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환 만화영화진흥원 팀장 "웹툰 등장 10년째… 미디어 교육 시급"
부천=김재현 기자 kjh10511@chosun.com
“어린이 웹툰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제대로 된 미디어 교육부터 실시돼야 합니다.”
박석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개발팀장은 인터뷰 내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로운 웹툰을‘못 보게 막는 것’ 못지않게 ‘알아서 안 보게 만드는 것’ 이 효과적일 수 있단 얘기다. 만화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웹툰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교육 하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2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진행됐다.
—웹툰에 빠진 어린이가 늘고 있습니다.
“웹툰이 어린이에게 주는 파급 효과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웹툰은 구성이 탄탄해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해요.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죠.”
—웹툰이 하나의 ‘문화’ 가 된 건 사실이지만 문제점도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데요.
“웹툰은 정보통신강국인 우리나라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작품’이에요. 작가와 독자 그리고 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구성되는 웹툰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형태죠. 지금 나타나는 문제는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제때 대처하지 못해 생긴 것들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잘못된 언어 사용이 제일 크죠. 어법에 안 맞는 줄임말이나 은어(隱語·특정 계층이 자기들끼리만 사용하는 말),비속어가 너무 많이 등장하니까요. 폭력성과 선정성 부분도 심각하고요. 그런데 사실 웹툰을 둘러싼 문제는 모두에게 조금씩 책임이 있어요. 포털 사이트는 워낙 많은 내용물을 다루다 보니 웹툰 한편 한편을 꼼꼼하게 걸러내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책임은 작가 혼자 떠안게 되죠. 그런데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거든요.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장면이 별도 심의 장치 없이 독자에게 바로 전달되다 보니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거예요. 웹툰도 엄연히 하나의 ‘상품’인데 너무 쉽게 소비하면서 단점만 늘어놓는 소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털 사이트의 경우, 웹툰을 제공하는 공간이 너무 넓고 구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요. 주제나 연령 등의 기본 메뉴조차없다 보니 어린이들이 아무 웹툰이나 열어 볼 수 밖에요. 좀 귀찮더라도 ‘어린이가 봐도 좋은 웹툰’ 을 구분해 줘야 합니다. 작가에겐 사용 언어나 장면에 대한 엄격한 자기 기준이 필요해요. 독자의 요구에 휘둘리지않는 고집도 있어야겠죠.”
—보다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을 텐데요.
“웹툰 이용자가 성숙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합니다. 작가 교육도 필요해요. 포털 사이트도 ‘방문자만 많으면 그만’ 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자체 심의 장치를 마련하고, 지금부터라도 사회 공헌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소년조선 | 부천=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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