가 돼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의사전달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문자’, 정보 저장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문자’가 그리 신통치 않음을 발견한다. 십 몇 년간 문자를 다루는 공부를 했으나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은 여전히 손짓, 몸짓이 앞서고 그토록 재미난 이야기를 아름답게 묘사했다는 ‘소설’ 유의 판매고는 갈수록 ..
2019.01.04 -
박석환, 새로운 만화창작 교육기관을 바란다, 만화창작,1999
지금보다 ‘만화’가 즐거운 시절이 있었을까? 정부에서는 만화발전을 위한 각종 전시행사와 시설투자에 적극적이고, 만화가 지닌 엄청난 산업적 기대감은 기업과 일반인들의 크나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시행정과 산업사회적 조건부 투자, 돈벌이와 취업이라는 ‘뻔한 속셈’일지라도 몇 년 사이 ‘만화에 대한 대접’은 놀랍도록 달라졌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자연스레 ‘창작집단’과 ‘창작예비집단’을 들뜨게 했고, 인력수요가 늘어나면서 인력양성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과거 창작인력 양성을 위한 만화교육은 ‘만화작가 문하'와 ‘만화학원 강습'이라는 이원화 체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만화의 붐'과 함께 ‘만화교육'도 다양화・전문화되고 있다. 대학, 대학의 사회교육원, 유력기관의 문화센터, 그리고 기타 사설학원이 대표..
2019.01.04 -
박석환, 신문의 만화관련 보도에 대한 비판적 접근, 코코리뷰, 1999
머리말 신문에서 1칸 만화(시사만평)와 4칸 만화의 위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가령 박재동의 시사만평은 [한겨레신문]의 초기 판매 부수 확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한겨레신문]의 1칸, 4칸, 케리커쳐, 만화삽화 등은 여타 신문들과 비교했을 때, 독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점은 국내 최대의 일간지로 손꼽히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두 신문사는 과거에도 동일한 표현양식과 엇비슷한 내용을 지닌 만화를 경쟁적으로 게재하면서 만화전쟁을 벌인바(본지 7호, 98년 봄호 ‘신뽀리와 도날드닭의 힘겨루기’ 참고) 있고, 최근에는 신문의 전형적인 1칸, 4칸 만화 외에 과 (칸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손바닥 크기의 만화)으로 만화를 통한 경쟁을 ..
2019.01.04 -
박석환, 인 서울 삐끼-너는 아무 꿈도 없이 걷고 있느냐, 코코리뷰, 1999
나는 네가 두렵다 친구들과 가볍게 소주를 한잔하고서 지하철역으로 향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와서 옆구리를 툭 친다. ‘아저씨 어디가요? 저기 싼 데 있는데. 잠깐 놀다 가요.’홍조 띤 볼과 어울리지 않게 입을 이죽거리는 아이는 열 대여섯 살 정도 될법하다. 자기 몸을 크게 보이기 위해 털을 세우려고 애를 쓰는 고양이처럼 아이는 연신 어깨 짓을 하고, 팔을 흔들어 댄다. ‘아, 형님 제가 오늘 한번 모실께요. 일단 와서 애들 얼굴 한번보고 다음에 한잔 팔아주세요.’내 소매 깃을 잡고있는 아이는 제법 당당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내가 무슨 죄라도 지은 냥 ‘다음에’를 연발하며 힘겹게 아이를 뿌리쳤다. 아이는 황급히 걷고 있는 내 뒤통수에다 대고 소리쳤다. ‘다음에 꼭 한번 찾아주세요!’나는 얼굴이 붉어..
2019.01.04 -
박석환, 우리만화 뿌리부터 보전하자, 만화시비탕탕탕, 1999
최근 사회적 이슈를 제공하며 연일 계속되는 검찰과 경찰의 만화 단속과 이에 대응하는 만화창작자 진영의 대립은 급기야 만화가들의 절필선언을 불렀고, 만화전문지들의 종간을 야기했다. 기실 대항의 의미보다 자생의 몸부림이 되고 있는 것은 전년대비 70%이상 하락세를 보이는 판매 부수 탓이기도 하다. 언론의 편협한 인식을 기반으로한 하이에나식 보도는 출판만화에만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세대의 동반 관람이 절대적인 애니메이션 시장에도 영향력을 행사, 의욕적으로 재개된 애니메이션 개봉열풍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디즈니의 강력한 유혹(『헤라클레스』)마저도 근래 최하수준인 38만명 동원에 그치고 말았고, 우리 만화영화는 최근 개봉작 3편이 14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그 덕인지 여름방학 성수기는 코미디..
2019.01.04 -
박석환, 아동독자의 분실, 만화시비탕탕탕, 1999
만화방은 80년대 제 2의 증흥기를 맞으며 급속도의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88올림픽을 기점으로한 정부의 규제와 사회단체의 압력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사라졌다. 대본체제의 생명력을 연장키 위한 빅보스(독점 배본업자)의 노력과 작가들의 자쟁의지로 한때 회생의 기회가 보였으나 대중은 이미 멀어진 이후였다. 만화방의 1차 증흥기는 60년대를 전후해서 일어났다. 당시 주종을 이루던 것은 아동만화였다. 만화방의 연륜과 함께 아동 독자층이 성장하자 작가들은 작품의 이야기 구조를 변화시켰다. 10대의 주인공이 태반을 이루던 작품 속에서 그보다 나이 많은 주인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인공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작품이 다룰 수 있는 이야기도 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교복을 입고있는 까까머리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
2019.01.04 -
박석환, 김희보의 소울러브, 만화시비탕탕탕, 1999
스물 몇 살의 날들에 가능해진 영혼사랑-김희보, 『소울러브』 성인만화지 = 억압의 분출구 ‘수영장에서 혼자 도포자락 휘날리고 서 있더라구.’만화가 백성민이 홍경래의 난을 모티브로 한 작품 『토끼』를 연재하면서 사석에서 쏟아낸 말이다. 성인만화잡지가 ‘수영장’ 같다는 것과, 자신의 옷차림(작품)이 수영장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두 가지 의미를 건네는 말이다. ‘성인만화잡지=선정성’으로 보느냐는 물음엔 ‘다 벗고 있다는 뜻보다는 벗을 수 있는 약속을 지닌 공간’이라고 제한을 둔다. 백성민에게 성인만화잡지라는 곳은 세상과의 합의하에 이루어진 ‘억압의 분출구’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의 말은 세상의 약속과 그들이 은근한 눈빛으로 원하는 ‘무엇’에 대한 감을 잡고 있다는 뜻처럼도 들린다. 자신은 이미 알고 있으나..
2019.01.04 -
박석환, 기계전사 109의 만화시기, 만화시비탕탕탕, 1999
『기계전사 109』의 만화시기 아이큐점프의 등장 6천여 종 1천여만부의 만화도서를 출판한 1989년 만화계는 1988년 연말에 이어 2월 실시된 저질성인만화 단속 등으로 인해 대본소의 폐업이 줄을 이었다. 대본소는 50년대의 아동을 위한 장소에서 그들이 성인으로 성장한 80년대에 아동에게는 적대의 장소로 공인됐다.동네어귀의 전봇대처럼 익숙하게 자리했던 만화가게의 입간판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2층 또는 지하라는 밀폐의 공간으로 잠입했던 업소들 마저 ‘천박한 것’이라는 손가락질 앞에서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문구점을 중심으로 축쇄본 일본해적판 만화들이 저가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87년 대본소를 통해 한차례 일본만화 읽기 훈련을 거친 우리 독자들은 더욱 열정적인 집착을 보였고, 급기야 마니아 집단을 형성해내기..
2019.01.04 -
박석환, 박흥용의 백지, 만화시비탕탕탕, 1999
자본논리의 비아냥거림 뒤에 숨은 女性財貨-박흥용, 「백지」 금붕어의 「백지」 철창을 경계로 구치소 안에 누워있는 금붕어(金崩語-작중 주인공. 필자는 이를 ‘물질에 의해 무너진 인식’의 표상으로 읽었다.)가 형사에 의해 잡혀온 여자를 본다.고개를 뒤로한 채 거꾸로 현상에 접근하고 있는 금붕어의 시선을 따라 2면까지 진행된 이야기는 길거리에서 윤락행위를 하던 여자와 형사의 화답을 보여준다. 형사는 길거리에서 ‘타락하여 몸을 버리는(‘윤락’의 사전적 의미) 행위를 일삼아 왔’음을 검거이유로 대고, 여자는 ‘...내가 벌어먹었지 니가 밥 먹여 줬냐?’라고 소리친다.‘남한테 해 안끼치고 살아왔고, 얻어 먹어 본적 없다구.… 죄없는 사람도 구별 못 하 … 공짜밥 먹여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 어딨냐? ….’ 까지 말한..
2019.01.04 -
박석환, 한국 잡지만화와 망가의 꿈, 만화시비탕탕탕, 1999
-세주문화사의 '영레드' 창간 준비를 중점으로 94년 창간 된 세주문화사의 《미스터블루》는 순 토종 격월간 성인만화잡지라는 타이틀을 획득하며 서울문화사와 도서출판대원이라는 양대 체제를 재편하고 나섰다. 한국만화의 영속적 영웅으로 회자되어질 이현세 사단과 신인만화 슬픈 일이지만 해야할 일이 되어졌다. 이것은 아주 큰 폭의 장르구분 용어로 쓰여져야 할 것이다. 바로 만화와 망가이다. 일본식 표기와 발음임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화는 가장 보편적인 장르 표현 용어로 확고히 자리 매김 되어져 있다. 그리고 이제 90년대의 만화현실을 즉시 하기 위해선 망가라는 그들의 발음을 만화와는 다른 장르 구분용어로 도입해야 할 때가 되어졌다. 그것은 90년 이전의 작가들이 만화의 표현형식만을 빌려 왔다고..
201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