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환, 군인 또는 전쟁만화 추천, 2011.1.23

漫畵 편지  

요즘 우리 사회는 강군(强軍)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그만한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이겠다. 군대를 주목하고, 군대가 주목받아야 하는 시대를 산다는 것은 여러 모로 불안한 일이다. ‘소리없이 강하다’라던 자동차 광고처럼 우리 군대도 그렇게 강해질 수는 없을까. 외유내강보다는 외강내유(外剛內柔) 쯤이 좋을 것 같다. 제대한지도 어~언 10년, 외강은 모르겠고, 내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병들의 정신 무장과 휴식 군기 확보가 필요하다. 정신의 휴식에는 만화가 제일이다. 또, 무장과 군기 역시 만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물론, 어떤 만화를 골라 읽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의미는 달라 질 것이다.

역사 속 전쟁에 대한 이야기, 가상의 군대 이야기 그리고 과거를 잊지 않고 스스로 전쟁을 멈추지 않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먼저, <남한산성>(권가야 작, 거북이북스, 전4권)이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과 동일한 사건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그러나 소설 ‘남한산성’이 성 안에서 벌어졌던 사건에 주목했다면, 만화 <남한산성>은 성 밖에서 싸워야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왜란으로 인해 유린당한 땅,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울분’이 담겼다.  

<물위를 뛰다>(전세훈 작, 길찾기, 전3권) 역시 임진왜란을 무대로 펼쳐지는 가상 역사드라마이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달리기 하나뿐인 주인공이, 자신의 하나뿐인 재능을 통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 ‘한중일 뜀박질 대회’ 등 가상의 설정이 흥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너는 무엇으로 나라를 구할 건가’ 묻는다.  

<진진돌이레볼루션>(김기정 글, 윤종문 그림, 매직북, 현1권)은 원로만화가 정운경의 ‘진진돌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70년대 인기를 모았던 이 작품은 의인화된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새롭게 각색된 작품에서도 동물의 특성에 따라 기상천외한 주특기가 임무 해결의 열쇠로 등장한다. ‘각자의 역할과 역할에 따른 책임감’이 특공부대원에게만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에이스하이>(이창현 글, 유희 그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현1권)는 가상의 전투비행부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다국적 용병으로 구성된 코믹한 설정의 조정사들이 철학적 사유가 깊게 담긴 만담을 펼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억제력이란 이런 것 아닐까.  

<대야망>(고우영 작,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5권)은 영화 ‘넘버3’에서 송강호가 ‘황소뿔을 맨손으로 잘랐다’며 존경을 표했던 무술가 최영의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70년대 아동잡지에 연재된 작품으로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하다. 그러나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무술 대결을 통해 자신을 단련했던 구도자의 모습은 생생하다. 싸우기 위해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단련하기 위해 대결을 계획한 사내의 삶’이 담겼다.

어떨까. 다섯 작품 모두, 또는 그 중 한 두 작품을 통해 군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져 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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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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