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해외진출의 현황과 과제 토론문-박석환 교수, 2016.03.20

** 2015년 12월 김광진 의원실에서 웹툰의 해외진출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한창완 교수님의 글로벌 전략 제안과 롤링스토리의 진출 전략에 대해 제시했던 토론문을 공개한다. 

@ 사진출처 http://www.toronnews.com/350

정부 정책의 시장개입은 ‘문화예술의 민간실패’ 요인이 있을 때

◯ 세종대학교 한창완 교수의 고견에 공감하고 롤링스토리의 실행력과 짧은 기간동안 일군 성과에 박수를 보냄

- 한창완 교수께서는 오랫동안 만화정책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하신만큼 시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웹툰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정책의 시장 개입 요소들에 대해 제시해주셨음

- 롤링스토리의 임지영 본부장께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 정책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주셨음

◯ 그런데, 통상 정부 정책의 시장개입은 ‘문화예술의 민간실패’ 요인이 있을 때 검토되고 그 요인이 헌법상 문화권을 침해했을 때나 행복기여라는 문화의 본원적 가치에 미비할 때, 또는 문화의 부가적 가치 확산을 저해할 때에 ‘공공의 개입과 지원’으로 실행 됨

- 현재 웹툰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시장 현황에 대한 정보결핍, 경합에 의한 작가와 기업의 배제성, 시장성에 의한 다양성만화의 시장소외, 해외 시장에서의 불법복제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

- 사회적 측면에서는 지난친 상업주의와 과도한 표현의 문제, 극화와 코믹스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창작만화의 단절과 고유성 문제, 콘텐츠 및 인재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등의 문제도 있음 

- 하지만 공공의 개입과 지원은 한계가 있는 만큼 중요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됨

- 산적한 문제가 많지만 오늘 토론 주제인 ‘웹툰의 글로벌 전략’에 집중해서 한 말씀드리고자 함


‘웹툰’의 해외진출,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차원에서 검토해야

◯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급진된 인터넷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활용 기술의 대중화는 생산적 소비자, 취향 공유자를 증진시켰음

- 웹툰은 생산적 소비자와 취향 공유자를 통해 등장했고 이를 중심으로 시장이 구축 됨

- 초기 시장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뚜렷한 경계가 없었으나 웹툰이 산업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명확해 짐

- 1천만 사용자에 2천명의 직업적 생산자, 단순 계산하자면 작가 1인이 5천명의 사용자에 대응하고 있는 시장임

- 사용자 1인당 1년에 1만원 유료 결재를 가정할 때 전체 시장규모는 1천억원임으로 생산자 1인당 5천만원 매출 발생(작가가 받는 원고료라 할지라도 이는 순수익이 아님), 비용을 제외한 손익률을 30%로 잡으면 연수익 1천5백만원에 불과한 구조

- 반면 인구 5천만의 내수 시장을 기준으로 하면 웹툰은 현재 과 생산 체제로 진입했다고 봐야 함

- 이에 따라 일부 직업적 생산자 즉 특정작가의 수익 집중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신규 작가군의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아졌거나 질 것으로 봐야 함

- 부정적 측면에서는 한창완 교수께서 제시한 도전만화 게재자 13만명 중 대다수가 헤비유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고, 긍정적 측면에서는 휴일 창작자, 웹툰 창작 향유자의 등장으로 ‘웹툰의 문화시기’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음(태권도 배운다고 다 선수가 아닌 것처럼)

◯ 이에 따라 해외 시장 진출은 내수 시장 한계 극복 차원에서 봐야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서 ‘웹툰’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차원에서 검토해야 함

- 한국이 제안하고 발전시켜 온 웹툰 생태계는 기업의 주도적 제안이 아니라 개인의 자생적 참여를 근간으로 함(강풀 작가의 등장은 기업이 주도하지 않았음. 작가 개인의 도전과 네티즌의 공감이 선행됐음)

-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웹툰플랫폼 역시 대중의 참여와 선택을 중심으로 산업화 과정을 거침, 즉 소비자 중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함

- 한국에서 인기 있는 웹툰을 기업이 선정해서 해외 소비자에게 단순 제시하는 것은 ‘웹툰생태계의 소비자 중심적 철학과는 반대’되는 방식 임


콘텐츠는 정량적인 개념, 언젠가는 바닥이 들어날 수 있는 것

◯ 이 부분에서 롤링스토리 글로벌 진출 전략의 아쉬움이 있음

- 예컨대 웹툰은 80~90년 대 만화산업화의 실패가 이끌어 낸 만화민주화의 성공적 모델이라 할 수 있음

- 이 웹툰이 지금 후기만화산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임, 물론 만화 생산과 소비의 민주화 세력이 후기만화산업화의 주역이 되면서 산업화 시기의 구태가 반복되고 있는 양상이기도 함

- 각설하고, 웹툰의 성공요인이 소비자 중심 사고에 입각해 있다면 생산자 중심 사고로는 한국형 디지털만화인 웹툰의 ‘일본판, 미국판, 중국판’을 이끌어 내기 어려움, 그저 낯선 유형의 만화콘텐츠로 소진되고 말 수 있음

- 일본만화의 팬문화가 동인지마켓이라면 미국만화의 팬문화는 코스튬행사 임, 웹툰을 만들어낸 한국만화의 팬문화는 도전플랫폼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음

- 웹툰의 글로벌 전략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점은 웹툰 생태계 구축의 최전방에 있었던 ‘생산적 소비자’나 ‘취향 공유자’를 어떻게 해당 국가 버전으로 만들까? 하는 것이어야 함(기획개발 콘텐츠의 중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생태계 구축의 선후적 맥락에서는 후순위에 놓임)

- 이와 관련 웹툰산업화 모델이 콘텐츠 모델이냐? 트래픽 모델이냐?를 놓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콘텐츠 모델이 만화의 본령에 가까운 것처럼 논하기도 하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트래픽 모델은 콘텐츠의 가치를 소진시킬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음

- 일부 동의하지만 이는 콘텐츠 생산자 중심적 사고로 봐야 함,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모델은 특정 콘텐츠의 집중화 현상을 과하게 야기시킬 수 있고 경합성에서 쳐진 콘텐츠를 배제시키고 시장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위해야 함

- 이 같은 논의가 일부 긍정적으로 전개되는 데에는 ‘콘텐츠를 작가로 놓고 플랫폼을 기업으로 한정’하는 이분법적 사고 때문 임

- 콘텐츠는 정량적인 개념으로 언젠가는 바닥이 들어날 수 있는 것 임, 반면 플랫폼은 정성적인 개념으로 특정한 문화권을 형성하는 것 임

- 오히려 콘텐츠가 산업적이고 플랫폼이 문화적이라는 인식의 전환 필요(독립형 웹툰 플랫폼을 응원하지만 그 플랫폼마저 포털을 중심으로 한 웹툰 플랫폼 생태계의 일부분이라는 측면은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임)

◯ 이와 관련 웹툰 콘텐츠의 불법유통이나 무단번역은 명백하게 차단해야 할 범죄행위이지만 웹툰문화의 세계화를 전제로 보자면 문화적 접근을 근간으로 한 해법 모색이 필요

- 웹툰의 브랜드 가치를 정립하고 불법유통에 대응하는 한편, 현지문화를 고려한 창작을 지원하고 번역 인력을 확대, 현지전문가를 육성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할 것 임

- 하지만 이 같은 콘텐츠 진출 중심 정책은 각기 다른 현지 사정에 비춰보면 대부분 모순적 상황에 빠질 수 있음

-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웹툰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유료 서비스 모델은 한국의 웹툰문화가 형성되는 방식과는 대척점에 있는 모델 임(네이버 라인웹툰스의 해외판 도전만화나 번역도전 플랫폼은 이 같은 생태주의의 시발점을 명확히 이해한 전략이라 할 수 있음)


웹툰 세계화, 스타콘텐츠와 함께 웹툰플랫폼 문화 보급에 집중해야

◯ 정리하자면 한국형 디지털만화인 ‘웹툰’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스타 콘텐츠 중심의 산업적 접근을 한 축으로 놓고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세부 요소들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웹툰창작과 소비 시스템의 민주화’를 일군 웹툰플랫폼 모델을 보급하고 대중화하기 위한 문화적 접근 필요”

- 누구나 창작할 수 있고, 누구나 유통할 수 있는 기회의 균등, 디지털 방식을 취한 과정의 투명성, 합리성에 기초한 이익배분 등 웹툰이 일궈낸 문화를 확산시켜야 함

- 이를 위한 장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웹툰컨벤션(웹툰 중심의 종합 행사)을 제안 함’

- 전 세계 만화팬과 만화관련 산업계 인사가 집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서 창작의 민주화를 일군 웹툰작법을 보급하고 웹툰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과를 공유해 세계인들이 웹툰문화권 안으로 유입되고 내부 경쟁을 통해 자생적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접근 방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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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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