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10일 오픈한 코믹플러스가 14년 간의 만화콘텐츠서비스를 마감한다.
코믹플러스로 출발한 회사명이 엔조이365, 파프리카미디어로 바뀌면서 사업모델이 조금씩 바뀌기도 했지만
'살아있는 1세대 만화콘텐츠업체'로서의 위치는 유지했었다.
개인적으로 첫 직장이고 창업 단계부터 관여했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 ***라고 알고 있었는데 전자책서점업(오이북)을 하는 링거스커뮤니케이션에 인수(2014년)되어 부분 유지되다가 최근 사이트 리뉴얼(2016년)을 했다(2016년 1월 27일 추가).
<최초 오픈 시의 코믹플러스>
<1차 개편 후의 코믹플러스>
돌이켜 보면 코믹플러스는 만화콘텐츠서비스 분야에서 여러가지 모델과 운영정책을 제시했었다.
첫번째는 서비스 유료화다.
2000년 오픈 시 무료만화 웹진이 대세였다.
코믹플러스는 이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4종의 웹진과 단행본을 중심으로 '유료만화 서비스'를 계획했다.
청소년 잡지 기가스, 순정잡지 케이크의 온라인판, 성인만화웹진 DASH, 인디만화웹진 COMIX 그리고 작가 200 여 명의 단행본.
말 그대로 만화방을 온라인으로 옮겨오고자 했고 가능하다면 이를 각종 분류에 맞춰 제공할 수 있는 양적 증대를 이루고자 했다.
<PDA용 코믹플러스. 컴퓨터 연결 후 다운로드 받아 이동 중 사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두번째는 콘텐츠 형식의 다양화였다.
2000년 오픈 때는 동영상과 만화를 결합한 AV만화를 론칭했고
2001년에는 PDA만화를
2002년에는 WAP방식의 모바일만화를 론칭했다.
2003년에는 플래시 기반의 무빙코믹스를
2004년에는 뉴스사이트와 웹카툰 서비스를 실시했다.
이 같은 형식 실험은 결국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형식인 뷰어형태의 페이지만화보기로 통일됐지만
기존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줬다고 생각한다.
***라는 자부심도 있지만 어찌보면 기획자로서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본...
<작가닷컴 사이트로 구성된 이재학닷컴. 하나포스 게이트웨이 사이트>
<이상무 작품관 론칭 이벤트 페이지>
세번째는 접근성 강화였다.
코믹플러스는 오픈 2년 차에 100만 회원을 달성했고 경쟁사이트였던 코믹스투데이를 인수하면서 200만 회원을 확보했지만
그 회원들이 모두 유료결재를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유료결재는 복잡하고 불편했다.
그래서 유료 결재 수단이 있거나 대체 수단이 있는 대형사이트 쪽으로 콘텐츠를 공급했다.
이미 사이버 머니를 지닌 회원들이 한두번의 클릭만으로 유료만화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른바 게이트웨이 서비스는 비판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유료만화 구매를 확대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음악, 소설 등의 콘텐츠를 추가해서 개인이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해 판매할 수 있는 개인형 콘텐츠몰 빌더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창 시절의 코믹플러스>
이밖에도 학습만화만 중심으로 디지털화한 키즈코믹플러스닷컴, 성인만화만 집중 구성한 어덜트코믹플러스닷컴, 1인 작가의 콘텐츠로만 구성한 작가닷컴(이재학닷컴, 이상무만화관 등) 등등등.
<성인콘텐츠를 독립화 한 어덜트코믹플러스>
<이런 아이템도 했다...>
긍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부정적 평가도 많았다.
중요한 것은 당시 코믹플러스는 늘 새로운 시도에 매달렸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집중했었다는 점이다.
이제 그 시대를 증거했던 사이트가 사라진다. ***라고 알았는데 살아났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게 나의 20대가 잊혀지나 보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 왈~~
"경력증명서 때 줄 곳이 또 없어졌다."
## 어제는 코믹플러스가 있는 교대 앞 사무실에 방문해서
사이트가 없어지더라도 마무리는 잘 해야 한다고 말하고 왔다.
저작권료 정산은 물론이고
우리 만화계의 기록유산이 되기 충분한 분량의 만화데이터,
확보하고 있는 옛날 만화 도서,
연락이 두절된 작가들의 원고를 되돌려 주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해서 몇몇 의견을 전하고 왔다.
<최근 운영중인 코믹플러스>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