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한국만화문화연구원에 있는 저자가 풀어쓴 만화이야기. 1990년대 우리 만화의 현장을 실감나게 정리했다. 표절의 순수성과 한국만화, 우리 만화속의 일본 찌꺼기, 검열의 역사가 곧 만화의 역사였다 등 만화계 흐름을정리하고 김준범, 이현세, 백성민 등의 작품을 평했다.
구매정보
박석환 저, 초록배매직스 간, 1999, 종이책 15,000원 (현 절판)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90413
저자소개
지은이 박석환은 1973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수학 중이다. 1997년「스포츠서울」신춘 문예 만화 평론 부분에 당선했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우리만화역사전 큐레이터), 제8회 서울국제만화전 예심위원, 언더그라운드만화 잡지「히스테리」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국민일보」에 만화 칼럼 ‘박석환의 만화요, 만화’를 연재하였다. 현재는 한국만화문화연구원의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언론소개
출판저널 : 한국만화를 키워야 한다면서 억압의 고리를 늦추지 않는 정부의 만화 정책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일본 만화의 영향을 은연중에 즐기는 한국 만화산업의 문제점 폭로, 만화는 아동의 전유물이라는 잘못된 시각의 교정에 이르기까지 한국만화가 헤치고 나갈 길을 샅샅이 훑는다…. – 김연수 기자 ( 1999-02-05 )
http://parkseokhwan.tistory.com/30
도서차례
추천의 글
책머리에
Ⅰ. 만화 학교, 한국에서 벌어진 일진회의 이진회 탄압
1. 표절의 순수성과 한국 만화
2. 만화방에 갔다
3. 물고기의 꿈
4. 양은냄비 속의 애니메이션
5. 만화 학교, 한국에서 벌어진 일진회의 이진회 탄압
6. 만화세상이 와 버렸다고
7. 국민의 정부에 대한 소원
8. 검정 선과 하얀 면이 만화의 색
Ⅱ. 일본 문화 개방, 그래도 태극기는 휘날린다
1. 우리 만화 속의 일본 찌꺼기
2. 외국 만화의 번역 오류
3. 1990년대식 레드 콤플렉스가 발산하고 있다
4. 일본 문화 개방, 그래도 태극기는 휘날린다
5. 1980년대와 1980년생 그리고 우리 망가
Ⅲ. 종로 키드, 문학 소년을 만나다
1.「담배 한 개비」안의 「동래학춤」
2. 종로 키드, 문학 소년을 만나다
3. 자본 논리의 비아냥거림 뒤에 숨은 여성 재화
4. 만화의 시간은 왔는데
5.「기계전사 109」의 만화 시기
6. 코어와 고어 장르의 결합을 통한 이현세의 독자층 확장 노력 (이현세, 『천국의 신화』)
7. 안티히어로, 역사만화 속으로 (백성민, 『토끼』)
8. 스물 몇 살의 날들에 가능해진 영혼사랑(김희보, 『소울러브』)
9. 대한민국 딸배맨이 전하는 일상뉴스 (이경석, 『락커의 향기』)
Ⅳ. 지옥에서 보낸 한 철
1. 아동 독자는 없다
2. 우리 만화 뿌리부터 보존하자
3. 지옥에서 보낸 한 철
4. 검열의 역사가 곧 만화의 역사였다
5. 교육 만화가 갖추지 못한 만화의 재미
6.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7. SICAF에 가면 읽어버린 만화를 찾을 수 있을까
8. 교육만화가 갖지 못한 만화의 재미
9. 영상만화가 일어서고 있다
Ⅴ. 네가 내게 달려오지 않더라도
1. 만화야, 만화야
2. 새로운 성향의 두 잡지
3. 히스테리적「히스테리」
4. 네가 내게 달려오지 않더라도
5. 책을 벗어난 정보 단위로서의 만화
6. 만화가 컴퓨터게임으로
7. 언더에게서 그라운드를 뺏어라
책머리에
아이었을 때, 내 주변엔 책이 없었다. 갯벌을 막아 논을 만드는 간척사업이 한창이었던 그때. 반쯤은 어부라는 직업을 잃었고, 반쯤은 농부라는 새로운 직업을 지니게 된 시골 마을. 그곳의 사람들은 아이에게 책을 건낼 시간이 없었다. 그래선지 읍내 학교에 다니는 형과 누이가 가진 교과서는 그들만의 자랑거리였고, 훈장이었다. 아이는 구경 할 수 조차 없는 진기한 것이었다. 아이는 그렇게 유년을 보내며 가족과 함께 서울에 왔다. 아이는 그곳에서 동네 친구들을 따라 ‘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이 많은 곳으로 갔다. 글은 읽을 줄도 몰랐었다. 처음 그곳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그 책이 ‘만화’라는 이름을 지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나쁜 것인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는 그 나쁜 책으로 글을 익혔고, 그림을 익혔다. 어렵사리 구한 동전을 동네 형들에게 상납(?)하며 그들이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를 눈과 귀로 확인했다.
만화로 글을 익혔던 전력 탓일까? 만화는 아이를 못 살게 굴었다. 만화는 아이를 세상과 격리 시키려는 듯 했다. 부모님, 선생님, 군대 고참, 사장님…. 모두가 늘상 아이 곁에 있던 만화에 치를 떨었다. 그에 대한 항변이 결국 아이에게 만화평론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1997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만화평론 부분에 당선되면서 여기저기 발표했던 글을 모았다. 망가를 닮아가는 만화에 대한 불만이 있고, 저급문화의 상징으로 자리한 만화에 대한 집착이 있다. 만화에 대한 산업적 관심, 만화사태를 일으켜버린 사회에 대한 저주도 실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청소년 유해공간으로, 한 패거리들(만화이론가/ 일부 만화계 인사)에게는 만화의 산업적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공간으로 낙인 찍힌 만화방(대본소)에 대한 기억을 담았다.
모아놓고 보니 부끄럽기가 한이없고, 괜한 화가 치민다. 모니터 안에 빼곡이 들어선 글들, 블록을 지정하고 지워버리겠다는 치기를 부린 것이 몇 차례. 결국 지우지 못했다. 인정하고 시작하자는 생각이다. 글은 언제나 나보다 느리다는 걸로 위안을 삼자면서.
만화평론을 시작하면서 내 만화를 그리는 자유를 잃었다. 원해서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자유롭지 못하게 된 나의 창작행위는 쓸쓸하기만 했다. 함께해준 윤숙과 등단 이후 줄 곳 힘이 되준 선배 만화평론가 손상익 님, 한국만화문화연구원의 연구원들, 그리고 본문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졸고를 책으로 만들어준 초록배 매직스의 김순광 님과 박창석 님, 언제고 함께 술을 먹어준 풍납동․천호동․신촌․익산의 정겨운 사람들과 부끄럽게 사랑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인사드린다.
1998. 9.
신룡벌의 네모진 공간에서
박 석 환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