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ument/논문 · 2019. 1. 4.
박석환, 만화방에 갔다, 만화시비탕탕탕, 1999
칠십 몇 년도에 높게 걸린 태양 빛이 비닐 썬텐 사이로 힘겹게 기어들어 온다. 찌그러든 소파 위에서 꼬무락거리며 오르락 거리는 먼지를 잡아낸다.10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그윽한 떡볶이 냄새를 참아내며, 아깝게 넘겨보던 책 한 권.일곱살 적의 나는 그 곳을 나서며 매일 새로운 사람이 됐다.땡이가 되고, 훈이가 되고, 탁이 됐다. 팔십 몇 년 엔가 그 후로 10년이 지났을 때, 그 내들이 있음을 알리는 빨간 글씨의 입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묘한 기운에 반기를 들 듯, 고개 들어 본 하늘가에 그들이 있음을 알리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너무도 비밀스런 계단을 향해 올라야 했고, 그 옛날에 제공되던 국판의 판형은 보이지 않았다. 신국판의 얇은 책들을 손에 쥐었을 때 그들은 나만큼이나 성장한 모습으로 나섰다. 짧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