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촌평 · 2015. 11. 12.
[동아일보] 슈퍼로봇, 한국의 영웅 또 언제쯤…, 2015.11.11
시간을 40여 년 전으로 되돌리자. 1976년 7월 개봉한 극장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는 당시 서울에서만 18만 관객이 들며 대성공을 거뒀다. 한국 로봇물의 화려한 시작이었다. 이후 1980년대 내내 ‘로보트 킹’ ‘슈퍼 타이탄’ ‘스페이스 간담 V’ 등 한국로봇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이 쏟아졌다. 현재 30, 40대 아저씨가 된 당시 ‘열혈 소년’들은 이들에 열광했다. 기자 역시 어린 시절 서울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강철 로봇들을 보면서 오줌을 찔끔 쌀 만큼 강렬한 흥분을 느꼈다. 로봇 조종사가 아니라 아예 로봇 자체가 되고 싶어 바지 위에 팬티를 입었고 장화를 신었다. 권투 글러브를 끼고 팔을 휘둘러 글러브가 손에서 빠져나가는 식의 ‘로켓 주먹 퍼포먼스’를 재현하다 창문을 깨 회초리를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