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이동섭 대표가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한 셋트를 보내줬다.
사적인 서신을 할 일이 있어서 같은 작가의 후속 시리즈라 할 수 있는 <오다 노부나가>를 읽고 있다고 했더니
본작이랄 수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보내준 것이다.
거실에 있는 아이들 책장에 꽂아두고 각종 시간을 쪼개가며 읽었다.
내심 직장인이나 리더들이 알아야 할 경영의 화두를 만화작품을 통해 찾아보자는
'만화독서경영'에 대한 글쓰기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줬다.
작품 속에는 수 많은 상황이 존재했고
매 상황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태도를 결정하는
전국시대의 인물들이 있었다.
물론 주군의 뜻을 헤아려가며,
강한 자의 의지에 따라
그 태도와 방식은 달라졌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달라진 태도로 살아가는 것
그렇게 하지 못해 죽어가고
일족을 멸망에 이르게 하는 것...
그 모든 것이 단 한 사람의 리더
단 한번의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
사람 간의 대화는 얼마나 거대한 결정의 순간인지...
일본 통일에 얽힌 세 영웅의 이야기
난세의 인간경영...
아~~ 담배 당기네^^
이 작품의 원작인 야마오카 소하치의 소설은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우리에게는 <대망>이라는 제목으로 유명하다.
중학생 시절 만화방에서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을 여럿 봤다.
나도 시도해 본 적이 있었는데 이름 외우기도 번잡스러웠다.
인명인지, 지명인지, 가문의 명칭인지 혼란스러운 명칭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포기했었다.
당시 적당히 야했던 시드니셀던의 소설에 더 많은 매력을 느끼기도 했었고...^^;
그렇게 소설 <대망>과 멀어졌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때때로 <대망>을 만나게 됐다.
술자리의 선배, 직장상사, 선생님 등등이 나는, 또는 저분은 이런 유형의 리더라고 말하면서 소설 <대망>을 이야기했다.
"울지 않는 두견새가 있다면
오다 노부나가는 그 새를 죽이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그 새를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그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나는, 또는 저분은 이중 누구누구 스타일이다.
그러니까 잘 해보자는 식이었다.
그 <대망>을 일본 최고의 만화가 중 한명인 요코야마 미쯔데루가 만화로 옮긴 것이 만화<도쿠가와 이에야스>이다.
올드팬들에게는 <철인28호>, <바벨2세>, <요술공주 세리>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만화가다.
주인공은 제목처럼 도쿠가와 이에야스이지만
매력으로만 치자면 오다 노부마가를 따를 수 없다.
이른바 F4에 비길만한 귀족 가문의 꽃미남으로 문무가 뛰어난 용장이다.
불 같은 성격 탓만은 아니지만 천하를 통일하지 못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침략한 나쁜 놈이지만
떠돌이 상인 출신으로 오다에게 등용된 최고의 전략가이다.
원숭이 처럼 잔꾀가 능하지만 역시 천하를 통일하지는 못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패망한 영주의 아들로
오다의 인질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가신들의 도움으로 오다에 버금가는 영웅으로 성장
인고의 세월 끝에 천하를 통일한 인물이다.
기다리는 것, 참는 것, 고개숙이고 준비 하는 것 등등이 도쿠가와라는 영웅의 태도이다.
어찌보면 무기력해 보이는 이 영웅이 결국 천하를 얻은 것이다.
불처럼 용맹스러운 것도
최고의 전술과 전략도
기다릴 수 있는 용기나 지혜만 못하다는 것이다. ㅋ~~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각권 말미에 수록되어 있는 유훈을 적어본다.
군에 있을 때 행정병의 무료한 하루를 달래줬던 것이 한메타자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군에서의 비일상적 행동 방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 한메타자를 꼽았다^^
윤동주의 <서시>를 수천번은 족히 쳤을 것이다. 그때는 행정병들 사이에서 타자수 늘리기가 유행이기도 했다.^^
그 때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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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의 근본, 분노는 적이라 생각하라.
승리만 알고 패배를 모르면 해가 자기 몸에 미친다.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지 마라.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나은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워지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 이에야스 (타자 박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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