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만화평론도 잘나가요, 1999.04.01

만화평론도 잘나가요

요즘 가장 잘 나간다는 만화평론가 A씨의 한달 원고량은 원고지 1백매 안팎.2개의 월간지와 2개의 일간지,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계간지와 PC통신용 원고까지 매달 평균 5~6건의 청탁이 쏟아진다.“불과 몇개월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정도의 많은 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화평론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대중문화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일반화되고 `만화도 문화'라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생긴 현상.지난 97년 청소년보호법 파동과 IMF한파를 거치면서 만화시장의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만화에 대한 일반인의 눈높이는 부쩍 높아진 때문이다.일시적인 거품이란 우려도 있지만 일단은 환영할만하다는 게 만화계 안팎의 반응이다.

현재 만화평론가란 이름을 내걸고 글을 쓰는 사람은 15명 안팎이다.만화 외곽에 포진한 학자 그룹과 등단그룹,PC통신에서 활동하는 만화 마니아 그룹으로 나뉜다.미술평론이나 사회학으로부터 분야를 넓힌 최열,최석태,성완경,곽대원,김창남,정준영씨 등 학자그룹은 폭넓은 미적,비평적 소양을 토대로 미디어로서의 만화,혹은 미술로서의 만화라는 만화외적 관점으로 접근한다.예술만화에 대한 관심에 비해 상업만화에 무지한 것이 약점.반면 지난 93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만화평론으로 데뷔한 손상익,박인하,박석환,나호원씨등 등단그룹은 만화에 대한 애정과 풍부한 정보를 장점으로 한다.이들을 중심으로 이제 막 만화비평의 이론적 뼈대가 세워지고 있다.

만화평론계의 최대 논란거리는 마니아그룹이다.만화수요자이면서 때로 예비 만화가로 변신하는 만화 마니아들은 최근 사이버 공간을 통해 만화평론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 `송락현의 애니스쿨'로 스타덤에 오른 송락현씨가 대표적인 예.만화마니아 문근영씨(20)는 “그동안 만화는 공식 정보보다는 음성적 정보가 훨씬 방대하고 정확했다”며 “다른 분야에 비해 마니아의 평론 활동이 활발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지난해 모평론가의 사과문까지 끌어냈던 표절시비는 통신비평의 개가였다.반면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 즉흥적이고 주관적인 평은 문제로 지적된다.



몇몇 만화잡지는 이런 조류에 발맞춰 평론 지면을 확대하고 있다.본격적인 만화비평저널을 표방하면서 지난달 혁신호를 낸 한국만화문화연구원의 `코코리 뷰'는 만화비평 코너를 상설해 문흥미씨의 `인 서울'과 이강주씨의 `타르타르'를 비평의 도마에 올렸다.만화잡지 `오즈'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순정작가 이정애씨와 유시진씨에 대한 본격적인 `작가론'를 시도해 화제가 됐다.이외에도 `리뷰'와 `상상'`이매진'`키노'등 대중문화 잡지들도 만화관련 코너를 마련했다.

만화평론가 박석환씨(26)는 “만화비평이 단편적인 리뷰나 칼럼의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만화비평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미 ymlee.kuk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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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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