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의 현상모집으로부터 비롯된 만화평론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은 한국만화 발전을 위해 더할수 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건강한 비평없이는 어떤 예술도 사회의 건전한 가치와 상식을 무시한 광마(狂馬)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본선에 올라온 네편의 작품은 모두 당선작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는 수준작 들이었다.그중에서도 송희구씨(역사만화 속에서의 과거와 오늘의 만남)와 박석환씨(우리만화의 대중이탈)를 최종 당선후보로 삼은 이유는 다른 두 작품( 손상희:자유를 향한 고투/허영만론,강성률:예술로 올라선 만화 그해부의 길/ 이희재, 오세영론)도 평론적 수준은 전혀 손색이 없으나 그 내용면에서 지금까지 자주 평론대상이 되었던 작가를 다루고 있으며 자연 그 내용도 기존 평론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송희구씨의 작품은 고우영,방학기, 이두호 세작가가 공동으로 다룬 임꺽정을 통해 작가 나름대로의 해석과 작품탄생 배경을 조명하여 매우 흥미로웠으며 주석에 성의를 보이는등 형식면에서도 모자람이 없었으나 본격적인 평론에 들어가기에 앞선 서론정도에 그친점이 매우 아쉬웠다.좀더 심층분석에 다양한 면을 다루기엔 한국만화평론의 여건상 시기상조라고는 보지만 이제는 이단계를 기대할 수 있는 때가 되었다고 본다.
당선작으로 뽑은 박석환씨의 평론은 개인적인 이견의 유무를 떠나 한국만화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세계만화 흐름에 대한 혜안까지 갖추었으며 한국만화산업이 지닌 모순과 문제점을 필자 나름대로의 예리한 시각과 유려한 필치로 꼬집어 낸 점을 높이 샀다.
평론이라기보다는 논설이라는 감이 강하지만 현시점에서 한국만화가 꼭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점을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지적했다는 점,그리고 이러한 안목과 만화에 대한 애정을 한국만화평론에 계속 쏟아주기를 당부하는 뜻에서 당선작으로 정했다. (이원복 만화평론가 덕성여대 교수)
기사출처 : [스포츠서울]게재일자 : 1997년01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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