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만화, 드라마를 삼키다, 2014.11.24

만화가 올 하반기 드라마 시장을 접수했다. KBS '노다메 칸타빌레'부터 tvN '미생' '라이어 게임', OCN '닥터 프로스트'까지 줄줄이다. 내년 초 방영 예정인 '지킬과 나' '밤을 걷는 선비' '치즈 인 더 트랩'도 출격 대기 중. 만화와 드라마 간 매체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을 분석한 책 '한국 만화 미디어믹스(Media mix)의 역사'(팬덤북스)도 최근 발간됐다.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으로서 만화가 갖는 가치를 조명한 첫 책이다.

만화, 영상의 원천(源泉)

조선일보 연재 4컷 만화 '멍텅구리 헛물켜기'(1924)가 2년 뒤 영화 '멍텅구리'로 옮겨지며 시작된 만화의 영상화 작업은 만화가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을 영화로 옮긴 '고바우'(1958)를 거쳐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리메이크한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을 통해 꽃을 피웠다.
거기에 비하면 드라마는 한발 늦은 편이다. 만화가 처음 드라마로 제작된 건 1967년 '왈순아지매'에 이르러서다. 만화평론가 박인하씨는 "만화 원작의 드라마를 매일 혹은 매주 방영하기엔 기술적·재정적 여건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들어 이현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폴리스'(1994)가 성공을 거둔 뒤 '아스팔트 사나이'(1995) '미스터Q'(1998) 등 만화 원작 드라마가 줄지어 등장했다. 한국영상대 만화창작과 박석환 교수는 "경제·문화의 개방성이 커지면서 만화를 주류 대중문화로 받아들일 만큼 심리적·기술적 포용력 역시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만화의 시너지

조선시대 여형사를 그린 '다모'(2003), 한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설정의 '궁'(2006), 제주도로 표류해 온 서양인과 조선 해녀의 로맨스를 그린 '탐나는도다'(2009) 등 만화 원작 드라마는 참신함을 무기로 막장 소재 없이도 작품성과 인기를 두루 확보했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씨는 "드라마는 만화 원작이 보여주지 못하는 현란한 색채와 음향 효과를 구현하면서 만화적 대사와 연출을 통해 만화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고 말했다.

만화도 드라마의 덕을 본다. 이른바 '드라마셀러'다. '궁'은 2006년 일본에 수출돼 3년 뒤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올해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미생'을 포함해 원작 만화책의 판매 부수는 드라마 방영 직후 4배 이상 올랐다.

다매체 시대, 미디어믹스는 계속된다

TV 채널이 늘면서 드라마의 소재나 표현 방식이 다양해지는 것도 만화의 드라마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다. 만화 원작으로 만든 첫 케이블 채널 드라마인 OCN의 '키드갱'(2007)은 첫 방송 당시 이례적인 시청률(1.5%)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 역시 "황당무계한 조폭의 모습을 드라마 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만화평론가 김성훈)는 것이다.

대세는 웹툰. 내년 방영 예정인 '밤을 걷는 선비' '지킬과 나' '치즈 인 더 트랩'도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다. 미국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유증' '연애세포' 등 웹툰은 TV를 넘어 웹 드라마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연애세포'를 제작한 싸이더스HQ 방재선 PD는 "모바일 환경이 본격화되면서 드라마가 TV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발랄한 상상력과 인터넷 파급력 등 웹툰의 장점을 드라마로 옮기려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1/24/20141124000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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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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