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하루 남았습니다. 올 해도 참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러 일들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학에 온지 7년 차. 올 해 가장 기쁜 일은 뭐니뭐니해도 15년 졸업한 루즌아 작가가 네이버지상최대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것입니다. 선배의 활약에 맞춰 후배들도 여러 공모전과 플랫폼에서 입상 및 데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마운 일이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50명이었던 만화콘텐츠과(3년제) 입학정원이 조금씩 늘다가 올 해 80명이 됐습니다. 그 덕에 3분반 운영에 신티크 실습실도 1실 추가해서 3실(각반 31대) 운영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학내 스튜디오와 프로젝트실의 장비를 포함하면 총 119대의 액정태블릿 장비가 운용됩니다. 아마도 정원 대비 국내 최대 규모의 실습 시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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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교육부로부터 만화콘텐츠학과(전공심화 과정) 개설 승인을 받았습니다. 학과에서 1년 더 공부하면 4년제 학사학위(정원 20명)를 취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간에는 대학 내 연관학과에서 '만화전공'과정으로 운영했고 올 해 몇몇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조금 더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졸업 후 진출 경로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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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처음으로 만화콘텐츠과 글로벌로드쇼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10여 명의 학생과 함께 중국어판 작품집을 들도 광저우만화축제에 참가해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했습니다. 그간 쇼케이스(과제전), 피칭데이(졸업전), 로드쇼(외부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웹툰의 세계화에 발맞춰 학과 운영도 국제적인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합니다. 우선은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점차로 북미와 유럽으로도 나갈 계획입니다. 관련 산업체의 도움이 컸습니다.
평론 활동을 한 지는 22년차입니다. 민간기업에서 일 할 때나 공공기관에서 일 할 때도 본업은 평론가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고인이 된 김윤식 교수님이 생전에 소설계에서 했던 현장비평, 월평이 좋은 사례였습니다. '1주에 1편의 리뷰'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는데 해가 갈 수록 작품리뷰를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만화와 웹툰에 대한 학술적 글쓰기, 논증적 글쓰기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널리 공개되는 글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계속 쓰고 있는데 전보다 발표되는 원고량은 현저히 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의미있었던 일은 신예 만화평론가 10명과 함께 1950년 대 전후의 만화책과 만화잡지를 읽은 것입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평론공모를 통해 등단한 이들과 함께 만화박물관 소장 자료를 읽고 자료에 대해 품평을 했습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는데 반갑게 만나서 즐겁게 마무리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따로 일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좋았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를 자주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 해 작은 책도 한 권 묶었습니다. 2012년부터 네이버지식백과에 '한국만화정전'을 연재했습니다. 만화100년의 역사를 대표하는 100편의 작품을 선정해 소개했는데 50편까지 연재하고 학교 일 등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연재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신문연재만화, 명랑만화, 90년대 코믹스 등에 대해서는 일별을 맞췄지만 80년대 극화, 순정만화, 교양학습만화, 웹툰 등은 아직 서술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신문연재만화편을 단행본으로 묶자는 제안을 해줬습니다. 고마운 일이었고 후속 연재를 이어갈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는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정전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너무 많은 작품이 단기간에 소비되고 잊혀지는 만화계의 풍토에 비춰보면 대표작만이라도 상시적으로 읽을 수 있고 재평가 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만화의 개념화와 체계화를 위해서라도 대표작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이를 학습할 수 있는 기초 자료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에 반가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대학에 와서 만화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고민하다가 웹툰창작 교육을 위한 교수학습모델을 연구한 바 있습니다. 2018년 대학의 지원으로 진행한 연구가 전문대학교수학습연구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9년 이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한 학술지 논문이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에서 학술상을 받았습니다. 시상식에는 가지 못했지만 이 또한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좋은 기회를 주셔서 국내외 세미나에도 참가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호주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웹툰 정책에 대해 발표했고 부천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웹툰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재구축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작가들과 산업계가 일군 현재의 웹툰생태계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이론적 바탕과 합리적 정책을 제시해고자 했습니다.
올 해 마지막 원고가 남았습니다.
매년 하는 만화산업백서 원고인데 ... 이제 마무리해야지요.
내년에는... 내년의 일을 해야겠지요.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 뵙겠습니다.
아차 2019년 정기인사에서 부교수로 진급했습니다. 바빴지만 좋은 해였습니다.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