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읽으며 상상만 해왔던 컷과 컷 사이의 공백을 이제는 배경음악과 효과음까지 더해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부터 코믹플러스가 시범 서비스 중인 무빙코믹스(Moving Comics)는 스캔받은 만화의 컷 사이에 동영상과 음향효과를 가미해 내용의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다. 출판 만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청각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만화 서비스다.
무빙코믹스에서는 내용 중 쓰레기통이 넘어지면, 그 소리가 현실처럼 들리게 된다. 또 주요배경이 축소 또는 확대될 경우 이를 동영상으로 구현, 시각 효과를 더했다. 또한 장면에 어울리는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흐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화창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경우에 따라 만화의 등장인물이 컷을 뚫고 뛰쳐나와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등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왼쪽)권교정 작가의 ‘올웨이즈’. 쓰레기통이 넘어지면서 ‘와르르’라는 효과음이 삽입돼 있다. (오른쪽)박산하 작가의 ‘진짜사나이’. 등장인물이 컷을 뚫고 나오는 동영상을 가미했다.
코믹플러스의 박석환 실장은 “만화콘텐츠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이미 모두 포화상태”라며 “이제 새로운 구성과 형식의 만화 디지털콘텐츠가 필요한 때라 판단해 무빙코믹스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이어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경우 원작의 재미를 반감시키거나 원작과 다른 주제로 태어나게 된다”며 “하지만 무빙코믹스는 원작인 출판만화의 매력과 재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권교정 작가의 ‘올웨이즈’ 등 3개 작품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10개 작품으로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빙코믹스는 동적인 구성이 큰 액션물, 컷의 이미지 비중이 큰 순정물을 주된 장르로 다룰 계획이다. 내용 컷에 컬러를 삽입하는 등 콘텐츠의 질도 향상시키고, 등장인물에 성우의 더빙도 첨가할 방침이다.
이에 소요되는 제작비는 160페이지 기준으로 권 당 약 3,000만원. 제작을 맡은 스튜디오가 일부 비용을 투자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는 권 당 200원 내외로 제공될 계획이다.
박 실장은 “재가공된 만화콘텐츠를 PDA나 차세대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서도 볼 수 있도록 제작단계부터 미리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단말기의 크기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도록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만화콘텐츠 제작 방식으로는 이미지가 쉽게 깨져 크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없어 활용에 한계가 많았다.
작성자 : 조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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