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칼럼 · 2019. 1. 4.
박석환, 인 서울 삐끼-너는 아무 꿈도 없이 걷고 있느냐, 코코리뷰, 1999
나는 네가 두렵다 친구들과 가볍게 소주를 한잔하고서 지하철역으로 향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와서 옆구리를 툭 친다. ‘아저씨 어디가요? 저기 싼 데 있는데. 잠깐 놀다 가요.’홍조 띤 볼과 어울리지 않게 입을 이죽거리는 아이는 열 대여섯 살 정도 될법하다. 자기 몸을 크게 보이기 위해 털을 세우려고 애를 쓰는 고양이처럼 아이는 연신 어깨 짓을 하고, 팔을 흔들어 댄다. ‘아, 형님 제가 오늘 한번 모실께요. 일단 와서 애들 얼굴 한번보고 다음에 한잔 팔아주세요.’내 소매 깃을 잡고있는 아이는 제법 당당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내가 무슨 죄라도 지은 냥 ‘다음에’를 연발하며 힘겹게 아이를 뿌리쳤다. 아이는 황급히 걷고 있는 내 뒤통수에다 대고 소리쳤다. ‘다음에 꼭 한번 찾아주세요!’나는 얼굴이 붉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