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평
장르만화란 만화의 상업적 지향점을 더욱 강조하는 수식어이다.
‘절대 재미’를 원하는 대중의 섬뜩한 욕구와
대량생산의 마력을 체감한 자본의 끊임없는 위협
그리고 늘 새로운 행위를 쫓아 이름표를 붙이는 언론의 습성 안에서
우리의 선배들이 펄떡이는 심장과 유연한 머리로 발전시켜 온
만화영토의 다른 이름임에 분명하다.
장르라는 타이틀은 그처럼 가벼이 만들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장르만화의 이름으로 놓인 작품들은
너무나 태연스러워 보인다.
우리는 이 지원이 대중의 공격을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장으로 나서는 작가의 무기가 되기를 원한다.
그런 마음을 담아 12편의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본선에 오른 18편의 작품은 우열을 따지기 어려운 선 위에 있었으나
이번 공모전에 임하는 심사위원들의 이 같은 의지를 다소 만족시키지 못했다.
너른 양해 바란다.
심사위원들의 열띤 논의와 조정 과정을 거쳐 선정된 12편의 작품은
그간 본 공모전을 통해 등장한 작품들과 다소 차이를 느끼도록 했다.
특히 대중적 상업지에서 활동하던 기성 작가들의
코믹스와 순정만화, 카툰 등이 다수 선정됐고
일부 공모전 스타나 공모전 개근작가들의 작품은-그 성과에도 불구하고-제외됐다.
이는 새로운 작가의 등장을 기다리는 마음만큼이나
이 공모전이 기성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메시지이다.
이와 함께 주최측에는 기성작가의 공모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지원작의 성과를 더욱 널리 홍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써 줄 것을
정중하게 제안 드린다.
공모전에 참여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더 다양한 곳에서 우리 만화의 에너지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 심사위원(심사위원장 외 가나다 순)
◦ 김 진(심사위원장) : 만화가. ‘바람의 나라', '레모네이드처럼’ 외 다수
◦ 강인선 : 現 거북이북스 대표. ‘나인’, ‘오후’ 등 순정만화잡지 편집장 역임
◦ 구명서 : 現 미디어러쉬 대표. ‘어린이 한국 신화’ 시리즈 기획·시나리오 집필
◦ 박석환 : 現 시공사 콘텐츠기획연구실장. 창작만화사이트 운영위원. 만화평론가.
◦ 박성식 : 現 한솔교육 출판사업본부 개발팀장. 前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만화지원사업담당과장
글. 박석환(만화평론가, www.parkseokhwan.com)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장르만화제작지원공모 심사평 2006년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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