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현황 및 콘텐츠산업
1. 인터넷 현황
국내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1994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1999년 기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PC통신의 대중화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PC방의 활성화 등은 인터넷이 정보기술산업(IT, Information Technology)을 기반으로 한 신 경제New Economy의 한 축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관계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의 탈 중심적, 개방적, 양방향 적인 특성이 플랫폼, 통신망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우리 생활의 깊숙한 영역에까지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진입하고 있다. IT 커뮤니티community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아이비즈넷닷컴은 각 국의 공신력 있는 통계기관이 발표하는 인터넷 이용 현황을 문헌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다음은 아이비즈넷닷컴이 발표한 호스트, 서버, 도메인, 이용자 수에 대한 통계 수치이다.
호스트 수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의 수는 1969년 4대를 시작으로 1993년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표1) 1996년 기준 1천만 대를 넘어서서 2,000년 중반에는 무려 9,000만대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1969년 인터넷의 출발이후 1990년 초반까지는 인터넷이 소수의 전문가 그룹이나 연구소, 대학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1992년에 최초로 100만대를 넘어서면서부터 93년부터는 매년 100% 가까이 성장하는 폭발력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1993년 말에 7,650대에 불과하던 Host의 수가 매년 성장하여 1999년 8월에는 460,974대에 이르렀다.
WWW서버 수
WWW서버 수는 1993년 6월 불과 130개에 불과했으나 7년이 지난 2000년 6월에는 17,119,262개로 131,686 배라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였다.(표2) 인터넷의 초창기에는 주로 FTP, Gopher, Telnet, Wais등이 활용되었으나, 1989년 팀 버너스리가 WWW(World Wide Web)을 창안함으로써 WWW 서버는 인터넷의 기본이 되는 서버로 자리를 잡아 그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96년도에 10만대를 돌파한 후, 1년 후인 97년에는 100만대를 넘어섰다. 2000년에 이르러서는 이미 1천700만대를 훨씬 돌파한 상태로, 앞으로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WWW 서버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메인 수
도메인은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주소이다. 도메인 네임이란 인터넷에서 각 웹사이트들의 주소를 지칭하는 것으로 Inter NIC(현재는 Internet Software Consortium에서 총괄함)에서 이를 총괄 관리하고 있고, 국내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도메인 네임 수는 1989년에는 3,900개에 불과했으나 1995년을 전후해서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1997년에는 백 만 개를 돌파했다. 이후 ISC에서 호스트 수에 근거한 새로운 도메인 조사방법을 적용한 바에 따르면, 2000년 중반을 기준으로 9천만 개를 돌파한 것으로 보고됐다.(표3)
도메인은 .com, .net, .org, .edu, .gov 등과 국가별로 주어지는 .kr, .jp, .uk등이 있다. 전체 도메인 중 .com 도메인이 가장 높은 비율로 분포하고 있고 다음으로 .net, .edu 등의 도메인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적용되는 국별 도메인에서는 .jp로 표기되는 일본이 가장 높은 것으로 ISC는 밝히고 있다. 또한, Telcordia Technologie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9천만 여 개가 넘는 전체 도메인 수 중에서, .com 도메인이 3,200만 여 개로 1위, .net 도메인 수가 2,300만 여 개로 2위였다. 국내의 .kr 도메인 수는 41만 여 개로 집계되었다.
국가별 사용자 수
1999년 Computer Industry Almantec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수 중에서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42.79%로 나타났다.(표4) 조사 시점 기준 우리나라는 500만 명으로 10위를 차지했다. 2000년 현재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1,600만 명 수준으로 1년 만에 세배가 넘는 수치의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2.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 및 이용행태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전국의 3,582가구(10,058명)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인터넷 이용자 수 및 이용 행태 조사(2001년 4월, 조사기간 동년 3월6일부터 3월 31일까지)에 의하면 7세 이상 응답자 중 ‘월평균 한번 이상’ 인터넷 이용자는 2,093만 명(48.6%), ‘일주일에 한번 이상’ 이용자는 1,956만 명(45.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통계학적 인터넷 이용률
남성인터넷 이용자는 1,196만 명, 여성이 897만 명으로 남성 인터넷 이용자가 여성에 비해 262만 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정보격차가 해를 거듭하며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5)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은 7~19세의 인터넷 이용자 층의 급성장이 눈에 뛴다. 이 연령대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737만 명, 인터넷 이용률은 81.6%로 전 연령층에서 인터넷 이용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PC보급과 인터넷 접속 기반 구축, 학습 자료의 온라인 검색, 온라인 게임이용자 급증,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급속화 전개 등의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연령별 증가율은 2000년 12월 대비 40대가 27.7% 가장 크게 증가했고, 다음으로 30대 11.0%, 7~19세 10.1%, 50대 이상 8.7%, 20대 4.9% 순이다.(표6) 40대의 증가율은 관리자급 인사의 인터넷 활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역별 인터넷 이용도 측면에서 인터넷 이용인구는 서울, 경기, 부산, 인천, 경남 순으로 인구분포에 영향을 받고 있고, 2000.12월 조사 대비 제주, 경북, 강원, 대구 지역의 인터넷 이용률의 성장으로 인터넷 접근 환경면에서 지역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7)
이용자의 학력 및 직업측면에서는 중/고/대학생의 인터넷 이용률은 95%대이고, 대졸 이상 학력자의 인터넷 이용률이 73.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학생의 인터넷 이용률이 84.7%로 가장 높은 가운데 사무직 종사자 및 전문직, 관리직 종사자의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인터넷 이용 환경
가구별 PC보급률은 12월 대비 1.1%p 증가한 72.1%에 이르며,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가구는 2.5%p 증가하여 5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표8)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장소는 가정(65.9%), 회사(17.4%), PC방/게임방(11.4%), 학교(3.3%)의 순으로 나타났다. 초고속 통신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충에 따라, 가정 이용자가 대폭 증가하고 기타 장소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 감소하는 추세다.
가정 내에서 인터넷 접속 시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ADSL, HDSL등 xDSL과 케이블 망의 초고속 접속 방법 이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전체 가구의 40.5%로 조사됐다.(표9) 개인이 인터넷 이용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접속 방법(1순위 접속방법)은 xDSL이 가장 많은 44.0%이며, 다음이 회사, PC방의 전용선으로 31.7%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행태
인터넷 이용기간이 1년 이상의 경우에는 ‘업무’, ‘학교과제해결’의 비중이 다른 이용기간 범주에 비해 높고, 3개월 미만일 경우에는 ‘주위권유’, ‘자녀교육’, ‘뒤쳐지지 않기 위해’ 등의 비중이 높아졌다.(표10) 이는 인터넷 이용자가 초기 일부 선도 이용층(화이트컬러, 대학생)에서 확산되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로, 생활의 필수도구로서의 인터넷에 대한 인식 확산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매일 이용자의 비중이 다소 증가하여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인 56.8%에 이르고, 인터넷을 일주일에 1회 이상 이용하는 사람은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93.5%에 이른다. 또, 최근 한달 이내 인터넷을 이용한 사람은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9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이용시간은 주당 10.67시간, 주평균 이용시간은 남성(12.16시간)이 여성(8.68시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표11)
대부분의 이용자(58.1%)가 ‘자료정보 검색’을 목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오락・게임’, ‘메일사용’, ‘학습’을 위하여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은 남성에 비해 ‘메일사용’, ‘채팅’ 등의 커뮤니티 활동과 ‘쇼핑’ 비중이 컸다.(표12) ‘컴퓨터・인터넷 정보’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이 85.3%로 가장 많으며, ‘연예・오락’ 사이트에 접속하는 사람은 50.2%, ‘뉴스・언론’은 14.3%, ‘여가・스포츠’는 13.8%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자의 13.9%는 최근 3개월 간 인터넷 쇼핑을 한 적이 있으며, 전체 인터넷 이용자 중 향후 구매의사가 있다고 답한 이용자는 28.0%에 이르렀다. ‘도서・비디오・음반’이 40.9%, ‘의류・개인잡화’는 35.7%, ‘가전・전자제품’이 21.8%, ‘예약’은 12.7% 등이었고, 주 결제방법은 전체 인터넷 쇼핑 경험자의 대다수(98.5%)가 온라인 송금・계좌이체 방법(43.1%) 및 신용카드(55.4%) 등으로 쇼핑대금을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 시 느끼는 불만사항으로는 지나친 개인정보의 유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19.9%)했다. 2000년 12월 대비 ‘교환반품 서비스’, ‘상품문의 어려움’에 대한 불만 사항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배달, 구매이후의 서비스, 상품의 질 등 off-line상에서 야기되는 사항에 대한 불만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터넷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으로는 ‘느린 통신속도’를 가장 많이 지적(54.9%)하고, 2000. 12월 대비 이용금액 부담에 대한 지적이 4.2%p증가했다.(표13) 이는 최근 초고속 통신의 확산에 따른 고급 콘텐츠 향유에 대한 심리적 기대의 증가와 초고속 통신 이용자 증가에 따른 이용요금의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3. 콘텐츠산업이란
콘텐츠는 문자, 소리, 화상, 영상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 정보의 내용물을 뜻한다. 문자의 출판에서부터 음성의 통신이나 음악, 화상, 영상과 같은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콘텐츠산업이란 이러한 콘텐츠들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산업 전체를 지칭한다.
콘텐츠란 정보 전달 방법과의 관련 속에서 정의할 수 있는 개념이며, 따라서 콘텐츠산업은 넓은 의미로 정보산업의 한 종류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유럽의 IMO(Information Market Observatory)는 정보산업 분야를 정보 콘텐츠(Information contents), 정보 전달(Information delivery), 정보 처리(Information Processing)산업으로 구분한 바 있으며, IEC(International Engineering Consortium)는 정보산업을 정보 콘텐츠(Information contents), 정보 기기(Information appliances), 정보 전달(Information delivery) 산업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여러 분류 속에서 정보 콘텐츠산업은 출판, 영상, 오락 및 게임 프로그램, 정보서비스 및 데이터베이스 등까지 모두 포괄하는 분야로 규정되고 있다.(그림58)
1980년 대 이후 ‘문화의 산업화’라는 관점에서 도출된 문화산업이라는 개념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맞물리며 자연스레 문화 콘텐츠산업을 부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산업에 대한 정의와 그에 따른 분류는 문화의 산업화 현상에 대한 관점에 따라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1999년에 제정된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은 문화산업을 영화, 음반, 비디오, 애니메이션, 출판, 게임, 소프트웨어, 방송, 광고, 패션디자인, 멀티미디어multimedia콘텐츠 관련 산업, 공연, 미술품, 문화재 관련부문, 공예품, 전통의상 등 대중문화, 고급문화, 전통문화 등을 두루 포함하는 것으로 분류하고, ‘예술성, 창의성, 오락성, 대중성 등의 문화적 요소가 체화 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형, 무형의 재화와 서비스 및 이들의 복합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편찬한 <2000 문화산업백서>는 콘텐츠산업을 ‘디지털 시대가 시작된 이후 중요한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정보기술산업이 소비자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모든 것을 생산, 유통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멀티미디어콘텐츠산업의 분류 기준을 협의의 관점에서 콘텐츠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표14)
멀티미디어산업에는 통신망과 관련된 네트워크 산업과 단말기, 하드웨어와 관련 된 플랫폼 산업, 망을 통하여 플랫폼으로 전달되는 영상, 음성, 뉴스, 게임 등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멀티미디어콘텐츠산업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멀티미디어콘텐츠산업은 문화산업에 속하고, 문화산업은 콘텐츠산업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현재 콘텐츠산업이라는 개념은 통신과 각종 소프트웨어 산업을 포함한 멀티미디어콘텐츠산업으로 이해되고 있다.
현재는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거쳐 초고속 인터넷 망의 시대로 멀티미디어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기반 조성이 완료되어 있다. 그래서 21세기는 이 기반을 풍성하게 만들 멀티미디어콘텐츠가 요구되고, 이른바 콘텐츠의 시대라고 명명된 것이다. 미 상무성은 디지털콘텐츠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디지털문화를 이끌고 인터넷, 디지털방송, 통신 등의 산업과 맞물려 디지털경제를 구조화시킬 것이라고 한 바 있다.(그림59) 이 같은 주장은 과거의 콘텐츠와 미디어가 1:1로 만나면서 ‘별도의 그릇에 담긴 내용물’의 모습이었면 인터넷이라는 사용자 환경의 출현은 ‘하나의 그릇에 담긴 내용물’의 모습이고, 내용물 역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녔으되 혼합 시의 이질감이 최소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그림60)
4. 콘텐츠산업의 윈도우 효과
멀티미디어콘텐츠산업의 확산은 디지털사회의 특징인 정보의 공유(네트워크network), 소수권력의 출현(전자민주주의), 정보의 감성적 소비(문화산업)와 맞물려있다. 산업화 시대의 지식체계가 선형적인 구조의 축적형이었다면 정보화, 디지털, 인터넷 기반 사회의 지식체계는 비선형적인 구조의 분산 선택형이다. 즉 축적된 데이터를 단순히 활용하는 수준을 지나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감성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감성에 의한 창조력이 요구되는 문화에 대한 소비는 새로운 사회의 인간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즉 단순한 감상 위주의 문화소비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만들어 가는 적극적인 문화소비가 필요하다. 대화형 문화소비가 가능한 멀티미디어콘텐츠에 대한 수요 증가와 산업화에 대한 관심은 이에 따른 것이다. 또 국민 1인 당 소득이 1만 불이 넘어서는 시점에서 여가와 오락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다는 논리가 국내의 콘텐츠산업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다.
감성적 정보소비와 오락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콘텐츠산업을 준비하게 했다면 그것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조한다는 이론은 이 산업을 본격화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또는 윈도우효과(Window Effect)라고 불리는 문화산업의 다층구조가 그것이다. 하나의 산업 분야에서 생산된 상품을 기반으로 다양한 관련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이 전자의 전략에 가깝다면, 후자는 하나의 상품이 하나의 산업분야를 축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 속하는 상품으로 전환 판매하는 전략에 가깝다. 전자가 관련상품 생산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부담의 측면이 강화되는 아날로그 기반의 마케팅 개념이라면 후자는 디지털화를 통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마켓을 확산한다는 측면이 강하다.(그림61)
5. 만화콘텐츠산업의 윈도우효과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인 투니버스가 제작했던 방송용 애니메이션 《영혼기병라젠카》의 경우 작품 발표와 동시에 출판, 음반, 방송, 비디오, 캐릭터 라이선스 등이 동시에 진행됐다.(그림62) 종합문화산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전 문화산업 영역을 포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극장용 영화의 경우 한 가지 작품을 통해 부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상품군이 많다. 국내 문화산업의 촉진제 역할을 했던 헐리우드 영화 《쥬라기공원》의 사례는 문화산업 측면에서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의 모범을 보였고, 이를 뚝심과 자기철학으로 한국화 한 《용가리》의 심형래는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문화산업의 기획 및 제작, 유통 단계가 온라인화 되면서 원소스멀티유즈의 개념은 문화산업의 윈도우효과로 대체되고 있다. PC통신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통신작가 박상국의 소설 《구타교실》은 (주)시공사를 통해 단행본 소설로 출간됐다. 만화작가 박산하는 이 작품을 원안으로 한 <구타닷컴>을 만화잡지 《기가스》에 연재했고, 곧 이어 단행본만화로 출간했다. <구타닷컴>의 연재분과 단행본은 인터넷 만화서비스 업체 (주)코믹플러스를 통해 디지털화 돼서 인터넷 서비스가 진행중이다. 오프라인 상품을 온라인화 하기 위해 디지털화하면서부터 원소스멀티유즈의 개념은 윈도우효과를 갖게 된다.(그림63)
인터넷을 통한 만화 구독서비스는 대개 개인용 컴퓨터의 웹브로우저를 통해 HTML이 지원하는 이미지파일을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업체는 ‘보여주는 방식’과 ‘볼 수 있는 기기’를 다양화하는 쪽에서 윈도우 효과를 구현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가 기준이 되는 보여주는 방식의 측면에서는 웹브로우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작품의 여러 페이지를 한 파일로 묶고 복제방지 시스템을 도입해서 전용 전자책 브로우저를 통해 보여주기 등의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이것이 실시간 전송 방식이라면 E-mail이나 이용자 계정 전용 웹폴더 등을 통해 전송 받을 일시와 분량, 장소(메일 주소) 등을 신청 받아 사후 전송하는 방식 등의 도입, 온라인 게임처럼 CD롬에 패키지화 된 작품을 주문제로 발송하는 방식 등의 도입이 진행 중에 있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 이후 모바일(Mobile) 컴퓨팅 환경이 보급 단계에 이르고 있는 현시점에서 포스트PC 계열의 플랫폼 등장은 ‘볼 수 있는 기기’를 통한 윈도우 효과를 콘텐츠산업의 전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오프라인 대중문화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영화의 경우 제작환경이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극장비디오TV 또는 인터넷의 순으로 원본의 손상 없이 단일 상품을 다른 산업 영역의 상품으로 전환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출판만화상품의 경우도 단일 상품의 생산을 기점으로 동일 산업 영역과 다른 산업 영역에서의 판매가치를 지니는 상품으로 손쉽게 전환되고 있다. ㈜코믹플러스는 이 같은 출판만화의 윈도우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의 사업모델과 콘텐츠 운영정책을 펼치고 있다.
출판만화 <구타닷컴>의 디지털화는 윈도우의 디스플레이 창 크기가 800모드(단위 ; 픽셀pixel)에서 1024모드로 전환되는 시점에 진행됐다. 이에 따라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하지 않고도 볼 수 있도록 세로 폭을 기준으로 가로 폭을 조절하고 1024모드에서 2페이지(만화책의 펼친면)를 보여주기 위해 작품 1페이지의 이미지 사이즈를 450*650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코믹플러스는 인터넷과 데스크탑PC를 기반으로 정형화 된 디지털화 공정을 통해 출판산업 분야의 상품을 인터넷산업 분야의 상품으로 전환했다. 또 이 소스source를 기반으로 인터넷산업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판매가치를 형성할 수 있도록 ‘소스 제작 표준 공정’에 곧 일반화될 디지털미디어, 인터넷 단말기 등을 고려했다. 이로 인해 웹TV, 전자책 디바이스, 웹pad, PDA,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 창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도 <구타닷컴>은 별도의 상품으로 등장한다.
윈도우효과를 통한 단일상품의 유통창구 다변화는 <구타닷컴>이라는 작품의 본질적인 구성요소는 유지하면서 기술적이고 환경적인 변화만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 요인을 만든다. 또 문학소설의 형식을 취한 원작의 입장에서 본다면 작품이 지닌 고유한 구성과 설정 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다른 산업영역인 만화로 재창조되면서 새로운 상품가치를 만들어냈다. 원작자 박상국과 만화작가 박산하는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화나 게임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어 콘텐츠산업의 원소스멀티유즈 전략과 윈도우효과에 따른 가치창출 구조를 적극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기술적 자산보다 기술환경과 콘텐츠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획, 마케팅, 파이낸싱(financing), 유통 등 경영자산의 배양이 콘텐츠산업의 최대 장점이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다.
잘가라종이만화, 시공사, 2001
글/ 박석환(만화평론가, www.parkseokhw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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