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환, 문흥미의 디스 대 최인선의 속보이는 놈, 국민일보, 1998.08.05

국민일보, 박석환의 만화요 만화, 1998. 8. 5

만화시비탕탕탕, 초록배매직스, 1999


달라진 순정만화 캐릭터


[박석환의 “만화요 만화”] 


요즘 박세리가 인기다.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박세리 아버지 이야기.남성중심 사회에서 강한 어머니의 역할이 대두된 적은 있지만 강한 아버지에 의해 강하게 키워진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생소하다.최근 순정만화에서도 이처럼 여성에 대한 사회의 시각과 여성 만화가의 시각 변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영원한 소수자로 남아있던 그들은 그동안 소외받았던 우리 사회 소수자들에 대한 넉넉한 시선까지도 담아낸다. 


순정만화가 문흥미의 단편 모음집 `THIS` 중 `다정한 친구1`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자.14년 만에 만난 고교 동창이 술잔을 기울이며 향수에 젖는다.선생이 된 친구는 구멍가게에서 아이들에게 부탄가스를 파는 것에 분노하고 구멍가게 주인이 된 친구는 학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선생들을 저주한다.단짝이었던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술을 마신다.말 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단짝이니까. 


절반쯤은 어둡고 절반쯤은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하다.문흥미의 단편이 감성적 여운의 매력에 의존하고 있다면 최인선의 순정만화는 또 다른 모습이다.그의 단편모음집 `속 보이는 놈`은 현실 사회에 대한 공격을 시도한다.마른 하늘에서 떨어진 번개를 맞은 후부터 다른 사람의 음흉한 속 마음을 볼 수 있는 병에 걸린 사내.병원을 찾은 사내의 눈 앞에서 성심껏 병을 치료하겠다는 의사는 만원권 지폐 속의 인물로 앉아 있다. 


12등신 이상으로 묘사되는 신체를 통해 독자를 꿈꾸게 하고 혼란스럽기만한 사회분위기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꿈동산을 만들어 주었던 순정만화.그러나 더이상 그들의 작품을 `순정`이라는 울타리에 넣어두고 격리시킬 순 없을 것 같다.여전히 대개의 순정만화는 안소니와 테리우스(일본만화 `캔디 캔디`의 남자 주인공) 같은 미남을 그리고 있으며 긴 머리 사내의 고뇌와 어린 소녀의 오금을 저리게 할 몸짓,된장내 나는 이름에 푸른 눈의 금발머리를 등장시킨다.그러나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이애림 이진경 등의 신예 여성작가들은 이런 특징을 철저히 무시하고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다.이기적이고 공격적인 여성상이 그려지는가 하면 여성의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작품도 등장한다.등장인물의 외형 역시 이런 이야기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흔한 얼굴들이다.너무 평범해서 기형적으로 보일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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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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