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방’으로 확대된 웹툰플랫폼 비즈니스, 만화산업 매출 1조원 시대 앞당길 것
0. 들어가며
2016년 한국만화계의 대표 화두를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웹툰플랫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웹툰플랫폼은 포털사이트의 웹툰채널과 이후 등장한 전문웹툰사이트를 통칭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2003년 등장한 웹툰이 한국만화의 디지털화와 글로벌화, 융복합화를 주도하면서 2013년 이후 전개된 ‘웹툰플랫폼 비즈니스’가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2016년은 이 같은 만화계 내외부의 혁신적 변화와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도출된 해라 할 수 있다.
1. 문화 환경 측면-‘툰방’이라는 신조어 등장
2016년 1월, 만화계는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부자들’의 흥행 돌풍으로 시작됐다. 이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TV드라마 ‘치즈인더트랩(순끼 작)’ ‘동네변호사 조들호(해츨링 작)’ ‘운빨로맨스(김달님 작)’ 등이 2016년 상반기에 줄지어 방송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웹툰 원작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각종 게임이 출시되면서 높은 접속률을 기록했고 캐릭터 굿스와 라이센스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웹툰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 TV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좌)와 TV예능 ‘나 혼자 산다’의 기안84 작가(우)
이 같은 분위기 아래서 TV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기안84 작가 출연)’가 웹툰작가의 일상을 대중에게 알렸고 ‘무한도전-릴레이툰’편은 웹툰의 창작과정에서 오락적 재미를 끄집어냈고 TV드라마 ‘W’는 웹툰작가와 캐릭터, 작가와 독자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물음과 함께 창작과 유통환경 안에서 극적 흥미 요소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연이어 발생??면서 PC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자에 집중됐던 웹툰의 소비층이 영화·TV의 소비층으로 확대됐다. 웹툰이 우리사회가 보편적으로 소비하는 문화콘텐츠가 된 것이다. 이른바 ‘툰방(웹툰+방송)’이라 명명된 이 같은 현상은 연재 웹툰을 1회 부터 다시보거나 새로 보는 인구(웹툰 정주행)를 해당 웹툰플랫폼으로 유입시켰고 유료소비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 또, 이른바 미디어셀러(TV 등에 노출된 원작 도서나 관련 도서가 많이 팔리는 현상)로 이어져 웹툰의 출판본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웹툰이라는 스타콘텐츠가 대중적 소비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스타작가가 등장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미래희망 직업 1위(소년한국일보)에 웹툰작가가 뽑혔고 웹툰PD, 웹툰에세이스트는 미래형 신직업군으로 선정(서울산업진흥원)됐다. 입시미술학원이 웹툰전공과정을 개설했고 대학의 만화관련 학과의 입시경쟁률도 크게 상승했다.
2. 산업 규모 측면-콘텐츠산업 1% 점유, 만화산업 1조원 시대 눈 앞
‘2017콘텐츠산업전망보고서(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의하면 2016년 만화산업은 9천억 원 규모로 105조 원 규모의 전체 콘텐츠산업 중 0.9%를 차지했다. 수출액 측면에서는 3천만 달러 규모로 63억 달러 규모의 전체 수출액 중 0.5%를 점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정부의 공식 통계 발표 이전에 시장동향 및 전문가 평가 등을 통해 도출된 추정치이다. 매출액 규모는 애니메이션 분야에 이어 가장 작은 규모이고 수출액 측면에서는 콘텐츠산업 분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콘텐츠산업 분야별 매출 점유율(좌)과 수출 점유율(우)
정부의 공식 산업통계를 보면 만화산업의 매출액은 2006년 7천3백억 원 규모에서 매년 점진적으로 상승해 2014년 8천5백억 원 규모를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매출액은 9천7백억 원 규모, 2017년에는 1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산업백서)된다. 웹툰이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있고 문화산업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매출액 규모가 상승하고 있지만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만화산업은 일반적으로 ‘연관 산업 분야로의 파급도가 큰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산업보다 산업의 전후방효과가 더 큰 산업이라는 평가다. 만화 자체의 성공보다는 만화의 성과를 토대로 저작권리를 팔아 영화·방송·캐릭터 등 연관 산업 분야의 매출이 극대화 되면 그 성과가 다시 만화의 매출을 신장시킨다는 논리이다. 최근 웹툰 붐과 함께 활성화 된 웹툰플랫폼 역시 이 같은 만화산업의 일반적 매출구조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 만화산업 연도별 매출규모(2006~2014)와 향후 만화산업 매출 전망(2016~2020)
웹툰의 저작권리를 확보해 일반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주목도가 높아진 웹툰의 상품화 권리를 다른 콘텐츠산업 분야에 공급한다. 이로 인해 웹툰에 대한 관심도가 확장되면 그 소비층을 신규 유입시켜 웹툰 매출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는 만화산업의 확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산업분야에 큰 매출을 안겨주고 만화산업은 작은 매출에 만족’하게 되는 구조로 ‘만화산업 매출 정체의 원인’이기도 하다.
3. 작품 측면- 더 넓어진 웹툰의 다양성과 창작의 민주화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웹툰이 만화산업의 대표 장르가 되고 다양한 유형의 웹툰플랫폼이 생기면서 한국만화는 그야말로 백인백색,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이했다. 웹툰을 중심으로 ‘창작의 민주화’가 빠른 속도로 전개된 만화산업은 더 이상 시장을 주도하는 장르나 과거와 같은 지배적 형식이 존재하지 않게 됐다. 수요가 존재하거나 작은 수요라도 창출할 수 있는 소재라면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이 수용되고 작품 자체의 성취만으로 평가되는 환경도 마련됐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한 해의 작품성향을 몇몇 키워드로 정리할 수 없게 됐다.
@ 대한민국만화대상 대통령상 수상자 문정후(좌),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대통령표창 수상자 이현세(우)
통상 한 해의 작품성향을 점검 할 때는 인기순위를 검토한다. 어느 작품이 어떤 독자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많이 팔렸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만화산업의 작품 유통 환경은 이 같은 비교를 불가능하게 한다. 포털웹툰의 경우는 각 매체별로 사용자 규모에 차이가 있고 전문웹툰플랫폼의 경우는 매체별로 지향하는 성격과 사용자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기순위 외에 다른 방식을 찾자면 각종 만화상의 수상작을 살펴 볼 수 있다. 만화상 수상작은 일차적으로 대중적 인기와 상업적 성과가 확인된 작품 중에서 각 상이 추구하는 가치나 그 해 만화계가 지향하는 정서를 담아 수상작을 선정한다.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3대 만화상은 다음과 같다. 훈격이 가장 높은 상이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만화대상이고 두 번째가 만화의 날 시상되는 오늘의 우리만화, 세 번째가 부천국제만화축제와 함께 진행되는 부천만화대상이다. 이밖에도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진행되는 코믹어워드, 김성환 화백이 사재를 털어 진행하고 있는 고바우만화상 등이 있지만 이는 작가에 대한 공로상 성격이 강하다. 문화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만화가가 수훈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에 한해서 진행된다. 2016년 시상식에서는 이현세 작가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0년 원수연, 윤태호 작가가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을 받은 이후 처음이다. 3대 만화상은 공히 수상 이전 1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공개적 추천과정, 각종 지표에 대한 평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작품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다. 2016년 12월 8일 진행된 ‘대한민국콘텐츠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다. 방송,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시상식으로 2009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이중 대한민국만화대상의 훈격은 대통령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으로 나뉜다. 대상격인 대통령상에는 류기운/문정후 작가의 ‘고수’가 선정됐고 우수상격인 장관상에는 김규삼 작가의 ‘하이브’ 이나래 작가의 ‘허니블러드’, 최규석 작가의 ‘송곳’이 선정됐다. 신인상격인 진흥원장상에는 홍등기 작가의 ‘궁극의 아이’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물론 신인은 아니다).
@ 대통령상 수상작 ‘고수’(좌), 장관상 수상작 ‘허니블러드’(우)
이보다 앞선 11월 3일 만화의 날 진행된 ‘오늘의 우리만화’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한국만화가협회가 주관한다. 훈격은 장관상으로 올 해는 류기운/문정후 작가의 ‘고수’, 양영순 작가의 ‘덴마’, 허5파6 작가의 ‘여중생A’, 이동건 작가의 ‘유미의 세포들’, 김정연 작가의 ‘혼자를 기르는 법’이 수상했다. 대표적 여름 만화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 현장에서 발표되는 부천국제만화대상은 지난 7월 27일 시상식이 열렸다. 부천국제만화축제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시상의 훈격은 부천시장상이다. 올 해는 마일로 작가의 ‘여탕보고서’가 대상과 시민상을 받았고 어린이만화상은 김홍모 작가의 ‘내 친구 마로’가 받았다. 이 상은 유일하게 해외작품상과 학술상을 선정한다. 일본의 오이마 요시토키 작가의 ‘목소리의 형태’가 해외작품상을 받았고 학술상은 수상자가 없었다.
4. 3대 만화상 수상작을 통해 보는 2016년의 이슈
1) 고수-모든 만화 장르의 용광로가 된 웹툰
90년대를 대표하는 걸작 ‘용비불패’의 류기운/문정후 콤비가 본격 웹툰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고수’로 대한민국만화대상과 오늘의 우리만화 타이틀을 가져갔다. ‘대가의 귀환’을 선명하게 알린 셈이다. 이미 80년대 극화와 90년대 코믹스 장르의 대가들 중 상당수가 포털웹툰과 웹툰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젊은 재기가 번뜩이는 작품들을 상대로 사전기획 역량과 연륜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정면승부를 하고 있다. 이제 웹툰은 한국만화의 디지털 형식을 대표하는 장르명이라기보다는 모든 만화 장르를 담아내는 용광로가 됐다. 그리고 디지털 작화 형식이 젊음의 특권이자 기회였던 시기도 지났다. 나이차에 의한 디지털 접근성이나 활용능력의 차이도 좁혀졌다. ‘창작의 민주화’가 웹툰의 시대에 한층 더 넓어진 것이다.
@ 극화시대의 인기작가 이현세(좌)와 장태산(우)의 웹툰 연재 작품 중 한 장면
2) 송곳-비교적 자유로웠던 만화계
최규석의 ‘송곳’이 대한민국만화대상에서 장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2014년 오늘의 우리만화로 선정된바 있다. 여느 시기와 달리 그해 선정된 5편 중 4편은 장관상을 받았지만 ‘송곳’은 한국만화가협회장상을 받았다. 당시 주최 측의 사업예산 문제로 사전에 5편을 선정하되 4편은 장관상과 상금을, 1편은 협회장상과 부상을 주기로 했고 그에 따라 ‘송곳’에게 협회장상이 주어졌다. 선정위원단의 협의 하에 평가 점수가 유사한 최종 선정작 5편 중 상대적으로 수상 경력이 많았던 작가에게 상금 대신 부상과 명예로운 협회장상을 주기로 한 것이다. 주최 측의 정치적 관여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건과 관련 ‘반정부 성향의 작가가 그린 사회비판적 작품’을 시상에서 배제한 것 같은 기록을 남기게 됐다. 물론, '송곳’은 작품이 지향했던 것처럼 그 같은 상황도 당당하게 뚫고 나와 같은 정부의 같은 장관에게서 상을 받아냈다. 그처럼 만화계는 문화 분야에 집중됐던 국정농단 사태의 화마 속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이 됐다. 2017년 문화 분야 정부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과 달리 만화산업분야의 예산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2016년에도 일부 웹툰의 과도한 표현 문제, 성인 성향 웹툰플랫폼에 대한 언론과 시민사회의 비판 등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과거처럼 만화계 내외부의 부정적 이슈가 정부차원의 단속이나 규제 활동으로 확장되지 않았다.
3) 여탕-웹툰의 다양성 위협
부천만화대상의 선택은 이번에도 조금 달랐다. 2014년 동명의 작품으로 데뷔한 마일로 작가의 ‘여탕보고서’가 대상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시민상을 동시 수상했다. ‘여탕보고서’는 네이버웹툰의 도전만화에 처음 발표됐다가 베스트도전을 거쳐 단 10회 만에 정식 연재된 화제작이다. 연재기간 동안 줄 곳 조회수 2~4위를 유지한 인기작이기도 하다. 대상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역대 부천만화대상의 수상작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 독특한 설정과 서사로 부천만화대상을 받은 ‘여탕보고서’(좌)와 선정성 시비를 불러온 한 플랫폼의 초기화면(우, 현대경제신문 보도 기사 캡쳐)
부천만화대상은 프랑스의 앙굴렘만화대상처럼 그해 수상작이 다음 해 축제에서 작가 개인전을 하게 되어 있다. 개인 전시회??? 할 수 있을 만큼의 작가적 역량이나 양적 콘텐츠가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다. 그런 까닭에 역대 수상작 중 신예작가의 작품은 없었다. 선정위원회는 ‘만화는 이런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여자목욕탕에서의 체험적 에피소드를 섬세한 관찰과 익살로 담아내 ‘한국만화의 다양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소재의 특이성과 함께 작가의 자기고백서사가 지닌 매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작가 1인의 개성이 중시되는 웹툰의 장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반면, 이 같은 평가는 웹툰이 산업화 되면서 발생하는 부정적 이슈를 내포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최근 일부 웹툰과 플랫폼의 경우 사용자 선호가 명확한 장르와 클릭과 결재를 유도하기 용이한 형식의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그 자체로 웹툰이 보여줬던 그 간의 ‘다양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4) 과점-포털웹툰 집중력 강화
2016년 11편의 만화상 수상작들은 유사 장르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채로웠다. ‘고수’ 외에 중복 수상작도 없고 신예작가들의 화제작도 대거 포함됐다. 굳이 고민거리를 꼽자면 11편의 수상작 중 9편이 웹툰이라는 점이다. 출판 기반에서는 만화잡지 ‘아이큐점프’에 연재된 ‘궁극의 아이’, 아동교양지 ‘생각쟁이’에 연재된 ‘내 친구 마로’가 수상작을 낸 정도다. 시대적 변화를 거스르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출판만화 진영의 도전이 아쉬운 대목이다.
@ 잡지 연재만화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궁극의 아이’(좌)와 ‘내친구마로’(우)
또, 9편의 웹툰 수상작 중 7편이 네이버웹툰 연재작이다. 다음웹툰(‘혼자를 기르는 법’), 카카오페이지웹툰(‘허니블러드’)은 각 1편씩의 수상작을 내는 데 그쳤다. 수상작 편수가 곧 각 매체의 시장 점유율이나 지배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자되고 있는 트래픽 점유율과 비교해보면 그 비율이 아주 다른 것도 아니다. 네이버 웹투니버스(Webtoon Universe)의 네트워크 효과가 더 강화 된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고 시장 주도자는 필요하다. 하지만 경쟁이 무의해진 시장은 아무리 선량한 과점자가 있다하더라도 시장의 부정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지혜로운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만화의 디지털화가 일단락 된 만큼 만화의 전통적 형식인 출판 시스템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5) 노출-전문웹툰플랫폼 경쟁력 재고 필요
수상작으로 선정된 9편의 웹툰은 모두 포털 규모의 대형 웹툰플랫폼을 중심으로 무료로 유통된 작품이다. 일부 작품의 경우 유료로 전환됐지만 연재 기간 중에는 무료로 열람 할 수 있었다. 반면, 유료 웹툰을 유통하는 전문웹툰플랫폼에서는 2016년 한 편의 수상작도 내지 못했다. 2013년 서비스를 개시한 레진코믹스가 2014년 ‘아만자’ ‘먹는 존재’로 오늘의 우리만화를 수상 한 바 있지만 그 후 전문웹툰플랫폼 게재 작품이 수상한 사례는 없다.
@ 신예작가 발굴과 해외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 레진코믹스(좌), 무역의 날 100만불 수출탑상을 수상한 탑툰(우)
유료웹툰은 사용자의 접근성과 콘텐츠 노출도 측면에서 무료웹툰과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무료 유통이 주가 되는 포털웹툰 게재 작품과 유료 유통이 주가 되는 전문웹툰플랫폼 게재 작품을 동일 기준 안에서 평가한다면 전문웹툰플랫폼 게재 작품이 수상작이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기업의 서비스 정책에 따라 작품 자체의 성취가 저평가되거나 평가 기회가 제한 될 수 있다. 전문웹툰플랫폼은 포털웹툰의 대안적 역할을 하며 등장했다. 신예 웹툰작가의 데뷔 기회를 확장시켰고 기성 만화가의 참여를 확대시켜 상업적 성취를 일궈냈다. 일부 부정적 이슈가 있고 이 부분에 대한 만화계 내외부의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 우리 만화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5. 나오며
웹툰의 등장은 한국만화문화와 산업의 근간을 변화시켰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했다. 2016년 TV방송은 웹툰의 가치를 확대 발견하게 했다. ‘특별한 개인의 색다른 생각’을 ‘만화원작산업’이라는 명명 하에 스토리 아이템으로만 소비했던 콘텐츠업계의 태도도 달라졌다. ‘색다른 생각’이 담긴 작품의 내용과 형식뿐만 아니라 ‘특별한 개인’인 작가 자체가 콘텐츠가 됐다. 스타콘텐츠뿐만 아니라 스타작가의 등장은 큰 폭의 변화 없이 정체되고 있는 만화산업의 매출 규모 자체를 달라지게 할 것이다. 그간 작품 생산과 유통관리에 치중했던 웹툰플랫폼 비즈니스의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의 사업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할 것이다. 작가의 미디어 노출 활동을 중심으로 작품 생산 및 유통 과정을 조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른바 스타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 같은 변화는 만화매출 1조원 시대를 넘어 수출 1억 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글. 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출처 : 만화규장각 (https://www.komacon.kr/dmk/manhwazine/zine_view.asp?Seq=2655&nowPage=1)
게재일 :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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