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만화 해외 수출 현황
1) 한국만화 산업 현황
“2010년 기준 국내 만화산업의 사업체수는 9,634개, 매출액은 7,419억 원, 종사자수는 1만 779명, 부가가치액은 2,976억 원, 부가가치율은 50.11%, 수출액은 815만 달러(약90억 원), 수입액은 528만 달러로 조사”되었다(표1 참조). 전년대비 큰 변화는 없었으나 수출액의 경우 420.9만 달러에서 93.7% 증가했고 수입액은 549만 달러에서 3.8% 감소했다. 만화산업이 본격화된 후 수출액이 수입액을 초과한 것은 최초의 사건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그리 반가워할 일은 아니다. 외국만화 수입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수입된 만화를 구매하는 실질 소비 수요도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국내만화의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매출액 규모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도 만화소비시장이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즉, 국내 만화산업계는 내수시장의 불안전성으로 인해 수입은 줄이고 수출은 늘려서 매출 부족분을 메꾸고 있는 상황이다.
구분 |
사업체수 |
종사자수 |
매출액 |
부가가치액 |
부가가치율 |
수출액 |
수입액 |
2010년 |
9,634개 |
1만,779명 |
7,419억원 |
2,976억원 |
40.11% |
815만 달러 |
528만 달러 |
전년대비증감률(%) |
▽4.7 |
▽0.3 |
0.4 |
2.3 |
- |
93.7 |
▽3.8 |
[표1] 국내만화산업 현황(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산업백서, 2011)
2) 세계만화 시장 규모
세계적인 회계법인 PWC(Price Waterhouse Coopers)는 2012년 기준 전 세계 만화시장의 규모를 60억1천4백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표2 참조). 2008년 63억 규모에서 감소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만화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국가별로는 일본이 19억2천1백만 달러로 압도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미국이 6억5천1백만 달러로 독일, 프랑스와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만화시장을 달러로 환산하면 6억6천8백만 달러(2010년 기준)로 수치상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통계에 국내만화시장 규모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은 국내만화산업 홍보와 마케팅 측면에서 반성해야 할 지점이다.
(단위 : 백만달러)
구분 |
일본 |
미국 |
독일 |
프랑스 |
영국 |
이탈리아 |
중국 |
호주 |
브라질 |
인도 |
기타 |
합계 |
시장규모(백만달러) |
1921 |
651 |
556 |
515 |
298 |
264 |
229 |
110 |
80 |
36 |
1354 |
6,014 |
[표2] 세계만화시장 규모(출처 PWC,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산업백서, 2011 재인용)
3) 지역별 한국만화 수출 현황
2010년 기준 국내만화산업계가 만화작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지역은 유럽으로 수출액은 약 225만 달러(27.7%)이다. 반면, 가장 많이 수입한 지역은 일본으로 수입액은 약 486만 달러(92.1%)”였다(표3 참조).
구분 |
유럽 |
동남아 |
북미 |
일본 |
중국 |
기타 |
합계 |
수출액(비중) |
225만8천달러(27.7%) |
200만4천달러(24.6%) |
172만3천달러(21.1%) |
152만7천 달러(18.7%) |
56만8천 달러(7%) |
7만3천달러(0.9%) |
815만3천 달러 |
수입액(비중) |
7만1천 달러(1.38%) |
- |
26만3천 달러(5%) |
486만2천 달러(92.1%) |
85만 달러(1.6%) |
- |
528만1천 달러 |
[표3] 지역별 한국만화 수출 현황(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산업백서, 2011)
이는 향후 만화수출입시장이 활성화 될 것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매우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지표이다. 각 국가별로 만화산업을 대표하는 장르가 있고 이는 곧 각 국가의 ‘생산과 소비성향’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명칭부터 일본은 망가, 미국은 코믹북, 유럽은 방드데시네(BD)라 한다.
이 같은 국가별 성향을 단순화 시켜서 언어화 할 수는 없지만 국내만화산업이 수입의 92.1%를 일본만화(망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국내 만화시장의 소비성향이 일본만화의 생산성향과 유사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반면 수출의 73.4%가 유럽, 동남아, 북미에 분포되어 있고 일본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18.7%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만화시장의 생산성향이 소비성향과 다르게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간단하게 ‘국내 만화시장에서 소비되는 만화와 외국으로 수출되는 만화는 성향이 다르다’고 정리될 수 있다. 그러나-일본만화 또는 일본식 한국만화의 과도한 점유율 문제를 떠나서-국내만화산업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성향이 불일치한다는 것은 만화시장의 발전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생산은 했는데 국내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소비는 하고 싶은데 국내 작품에서 매력도를 느끼지 못하는 문제, ‘생산의 불일치’와 ‘소비의 불일치’ 문제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국내만화산업의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이 같은 현상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만화의 해외 진출사례와 세계화 전략에 대해 논한다.
2. 한국만화 해외 진출 사례 분석
1) 태동기 : 시사만화로부터
1909년 9월 15일 미국 교민들에 의해 센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던 ‘신한민보’에 두 편의 만화가 게재됐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일본인의 시각으로 그린 만화와 한국인의 시각으로 그린 만화가 비교 게재됐다. 교민들을 위해 한국어로 발행된 신문이었지만 미국 현지에서 인쇄되었으니 한국만화의 해외 진출 효시라고 할 수 있다. 1909년 6월 2일 대한민보에 게재된 이도영의 만화를 한국 최초의 만화로 평가하고 있으니 한국만화의 등장과과 해외진출은 같은 해에 시작된 셈이다. 이후 한국의 시사만화는 한국에서 발행된 영자지에 게제 된 후 통신사를 통해 외국 매체에 게재됐다(50~70년대 ‘코리아타임즈’ 김규택 신동헌, ‘코리언리퍼블릭’ ‘서울타임즈’, 김용환 등). 유명세를 탄 시사만화의 경우는 현지에서 단행본으로 출판되기도 했고(76년 일본 츠게쇼보 출판사, ‘고바우영감’, 김성환) 시사만화가는 카툰신디케이션 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다(90년대 미국 ‘뉴욕타임즈’, 이원수 등). 이처럼 시사만화의 해외진출이 앞선 것에 비해 한국 서사만화의 해외시장 진출은 뒤늦게 한참 후에 이뤄진다.
[그림2] 뉴욕타임즈 카툰신디케이션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시사만화가 이원수 검색 화면
2) 해외 수출 1세대 : 미국과 일본을 향해
'라이파이’ 시리즈로 6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산호는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다. 당시 대표적 만화출판사 중 하나였던 뉴욕 찰튼코믹스의 전속작가로 ‘샤이언키드(Cheyenne Kid)’ 시리즈 등 600여 권의 작품을 발표했다. 직접 아이언호스출판사를 경영하기도 했고 웨렌출판사에서 발표한 ‘뱀파이렐라(Vampirella)’ 시리즈 중 ‘용녀(Dragon Woman)’편은 영어, 불어, 에스파냐어 등으로 번역되어 17개국에서 출판됐다. ‘약속(The promise)’이라는 작품은 대사와 설명을 한글로 쓰고 영어번역문을 단 한영대역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산호의 선도적 활동은 7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지만 그 같은 시도가 다른 작가로 확장되지는 않았다.
10여 년 후인 1985년 정통사극에 능했던 방학기의 ‘임꺽정’이 ‘이조수호전(李朝水滸傳)’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에 수출되고 이현세의 ‘활’과 박흥용의 ‘백지’ 등이 발표되면서 조금씩 구체적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은 1991년 프랑스앙굴렘국제만화축제였다. 일본만화 특별전이 꾸며졌던 이 축제 후 일본은 ‘세계만화의 다양성을 흡수하고 자국만화의 세계화 전략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일본 고단샤 출판사는 1993년 ‘모닝’이라는 잡지를 통해 외국 작가의 작품을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작가로는 황미나의 ‘윤희’, 오세호의 ‘낚시’, 안수길의 ‘호야’, 이재학의 ‘대혈하’ 등이 연재됐다. 당대의 한국만화, 특히 극화가 망가와는 일부 차별적 요소를 지니고 있음에도 해외시장에서 ‘만화’가 ‘망가’로 이해됐던 것에는 고단샤의 ‘망가 세계 전략’도 한 이유가 됐다.
[그림3] 미국만화 정보사이트에 등록되어 있는 산호의 작품 검색 화면
3) 해외 수출 2세대 : 현지 시스템을 통한 기획 개발
이 시기를 전후로 한국만화계는 주간만화잡지를 중심으로 호황을 맞고 있었고 한국만화에 대한 해외시장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었다. 호황기에 등장한 경쟁력 있는 작품들이 일차적으로 해외시장의 선택을 받았으나 현지 소비경향이 반영되면서 이후로는 현지사정에 적합한 작품이 선택받기 시작했다. 또, 실 판매사례들이 보고되면서 현지 소비성향에 맞춘 ‘수출형 작품군’에 대한 분류가 이뤄지기도 했다. 만화소비 시장이 큰 일본과 동아시아, 미국과 북남미, 프랑스와 유럽 순으로 시장이 블럭화됐고 선호되는 작품 형식과 작가군이 나뉘었다.
가장 먼저 한국만화에 관심을 보였던 일본만화시장은 한국만화계에도 매력적인 개척지였다. 한국의 대명종 출판사는 2001년 일본에 타이거북스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허영만의 ‘세일즈맨’, 김혜린의 ‘비천무’ 등의 극화를 발행됐다.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일본만화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단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사정에 적합한 형식과 내용으로 현지 편집진과의 사전 기획 하에 새롭게 창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한국만화의 일본 진출 방식은 철저하게 망가 스타일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한국만화라기보다는 ‘한국의 만화작가가 일본만화를 그리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윤인완·양경일의 ‘신암행어사’, 임달영·박성우의 ‘흑신’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박무직, 고진호, 박중기 등 다수의 만화가들이 일본시장에 안착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그림4] 일본에서 활동중인 고진호의 일러스트 컷
산호가 선도했던 미국만화시장 진출 역시 현지화 된 작품창작부터 단순 번역 수출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짐 리, 프랭크 조, 재 리 등 재미교포 출신 만화가들이 주류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단순 번역 수출된 작품들은 ‘조금 색다른 망가’로 이해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무협만화로 유명했던 이재학이 1987년 미국 웨스턴코믹스에서 ‘검신검귀’를 ‘The Demon Warrior’라는 제목으로 발간 한 후 오리엔털 액션히어로를 표방한 만화 ‘추더리퍼’를 미국만화 형식을 도입하여 코믹북으로 발행한바 있고 1997년에는 ‘스폰’으로 유명한 이미지코믹스에서 장태산, 김재환, 김태형 등의 한국작가를 섭외해 코믹북 시리즈를 연재하도록 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야컴이 미국에 현지법인 파워하우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이태행, 형민우, 강찬호·서승원 등의 작가가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시공사가 스튜디오아이스와 아이스쿠니온을 설립하여 미국의 코믹북스타일, 일본의 망가스타일 등 모든 유형의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동아시아만화의 전통을 공유하며 동반 성장해온 일본만화계와 달리 미국만화계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림5] 미국에서 활동 중인 강찬호의 일러스트 컷
4) 해외 수출 3세대 : 한국만화의 다양성 유럽으로
프랑스, 벨기에 등의 유럽 국가에서는 문예성이 강하고 한국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만화가 있는 그대로 소비되고 있다. 해당 국가의 시장규모와 작품의 연관산업 파급력이 일본이나 미국처럼 크지 않기 때문에 단순 번역 외에 현지화 된 창작의 단계로 진입하지 못한 까닭도 있다-일본 외의 동아시아 국가 그리고 북미나 남미 시장 역시도 현재로서는 한국의 만화를 있는 그대로 소비하고 있는 작은 규모의 시장이다. 반면, 프랑스나 벨기에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많은 유럽국가들의 다양한 만화를 상호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만화의 다양성이 일본이나 미국시장과는 차이를 보인다. 한국만화의 ‘낯섦’을 다양성 또는 색다른 차이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이두호, 김동화, 이희재, 박건웅, 강도하 등 한국 내에서도 높은 창작력과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른바 ‘작가주의만화’가 2003년 한국만화특별전이 열린 프랑스앙굴렘국제만화축제 이후 꾸준하게 수출되고 있다. 현재는 망가스타일의 한국만화도 폭넓게 소비되고 있다.
[그림6] 최근 프랑스에서 완간 된 이두호의 ‘임꺽정’
5) 해외 수출 4세대 : 전 세대의 도전과 성과를 바탕으로
정리하자면 한국만화의 해외시장진출이 본격화 된 것은 90년 대 초 일본 ‘모닝’ 잡지 연재로 볼 수 있다. 90년대 한국만화의 성장과 호황을 대표하는 ‘극화’ 성향의 만화가들이 수출 1세대 역할을 충실히 했다. 2세대는 90년대 중후반 주간만화잡지의 호황과 함께 등장한 만화가들이다. 이들은 ‘망가 스타일’과 ‘코믹북 스타일’로 분화했고 일본시장과 미국시장에 걸 맞는 맞춤형 작품을 내놨다. 3세대는 2000년 초중반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중견과 신예가 고르게 분포됐고 상업성보다는 작품적 성취가 높은 작품들이 주 대상이 됐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가장 먼저 진출한 일본시장에서의 수출액(152만 달러)이 가장 늦게 진출한 유럽시장에서의 수출액(225만 달러)을 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유럽시장은 한국에서 발행된 단행본 판권이 판매된 것으로 한국 만화출판사의 수출실적으로 잡힌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시장은 해외 출판사에서 작품 개발에 투자한 개념으로 한국 만화가에게 고료와 인세가 지급되지만 매출은 해외 출판사로 잡힌다. 다시 말해 만화가의 개인소득으로 잡힐 뿐 기업매출을 기준으로 하는 산업통계에서는 누락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역수입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입액 비중이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소득까지를 포괄했을 때의 외화 매출 규모는 일본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대의 이 같은 도전과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한국만화의 해외진출은 웹툰의 생산과 소비확대와 함께 4세대로 전개되고 있다. 이 분야 역시 IT산업으로 분류되고 있어서 만화산업 통계에 포함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일권의 원작 웹툰을 리메이크한 작품
[그림7] 일본에서 일본작가에 의해 잡지연재만화로 리메이크 된 주호민의 ‘신과 함께’
3. 한국만화 세계화 전략
1) 네 가지 형태의 생산과 소비시장이 이끌어낸 주력 작품군
한국만화계에는 크게 네 가지 형태의 생산과 소비시장이 존재하고 네 가지 스타일의 주력 작품군이 형성되어 있다. 즉 작품군별로 생산과 소비가 일치할 때도 있지만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또 국내 시장에서는 네 가지 스타일이 주요 카테고리 상품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아직 개별적인 이해가 부족한 형편이다. 특정 스타일의 작품군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면 다른 스타일의 한국만화가 따라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호 손실 요인이 크다. 그래서 생산자는 소비자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분야별 작품군의 소비를 예측할 수 있어야 생산을 검토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오고 그에 준하는 소비가 따라 온다.
(1) 대본계의 극화
첫째가 극화이다. 극화는 80년 대 명랑만화 위주의 흐름을 깨고 사실적 묘사와 장대한 서사를 근간으로 만화유료 열람소인 대본소(만화방)와 함께 성장했다. 현재는 과거의 명성은 사라졌고 무협·액션만화(일일만화라고도 한다)와 성인만화를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를 통틀어 대본계만화라 한다. 박인권, 하승남, 신형빈, 김성모 등의 만화가가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해외진출 사례로는 일본만화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하승남이 현대물과 사극물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2) 코믹스계의 코믹스
둘째는 코믹스이다. 코믹스는 초기 명랑만화와 극화의 전통을 일부 흡수했다. 그러나 90년 대 일본만화의 선풍적 인기와 함께 등장한터라 이내 망가 스타일을 도입한 신예 만화가들을 주축으로 발전했다. 학교 인근 문방서점과 책대여점이 소비의 중심이었다. 현재는 청소년층의 콘텐츠 접근성이 인터넷, 휴대전화 등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변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소수 마니아층을 겨냥한 작품이나 만화원작을 활용한 부가상품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한국만화의 생산은 줄이고 일본만화의 수입은 늘려서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판타지, 학원액션, 순정만화 등의 장르만화가 주요 아이템이다. 일본만화를 포함해서 코믹스계만화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양재현, 임재원, 박소희 등이 활동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양경일, 박성우, 박무직이 미국에서는 형민우, 김재환, 이나래, 김영 등이 활동하고 있다.
(3) 서점계의 지식교양만화
셋째는 지식교양만화와 아동학습만화이다. 2000년 대로 들어서면서 극화와 코믹스의 오락성이 강조됐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교양성과 학습성, 기능성을 내세운 ‘착한 만화’의 생산과 소비가 확대됐다. 대본, 대여 중심의 소비관행이 판매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의미에서 서점계만화라 한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 ‘마법천자문’ ‘Why’ ‘먼나라 이웃나라’ 등 브랜드화 된 만화가 탄생했고 명랑만화와 극화시대를 대표하던 이두호, 허영만, 이현세 등의 거장에서부터 ‘상업성 중심의 만화시장’에서 비주류였던 작가주의만화, 대안만화, 시사만화, 카툰 등의 영역에 있는 만화가들까지 대다수가 이 시장에 참여했다. 현재 통계에 잡히고 있는 국내 만화산업계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은 이 분야에서 달성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이다. 사회현실을 다룬 르뽀 스타일의 만화나 문예적 성향이 강한 작품군도 이 분야로 분류된다. 현지 출판사의 기획과 요청에 의해 창작되는 작품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 시장용으로 발행된 작품이 수출되고 있다.
(4) 온라인계의 웹툰
넷째는 웹툰과 출판만화를 디지털 형식으로 변환한 디지털만화이다. 2000년 대 초중반 본격화된 이 시장은 종이출판만화시장의 위축과 함께 인터넷·멀티미디어 휴대전화의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극화와 코믹스의 유통 극대화 측면에서 진행됐다. 초기에는 기존 만화의 소비 창구 확대 정도로 이해됐으나 이후 포털사이트가 참여하면서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생산 양식이 구축됐다. 이용자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서 이용한다는 의미에서 온라인계만화라 한다. 현재 웹툰은 전국민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의 핵심 콘텐츠가 됐고 만화역사상 가장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상품으로 부상했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월 순방문자수가 708만 명에 페이지뷰는 9억1804만 건(코리안클릭, 2012년 4월 기준)에 이른다. 웹툰의 수익모델은 포털이 만화가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광고주가 포털에 비용을 지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방식이 ‘만화는 무료’라는 인식을 확산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소비자 판매 시장이 훼손됐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포털이 일부 웹툰의 유료화와 종이출판만화를 변환한 디지털만화의 유료판매를 시도하면서 시장의 보완재 역할에서 주도자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도서로 출판됐던 작품이 도서형태로 해외에 수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웹툰이라는 서비스 플랫폼과 함께 콘텐츠가 수출되는 경우도 있고 한국기업이 주도적으로 해외 현지어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 해외기업이 유사한 웹툰 플랫폼을 설치하고 한국 작가들을 참여시키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경우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일본작가가 리메이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네 가지 시장과 대표형식을 도식화 하면 아래와 같다.
구분 |
대본계 |
코믹스계 |
서점계 |
온라인계 |
대표형식 |
극화 |
코믹스(망가) |
지식교양 (아동학습) |
웹툰 (디지털만화) |
생산주체 |
만화출판사 작가출판사 |
만화전문잡지사 |
일반출판사 |
포털사이트 |
유통주체 |
만화총판 |
만화/잡지총판 |
도서총판 |
|
소비거점 |
만화방(대본소) |
책대여점 문방서점 |
일반서점 인터넷서점 |
|
타겟소비자 |
일반대중(현 성인층) |
청소년층 |
특정대상층 |
일반대중(인터넷사용자) |
최고 활성화시기 |
1980년 전후 |
1990년 전후 |
2000년 전후 |
2010년 전후 |
해외진출사례 |
1세대 이현세, 이재학, 오세호, 황미나 등 |
2세대 윤인완·양경일 임달영·박성우 이태영, 형민우 등 |
3세대 이두호, 김동화, 박건웅, Why시리즈, 메이플스토리 시리즈 등 |
4세대 강도하, 강풀, 하일권, 주호민 등 |
진출작품유형 |
기 출판작, 신규 연재작 |
신규 연재작 |
기 출판작 |
기 출판작, 리메이크작 |
주요진출국가 |
일본 |
일본, 동남아, 미국 |
유럽, 동남아 |
유럽, 일본 |
[표4] 한국만화의 주요 생산과 소비 시장의 해외 진출 비교
2) 수명주기 분석에 따른 맞춤형 시장 진출 필요
한국만화산업계의 네 가지 생산과 소비시장은 시기별로 역동적 변화가 있었고 새로운 형식과 생산주체, 만화가와 인기작품을 만들어 냈다. 해외진출사례 역시 시기별로 가장 활성화됐던 형식과 장르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즉, 특정 형식의 작품군이 활성화되면 출판은 물론이고 만화원작산업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대중적 인지도와 파급도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에서의 관심이 증폭되어 해외시장 진출이 이루어졌다. 이를 도식화하여 검토하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 주로 활용되는 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 이론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이 이론은 특정 브랜드와 제품군의 역사와 현황을 중심으로 해당 브랜드나 제품이 제 수명을 다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제품의 수명주기를 ‘도입→성장→성숙→쇠퇴’ 단계로 나누고 이를 장기화하거나 변화 관리하기 위한 고민에서 등장했다. 만화라는 표현예술과 주요한 시기별 형식을 이 같은 이론에 단순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으나 전반적인 추세와 경향성을 검토하고 후속 방향성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80년대 이후 한국만화의 대표 작품군은 ‘극화→코믹스→지식교양→웹툰’으로 전개됐고 해외 수출 역시 동일한 순서로 진행됐다. 수명주기 단계를 단순 적용하면 가장 먼저 진출한 극화는 쇠퇴, 코믹스는 성숙, 지식교양만화는 성장, 웹툰은 도입 단계에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경향성은 특정 작품이나 작가군의 개별적 성과와 맞물리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한 예로 80년대의 유행 코드가 현재도 통용되는 소비층이 있을 수 있다. 또 한국에서는 과거에 출판된 작품이지만 해외에서는 최근에서야 이를 발견해 수입하는 경우도 있으니 개별 이슈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과 검토는 현 지형을 축약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전체가 조망되면 세부 전략을 수정 보완하기도 용이해진다. 대표형식의 수명주기별로 해외 지역별 생산과 소비 경향을 바탕으로 생산 형식과 소비 지역별로 이를 검토해봤다. 이를 기준으로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접근 방향을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구분 |
대본계 |
코믹스계 |
서점계 |
온라인계 |
|
극화 |
코믹스 (망가) |
지식교양 (아동학습) |
웹툰 (디지털만화) |
||
수명주기 |
쇠퇴 |
성숙 |
성장 |
도입 |
|
지역별 접근방향 |
일본 |
생산 유지 소비 유지 |
“생산특화 전략필요” |
“시장확장 전략필요” |
생산 점진 소비 확대 |
동남아 |
“시장확장 전략필요” |
생산 활성 소비 활성 |
생산 활성 소비 활성 |
생산 점진 소비 확대 |
|
미국 |
- |
“생산특화 전략필요” |
“시장확장 전략필요” |
생산 점진 소비 확대 |
|
유럽 |
- |
생산 활성 소비 유지 |
생산 다양 소비 유지 |
“소비학습전략필요” |
[표5] 한국만화 작품군별 수명주기에 따른 지역별 해외 수출 접근 방향
3) 한국만화 대표상품별 해외 진출 방향
(1) 극화 ; 전통성과 역사성을 담아서 동남아 시장 개척에 집중해야
먼저 극화의 경우이다. 극화 역시 일본의 만화적 전통을 도입한 측면이 있으나 80년대 한국만화의 경향성을 대표하는 장르이다. 거친 터치와 장대한 서사가 매력적이었던 이 작품군은 현재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쇠퇴기에 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주력 작가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작품 생산과 소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전통성과 역사성이 있는 작품군이나 대표작가들을 그룹화하여 새로운 가치를 홍보하는 한편, ②해외에서는 생산단가를 낮춰서 소비를 늘리고 희소가치를 상승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한 때 대량인력 투입이 필요한 극화의 생산라인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이동했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의 전략적 문제는 국내에서 소비할 용도의 작품을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만 했다는 점이다. 현지인들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실패했다. QQ닷컴 등 ③중화권 현지 포털사이트를 통해 80~90년대 걸작 극화를 공급하는 형식으로 신규 시장 확장 전략을 시도할 수 있다.
[그림8] 최훈의 작품이 연재중인 중국 포털사이트 QQ.com
(2) 코믹스 ; 국내와 해외로 창작 이원화, 프로모션 일원화해야
코믹스의 경우는 가장 폭넓은 지역에서 가장 다양한 형식으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국내에 일본의 망가스타일과 미국의 히어로코믹스타일이 수용됐고 해당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 작가군이 형성됐다. 현재는 두 스타일이 고도화되거나 융합된 형식의 작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 시장규모는 쇠퇴기에 진입해 있다. 현재 국내 환경은 코믹스의 경쟁자로 지식교양만화와 웹툰이 등장해서 소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코믹스가 신규 생산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지식교양만화나 웹툰이라는 경쟁시장으로 넘어간 소비자를 신규 유입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코믹스의 고정 소비시장이 존재하지만 유사 성격의 일본코믹스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국내에서의 활동성과를 기반으로 한 저력있는 작가들의 해외 활동은 성숙기에 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위기이지만 국내 작가 입장에서는 기회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은 동남아나 유럽의 경우는 국내에서 창작된 작품의 해외출판권 판매가 지속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고 시장규모가 큰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는 현지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창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생산을 특화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는 망가스타일이, 미국에서는 히어로코믹스타일이 선호될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하지만 단적으로 말하면 전 세계적으로 망가스타일이 가장 선호되고 있고 한국만화 역시 수출 지역 대부분에서 망가스타일로 창작된 작품이 선호되고 있다. 국내 작가가 미국 현지출판사와의 계약 하에 해당 출판사의 히어로코믹 시리즈를 작업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망가와 코믹북 스타일이 혼재되는 경향이어서 두 스타일을 수용하고 있는 국내 작가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창작된 작품의 권리문제와 계약조건이다. 해외 시장, 특히 일본이나 미국 시장에서 창작된 작품의 경우는 저작권리 없이 단순 기능적인 부분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권리문제는 작품에 대한 투자의 과소에 따라 나뉘는 것이고 계약에 따라 조정되는 것이다. 작가와 출판사가 얼마큼 많은 역할을 하고 작품 창작과 도서 제작과정에 투자를 했는지, 또 누가 매출에 더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나뉘는 것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도 적용되는 개념임으로 해외 시장은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오도하거나 회피할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분야에 있어서 ①국내시장의 신규 생산과 소비는 위축기인만큼 양적 성장이 제한됨으로 생산량 유지/확대를 위해서라도 해외 투자 유치와 협업을 강화하고 ②한국 작가에 의한 국내창작 작품군과 해외창작 작품군의 차별성을 최소화하여 브랜드파워를 강조하는 특화된 카테고리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③한국작가의 국내창작 작품과 해외창작 작품 간의 협력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여 일원화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코믹스분야는 이미 특정 지역에 한정해서 특정 작가의 재능이나 독창적 작품으로만 승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 세계 만화가 경쟁하는 격전지가 되어 있어서 현 한국의 만화 소비시장 규모에 맞춰 생산된 작품으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자면 기존의 출판사 시스템 하에 있는 편집부나 국제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 있다. ④유력 작가 중심의 에이전시나 국제적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기획 에이전시가 나서서 각 권역별 시장성향과 규모에 맞는 투자를 유치하고 각별한 관리 하에 저력있는 작가나 신예작가의 작품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생산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같은 성숙기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분야는 더 빠른 속도로 쇠퇴될 것이다.
[그림8] 미국 스토리작가와의 공동작업으로 발행 중인 이나래의 작품
[그림9] 해외투자를 통한 작품 창작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건너 간 신예만화작가들
(3) 지식교양만화 ; 유일성과 차별성 높아, 다양성 바탕으로 미주시장 확장 진행해야
아동학습만화를 포괄하는 지식교양만화 분야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장르의 용광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작품군이 모여들고 있다. 교과서 소재의 학습만화, 과학과 역사를 소재로 한 교양만화, 창작동화 같은 성격의 아동만화는 물론이고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비판성 높은 르뽀만화와 취미나 직업을 소재로 한 만화에서부터 코믹스계의 클래식판, 웹툰의 서점용 단행본 등이 모두 이 분야에 뭉쳐있다. 국내 환경에서는 도입기를 지난 성장기에 이르러있고 학습만화 분야에서는 유사/대체 작품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 각 출판사 레이블별로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가격경쟁과 대규모 마케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학습만화에 대한 요구가 높고 유럽 시장에서는 문예성 강한 저자만화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다. 이를 유지하는 한편 일본, 미국 등 인접 지역 시장으로의 확장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만화왕국이자 교재왕국으로도 소문난 일본은 전통적으로 학습+만화에 대한 요구가 강렬하지 못했다. 학습 요소가 필요하다면 오락성만화에서 이를 수용하면 되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국가학력수준이 지속 감소하면서 한국의 ‘아동학습만화 붐’ 현상에 집중했고 시장 테스트 차원에서 수입해 간 한국 아동학습만화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①동남아 시장의 확장 차원에서 아동학습만화의 일본 시장 진입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역시 학습용과 오락용 제품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터라 이 같은 출판물이 제한적이었으나 ②교과 편제에 차이가 없는 과학, 수학, 지리, 위인 등의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수입 문의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입은 남미나 캐나다 시장을 통한 우회 진입 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③오락성보다 문예성이 강한 창작교양만화나 르뽀만화의 경우 유럽 수출에 집중하고 있으나 오히려 미국시장 진출을 타진해보는 것도 차별성이나 다양성 측면에서 흥미로운 성과를 달성 할 수 있다. 단, 이 경우 ④수출 홍보나 마켓 참가 시 오락성, 교육성, 문예성을 대표하는 카테고리 작품군이 명확히 분리될 수 있도록 하고 브랜드 역시 별도로 관리해야 현지 관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림10]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살아남기 시리즈’의 홍보사이트
[그림11] 상대적으로 문예성이 강한 국내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는 케나즈
(4) 웹툰 ; 잠재 생산자와 소비자 극대화하고 유럽시장 진입 준비해야
웹툰과 디지털만화는 현재 가장 왕성한 생산력을 지니고 있는 분야로 10여 년 이상 국내 만화시장의 독창성과 역동성을 대표하고 있다. 기존 출판만화 시장의 재제작 시장으로 이해되고 있는 디지털만화 역시 스마트폰의 대형화, 테블릿의 대중화 등과 함께 또 한번 주목 받는 상품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웹툰 시장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가 1강 1중 1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아직 특별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네이버가 자회사인 네이버재팬을 통해 일부 웹툰을 일본어 서비스하고 있고 다음과 네이트에 게재된 몇몇 웹툰이 한국데이터하우스, 마일랜드 등을 통해 중국 포털사이트 QQ닷컴에 중국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한국계 미국 회사인 타파스미디어가 타파스틱닷컴을 오픈해서 한국식 포털웹툰 시스템을 구축하여 영어권 서비스를 개시한 정도이다. 그 밖에는 대다수의 외국어권 사이트에서 불법적인 방식으로 웹툰이 번역 서비스되고 있다.
[그림12] 한국형 포털웹툰 서비스를 선언한 한국계 미국기업 타파스미디어의 사이트
지역별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웹툰 생산을 총괄 관리하는 한편 웹툰의 창작과 소비 시스템 그리고 작법이나 독법에 대한 소비자 교육을 선행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웹툰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상품에 대한 홍보를 확대해가야 한다. 해외시장 도입기에 있는 웹툰은 ①외국어권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번역 유통되고 있는 작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중심으로 ②불법 소비시장을 적법 소비시장으로 전환 관리하는 한편 ③한국식 포털웹툰의 생산 플랫폼(웹툰 등록 시스템)을 대중화하여 잠재적 생산자이자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 현재까지 구체적 사례를 찾기 힘든 유럽권 진입을 위해 소비자 교육과 함께 브랜드 홍보를 위한 마켓 참가 등에 주력해야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웹툰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포괄적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 현재까지는 긍정적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는 웹툰의 리메이크 권리 판매에 대한 것이다. 현재 일본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지녔으나 일본 만화시장에서는 매력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한국의 웹툰을 일본 만화시스템 하에서 리메이크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색다른 방식의 신규 투자로 이해할 수 있으나 해당 작품의 성과가 높아질수록 권리 관리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성숙기에 있는 코믹스와는 다른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물론, 이를 포함하여 ④웹툰의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접근 방향과 예측은 좀 더 심도 깊게 연구되어야 한다.
네 가지 시장과 대표 작품군에 대한 분야별 진출 방향을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구분 |
수명주기 |
해외시장 진출 방향 |
|
대본계 |
극화 |
쇠퇴기 |
기성 작가를 중심으로 작품 생산과 소비가 유지되게 관리 |
①전통성과 역사성이 있는 작품군 그룹화(새로운 가치부여) ②해외 생산단가를 낮춰서 소비 확대 ③중화권 현지 포털사이트를 통해 시장 확장 전략 시도 |
|||
코믹스계 |
코믹스 |
성숙기 |
동남아, 유럽은 국내 창작 작품의 해외출판권 판매 중심 일본, 미국의 경우는 현지 소비자에 맞춘 특화 창작 중심 |
①생산량 유지/확대를 위해 해외 투자 유치와 협업 강화 ②국내창작 작품군과 해외창작 작품군의 차별성 최소화(브랜드파워 강화) ③국내창작 작품과 해외창작 작품 간 협력 마케팅 전개 ④기획 에이전시 중심 집중 관리 |
|||
서점계 |
지식교양 |
성장기 |
기존 시장 유지 강화하는 한편, 인접 지역 시장으로 확장 전략 강화 |
①동남아 시장 확장 차원에서 아동학습만화의 일본 시장 진입 집중 ②교과 편제에 차이가 없는 과학, 수학, 지리, 위인 등의 분야 집중 ③오락성보다 문예성이 강한 작품의 미국시장 진출 타진 ④수출 홍보나 마켓 참가 시 오락성, 교육성, 문예성을 대표하는 카테고리 작품군 분리 운영 |
|||
온라인계 |
웹툰 |
도입기 |
웹툰의 창작과 소비 시스템 그리고 작법이나 독법에 대한 소비자 교육 선행, 웹툰이라는 브랜드 홍보에 주력 |
①불법으로 번역 유통되고 있는 작품에 대한 관리 ②불법 소비시장을 적법 소비시장으로 전환 관리 ③한국식 포털웹툰의 생산 플랫폼 대중화 ④웹툰의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연구 강화 |
(끝)
글. 만화평론가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창작과 교수)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