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인터넷만화사이트 6.
「카툰네트워크」의 애니메이션 웹캐스팅www.cartoonnetwork.com
안티히어로 만화천국
미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하나인 워너브라더스는 월트디즈니와는 색다른 성격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디즈니가 미키마우스를 필두로 정직하고 건강한 만화주인공을 소개해왔다면 워너는 그 반대로 약삭빠르고 건방진 주인공을 키웠다. 디즈니의 입장에서라면 투털이 도날드덕 정도가 나쁜 주인공에 속하지만 워너의 경우는 ‘미운 5살’ 꼬마 같은 주인공들로 가득하다. 시건방진데다 못 되 먹기까지 한 바니(토끼)나 공주병에 걸린 듯 한 트위티(병아리), 한나바바라에서 이적한 톰과 제리 등.
아메리칸 코믹스의 경우 마블 출판사가 정직한 슈퍼히어로들의 본부라면 다크호스 출판사는 안티히어로들의 집합소이다. 두 회사를 대표하는 주인공은 슈퍼맨과 배트맨. 을씨년스러운 느낌의 검정가면을 뒤집어쓴 배트맨의 애니메이션판은 워너가 작업하고 있다. 이쯤 되면 안티히어로가 워너 스타일이라고 봐도 무관하지 않을까.
브로드캐스팅에서 웹캐스팅으로
미디어재벌로 유명한 테드 터너의 입심으로 거대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국이 카툰네트워크이다.(그림48) 카툰네트워크는 워너 계열의 애니메이션을 TV를 통해 공급하는 세계적인 방송국이다. 레넌 루리의 시사만화가 아메리카 신디케이트를 통해 전 세계로 공급된다면 워너 계열의 애니메이션은 카툰네크워크를 중심으로 세계의 시청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공격적인 경영과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독점적 미디어 그룹을 구축하고 있는 터너처럼 워너스타일의 주인공들도 늘 언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성질 고약한 안티히어로들을 등장시켜 주 시청자층인 아동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식이 주로 슬랩스틱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상대와 뒤엉켜서 집 한 채를 순식간에 부셔버리는 장면이 태반인 워너 스타일의 작품들은 폭력성에 대한 문제가 끈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만화전문 케이블 방송국 투니버스를 통해 관련 작품들이 공급되면서 귀여운 팬시 상품으로 만 접하던 주인공들의 과격한 행동들이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고, 워너판 TV애니메이션 《배트맨》은 연출의 독특함에도 불구하고 아동 시청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부적절한 프로그램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의 시비에도 불구하고 워너 스타일의 카툰네트워크는 더욱 화끈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파 송신 기반의 애니메이션 브로드캐스팅(방송국)에서 온라인 기반의 웹캐스팅을 주력사업으로 선언하고 셋톱박스(TV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하는 단말기)를 통한 쌍방향 텔레비전의 보급과 대중화를 선언하는 한편 재패니메이션의 수입을 크게 늘린 것이다.
토리야마 아키라 원작의 《드래곤볼》을 필두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미국만화의 정의감 넘치는 근육질 주인공들과는 속내가 전혀 다르다.(그림49) 일본만화의 고유한 특징이랄 수 있는 코믹카트(근엄한 주인공을 우습게 만든 씬이나, 명랑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연출 컷)는 정의를 실천하는 주인공의 치졸한 일면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실성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어찌 보면 마지못해 정의를 실천하고 남들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기를 위해 적과 맞선다. 적은 방어해야 할 무엇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초극하기 위한 대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적과 맞서는 방식 역시 과도하게 폭력적이다.
스트리밍, 온디멘드, 푸시 그리고
일반적인 웹캐스팅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스트리밍(streaming) 기술로서 디지털화 된 오디오 또는 비디오 신호를 전송하기 위하여 압축하는 것이다. 현재는 TV수준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보기가 가능해지고 있다. 온디멘드(on-demand)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VCR의 기능 외에 여러 화면으로 보기, 줌인으로 보기, 다른 이용자와 대화하며 보기 등이 가능하다. 푸시(push)는 이용자의 이용습관에 따라 요구가 예상되는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추천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대개의 웹캐스팅 사이트는 스트리밍과 온디멘드를 기본으로 푸시를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그림50, 50-1) 「카툰네트워크」는 실시간과 쌍방향성을 강조하고 있다. 카툰네트워크의 인터넷 부문 제작 책임자 샘 레지스터는 인터넷 전문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쌍방향 TV의 보급에 맞춰 쌍방향 콘텐츠의 구비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재패니메이션을 중점으로 한 스트리밍과 온디멘드 서비스, 워너 계열의 작품군을 이용한 플래시게임과 플래시만화 등 부가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있다고 밝혔다.(그림51)
쌍방향 TV는 대용량 데이트베이스의 구축이 기본이다. 작품 추천 서비스로 볼 수 있는 푸시기능 역시 콘텐츠의 종 수가 기본이 된다. 「카툰네트워크」는 이를 위해 종 수 면에서 압도적인 재패니메이션을 대거 도입하고 있다. 그로 인해 안티히어로의 폭력성으로 대표되는 워너 스타일이 다시 한번 확인됐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행보가 미디어의 공적인 역할론과 아동교육을 걱정하는 이들의 도마에 오를 것이 분명해 보인다.
글/ 박석환(만화평론가, www.parkseokhwan.com)
씨네버스/2001-04-24 게재
잘가라종이만화, 시공사, 2001 게재
* 오류 자진신고(2007. 04. 06)
틀린 부분이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의도는 배트맨의 음성적 매력처럼 워너가 지닌 칼라가 안티히어로에 있고
이 같은 성향이 거대 미디어기업의 지배력을 통해 전달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만...
정보 오류와 모호한 의미부여 등을 이제서야 찾았습니다.
- DC코믹스 대표 : 슈퍼맨, 배트맨 -> 외계영웅, 가면영웅 -> 근원적
- 마블코믹스 대표 : 스파이더맨, 엑스맨 -> 변신영웅, 기형영웅 -> 변형적
- 다크호스 대표 : 헬보이, 뱀파이어 슬레이어 -> 변신영웅, 기형영웅 -> 변형적이라고 봅니다
날 때부터 능력을 지닌 근원적 영웅과 외부의 작용에 의해 능력을 지니게 된 영웅이 이항대립하는 구조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한 것인데... 영화를 기준으로 할 때 슈퍼맨과 배트맨 사이에서 이 대립항을 찾기 수월했던지... 둘을 분사시켰군요. 그리고 두 작품의 영화화 판권 역시 워너브라더스가 동일하게 지니고 있는데 배트맨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서술됐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다크호스는... 기실 DC와 마블이 만화를 영화화하는 대형업체라면 다크호스는 영화를 만화화하는 중견업체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불쑥 대항마를 찾다가 뛰쳐나온 것 같습니다.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