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피플(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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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 한국만화인명사전 출간한 손상익씨, 코믹플러스닷컴, 2003.04.01
손상익, 사)한국만화문화연구원 그리고 코믹플러스 손상익씨는 흰머리가 수북하고 눈썹이 짙은 언론인이다. 역삼각형 얼굴에 광대뼈가 툭 튀어나와 날카로움을 더하는 언론인. 손씨는 평론가이다. 날선 시선에 턱 끝을 살짝 올린 권위와 독설을 준비하고 있는 평론가. 헌데 또 손씨는 만화가이다. 그러고 보니 짙은 눈썹 끝은 아래로 살짝 쳐져있고 눈웃음으로 만들어진 주름과 커다란 눈동자는 장난기가 그득하다. 쉬지 않고 일한 듯 누적된 피로가 얼굴에 묻어나지만 자신에 대한 편견과 만화에 대한 오만으로 하루가 즐겁기만 한 모양이다. 언론인이고 만화가이기도 했던 손씨는 만화평론가이다. 일방통행로 만화계에 고속도로를 뚫은 행복한 평론가 1993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로 등단한 만화평론가 손씨는 우리만화사를 통시적으로 기술한 를..
2019.01.10 -
박석환, 터치와 H2의 아다치 미츠루, 웹진 코믹존, 2000
아다치 미츠루는 원한다. 일용품처럼 반복 구매되는 작품 괜한 소리 - 즐거운 공산품 소화시키기 장사꾼이 있었다. 절대 뚫리지 않는 방패를 파는 장사꾼.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을 파는 장사꾼. 두 장사꾼을 사이에 두고 구경꾼이 묻는다. 이 방패로 이 창을 찌르면... 장사꾼은 선뜻 실행을 피하지만 어느 사이 사람들은 몰려든다. 구경꾼의 심리는 이 난처한 상황에 흥미를 느낀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현대의 장사꾼들은 구경꾼의 심리를 이용해 무수한 영업전략을 세웠다. 자연 발생적인 상황이 아니라 의도적인 대립 상황을 연출한다. 구경의 욕구를 지닌 이들은 연출된 상황에도 흥미를 느꼈지만, 점차 그 내막을 알게 되면서부터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선한 주인공이 언제고 최후의 승자가 되는 뻔한 수수께끼는 더 ..
2019.01.06 -
박석환, 미술평론가 인하대 성완경 교수 인터뷰, 코코리뷰, 1998
나는 원한다. 문예로서의 만화, 접합으로서의 만화 사람의 수가 많다는 것이 다행스러울 때가 있다. 도무지 혼자서는 안 되는 일들을 할 때, 옆자리에 선 사람을 보는 일은 얼마나 반가운가. 그런 사람의 역할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은 또, 얼마나 복된 일인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해주는 사람. 그의 믿음직한 어깨를 뒷자리에서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한다. 어쩔 때는 그것이 노력만으로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마도 우리는 스스로의 능력에 절망하지 않기 위해 쉬지 않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주저앉고, 그러나 결국 분노하고, 그러나 결국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또 다시 주변부를 맴돌 것이 뻔한 일이더라도. 그럴 때, 우리는 위안이 돼줄 사람을 만나고, 허덕이..
2019.01.04 -
박석환, 만화가 백성민 인터뷰, 히스테리, 1998.07.01
안티히어로, 역사만화 속으로 -백성민, 『토끼』- 스펙터클한 반상의 격돌이 이루어졌다. 마침내 꽃을 피우고 그처럼 환한 웃음과 조련된 언어로 미디어정치의 장단을 읽어낸 대통령님 DJ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은 보다 깊어진다. 혈연, 지연, 학연 등으로 옮아 메어져 꼼짝할 수 없는 우리 내 국민감정을 사람간의 선(線)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선, 전선(電線)으로 연결해낸 그 사람. 전대의 지배권력이 확성기(擴聲器)를 통한 직접 추궁, 강요, 수긍의 순서도를 지니고 있었다면 이젠 간접제시, 설득, 이해의 순으로 이어져야한다. 그에게서 철지난 민주투쟁사를 읽어내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절룩거리는 다리에서 시대의 흔적을 헤아려 모두의 가슴을 절룩이게 하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야권의 등극을 접하면서 시작된 단..
201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