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교육 에듀테크센터 심포지엄 - 박석환 교수 토론문, 2016.03.22

2015년 10월 27일 한국애니메이션학회와 천재교육이 에듀테크센터 개원을 맞이하면서 공동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만화, 애니, 게임, 캐릭터분야의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청년 창업모형에 관한 것이었는데 청강대 박인하 교수님이 웹툰을 기반으로 한 교육콘텐츠 개발에 대한 발표를 하셨다. 언제나 그렇듯 대체로 총론에는 찬성하면서 각론에서는 조금 다른 견해가 있었다. 아래는 당일 토론문이다. 


'웹툰 기반 교육콘텐츠 청년 창업모형 연구'에 대하여


학습만화 불황인가?

최근 한국만화계는 웹툰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간 한국만화산업을 유지해온 전통적인 페이퍼코믹(출판만화)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힙합이 유행한다고 발라드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웹툰을 중심으로 한 페이퍼리스코믹(디지털만화)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페이퍼코믹은 여전히 나름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학습만화입니다. 전통적인 만화분야의 종이책 출판사나 인문, 교양 분야의 출판사도 학습만화 카테고리를 정규 아이템으로 관리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과거처럼 시장변화를 주도하는 신규 콘텐츠가 등장하지 않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현재 학습만화의 시장상황을 보면 인지도를 확보한 특정 아이템의 후속 시리즈물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21세기 초 학습만화의 붐으로 인해 산업 전반이 과도하게 학습만화에 집중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학습만화의 쇠퇴기나 불황기라기보다는 어쩌면 적정생산과 집중소비가 이뤄지는 정상적인 상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학습만화 위기의 실체인가?

학습만화 불황 또는 위기의 이유로 ‘인터넷 이용률’의 급성장과 저연령화를 들고 있습니다. 주 독자층으로 볼 수 있는 10대들의 인터넷 이용, 특히 상시 휴대하는 특성을 지닌 스마트폰 미디어가 학습만화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좀 더 면밀한 검토와 분석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학습만화’라는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 동기가 일반적인 인터넷 사용자의 동기와는 다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유아와 초등학생의 인터넷 이용이 여가와 오락에 집중되어 있고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면 학습만화의 구매 및 소비 동기는 학습과 교육을 중심으로 한 오락성에 맞춰져 있고 이는 자발성도 있겠으나 학부모 등 타인의 선택에 의해 주어지는 경향도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웹툰이 코믹스의 가치를 대체한 것처럼 학습만화의 가치도 대체할 수 있을까?

웹툰은 90년대 등장한 코믹스 만화 장르를 완벽하게 대체하고 확대 소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이용 연령대는 1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반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유아나 로우틴 시장까지 진입해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학습만화는 10대 초중반과 10대 미만 시장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웹툰의 콘텐츠 편성 정책이 인터넷 사용자층의 규모에 입각해 있으면서도 학습만화의 소비층을 아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웹툰의 입장에서 보면 학습만화가 전방에서 웹툰 소비자를 유입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웹툰이 경쟁 국면에 있는 코믹스의 내용과 형식적 가치는 대체했지만 학습만화의 가치까지 확장할 이유는 없을 수 있습니다. 학습만화와 웹툰은 경쟁적 입장이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웹툰의 혁신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차세대 학습만화 모델링 필요!!


전통적인 학습만화가 지닌 교육적 가치와 오락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 미디어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전통적인 학습만화의 변화도 요구할 것입니다. 정보 저장이나 활용, 접근의 용이성 측면에서 차세대 학습만화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측면에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포털 웹툰 플랫폼의 성공 모델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기존의 출판 중심 만화계의 혁신적 모델로 제시된 웹툰도 한 모델이 될 수 있겠으나 그보다는 웹툰이 구축해낸 가치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웹툰의 일반적 가치를 개방성과 공유정신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기존 주류 만화의 프렘임을 벗어난 ‘대안성’이 더 큰 철학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기존 만화계가 쌓아둔 철웅성 같은 전통에 반하는 지점에서 웹툰은 출발했고 주류가 된 현재에도 이 같은 대안성의 철학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콘텐츠 편성 시 신인작가의 비율을 30%선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71%에 드는 기성 작가의 성과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불투명한 신인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습만화의 차세대 모델 역시 기성 주류 학습만화의 대안성으로부터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습만화를 중심으로 한 청년 창업 모형의 사례 제언

만화나 웹툰은 전통적으로 제작사의 요구에 따라 1인 작가 또는 소수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창작됩니다. 청년세대가 직업적으로 참여하기 좋은 분야입니다. 하지만 작품 창작은 전문분야인만큼 의지만으로는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제작과 서비스분야는 구체적인 실행력만 겸비한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창작측면에서 학습만화는 재능있는 청년작가들이 모여서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기획개발 작품을 발표하기에 좋은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층위의 1인 작가들이 소규모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학습만화콘텐츠를 개발해 좋은 성과를 낸바 있습니다. 작화가 중심 스튜디오도 있지만, 시나리오작가 중심 스튜디오, 기획자 중심 스튜디오 등 여러 유형이 있는 만큼 이 같은 사례를 중심으로 심화 발전 시켜 학습만화분야 청년 창업모형을 제시하면 어떨까 합니다. 
제작측면에서는 이미 웹툰 붐과 함께 소규모 벤처들의 웹툰서비스플랫폼 론칭 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서비스는 고정비 부담이 큰 사업으로 소규모 자본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반면, 학습만화 콘텐츠를 각종 미디어 플랫폼에 맞춰 재제작해 디지털로 유통하는 방식은 소자본으로 청년 창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독자적인 디지털 기반 아이템을 신규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전통성과 역사성을 지닌 우수 학습만화를 새로운 수요에 맞춰 디지털로 재제작해 상품화한다면 다양한 유형의 창업 모형을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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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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