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예술 만화, 읽기 형식의 변화
미국에 코믹북(Comicbook), 일본에 망가(Manga)가 있다면 한국에는 웹툰(Webtoon)이 있다. 웹툰은 웹사이트나 모바일웹에 게재할 목적으로 창작된 만화(Comics)를 의미한다. 20세기의 발명품이자 칸(cut)의 예술인 만화는 주 생산국가별로 대표 장르와 화풍, 전개방식, 출판형식 등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칸과 페이지의 구성과 읽는 방식이다. 미국만화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Z’자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가 좌에서 우로 칸 속의 글과 그림을 읽게 된다. 일본만화는 정반대인 'S'자로 구성되어 있다. 글과 그림을 우에서 좌로 읽어야 한다. 반면 한국만화계가 21세기에 발명한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장르는 ‘T’자로 구성된다. 좌에서 우로, 위에서 아래로 읽어야 한다.
수평 읽기에서 수직 읽기로
2000년 이후 본격화된 한국의 웹툰은 세계 만화의 전통적인 수평 연출 방식에서 탈피한 수직 연출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수직 연출은 화면 몰입도가 커 심리묘사가 주가 되는 드라마 장르부터 일상사를 중심으로 한 코미디 장르까지 폭 넓은 분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 내에서는 1주에 1천 편 가량의 웹툰이 연재되고 있고 1천 여 만 명의 사용자가 웹툰을 보고 있다. 이 같은 웹툰 붐을 타고 해외에서도 각종 만화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웹툰이 무단 번역되어 읽힌다. 한국의 웹툰작가들과 관련 기업들은 해외 사용자들의 열광에 감사해하면서도 무단 번역과 불법 유통이 널리 퍼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웹툰작가들이 조합을 결성해 영미권 웹툰 서비스 사이트인 스팟툰(www.spottoon.com)을 오픈했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윤태호(Tae-ho, Yoon), 강도하(Do-ha, Kang), 고영훈(Young-hun, Ko), 임강혁(Kang-hyuk, Im) 등의 작품 40편이 영문으로 연재되고 있다. 작품별로 10회 내외의 에피소드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고 이후 에피소드부터는 유료로 결재해야 볼 수 있다. 회차당 0.99달러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영문판 서비스 개시와 함께 170여 국에서 접속자가 방문하면서 유료 결재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매거진형과 플랫폼형 웹툰 사이트
스팟툰이 작가 중심 사이트로 매거진형식을 취했다면 한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네이버(naver)가 중심이 된 영문판 웹툰 사이트가 웹툰스(www.webtoons.com)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노블레스>(Noblesse), <갓오브하이스쿨>(The Got of High School), <소녀더와일즈>(Girls of the Wild's) 등이 무료로 연재되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없이 누구나 웹툰을 올릴 수 있는 타파스틱(www.tapastic.com)도 북미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사이트는 한국작가뿐만 아니라 북미권 작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형식의 만화가 궁금하다면, 색다른 읽을거리를 찾고 있다면 지금 바로 접속 해 보시길 바란다.
박석환(교수, 한국영상대학교)
Park, Seok-hwan(Professor, Korea University of Media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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