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환, 디지털 시대의 한국만화/ 웹툰 해외 수출 현황과 정책 과제, 2014만화산업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2015.03.31


1. 디지털화 되고 있는 세계의 만화산업


세계적 회계 감사 기업인 PWC(Price Waterhouse Coopers)는 미국의 ICv2, 일본의 Oricon 등의 자료를 토대로 2013년 기준 세계 만화시장 규모를 88억3천6백만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0.49% 감소한 수치이다.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만화시장이 201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소비 지출 감소, 사회문화 전반의 디지털화로 인한 출판만화 소비 감소 등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디지털만화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장규모가 큰 출판만화 시장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2017년까지 전체 만화시장 규모는 연 평균 0.6% 감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역별로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이 40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평가됐고 유럽을 중심으로 중동·아프리카 시장이 39억 달러, 북미 시장이 7.2억 달러, 중남미 시장이 1.59억 달러 규모로 평가됐다.



PWC는 전 세계 만화시장이 2017년까지 연 평균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출판만화 시장이 3.6% 감소하는 반면, 디지털만화 시장은 연 평균 18.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북미 시장이 2017년까지 연 평균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감소세가 가장 클 것으로 봤다. 반면, 신흥 만화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남미 시장은 연 평균 5.2%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전통의 만화시장인 아시아와 유럽 권역은 전체 시장 감소세와 동일한 연평균 0.6%~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세계 만화시장의 대표 생산국인 일본, 프랑스, 미국 만화계는 2013년 디지털만화 시장에 집중했다. 특히 망가의 디지털 유통에 유보적이었던 일본 만화계의 변화가 주목된다. 2000년 대 초반, 일본은 피처폰을 중심으로 만화의 디지털화를 전개했다. PC에서도 전자책 형태의 ‘다운로드 뷰’ 서비스를 중심으로 했다. PC를 중심으로 ‘사이트 뷰’ 방식의 서비스를 진행했던 한국과는 다른 노선이었다. 결과적으로 일본만화의 디지털화는 한국에 비해 늦게 진행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디지털만화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일본만화계의 디지털화도 속도를 더하게 됐다. 2012년 말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 DeNA가 스마트폰 전용 만화잡지 ‘Manga Box’를 오픈했다. 이 디지털잡지에는 고단샤, 쇼가쿠칸 등 메이저 만화출판사들이 참여했는데 한국형 디지털만화 모델인 ‘웹툰’을 적극 수용했다. 이후 한국계 웹툰 기업의 일본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사이트 뷰 방식, 세로 이동, 무료 열람, 요일제 연재 등 대부분의 웹툰 운영 모델이 적용됐다.

프랑스도 한국형 디지털만화 ‘웹툰’의 서비스 사례와 운영모델을 수용했다. 전통적인 문예만화 출판사로 유명한 카스텔만은 유럽권 최초의 디지털만화 플랫폼인 ‘Delitoon’을 론칭하면서 다수의 한국 웹툰을 수입해 서비스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판만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자국 만화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가고 있다.

미국은 인터넷 초기부터 다양하고 실험적인 디지털만화의 창작과 유통 사례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이를 대중적인 산업화 모델로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색다른 디지털콘텐츠 유통망이 생기고 이 플랫폼에 최적화된 ‘ComiXology’라는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특히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슈퍼히어로 만화 원작 영화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만화의 디지털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그만큼 디지털화의 속도도 빨라졌다. DC, 다크호스, 이미지코믹스 등 메이저 만화 출판사들이 디지털만화 서비스를 본격화했고 주요 업체들이 이 어플리케이션을 디지털만화 제작 및 유통 솔루션으로 도입했다.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독립적인 디지털만화 플랫폼을 운영하기도 했다. 다수의 코믹북 출판사들이 이 플랫폼에 참여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의 서비스 경험이 늘어나면서 이 어플리케이션이 제시한 사용자 환경은 ‘미국형 디지털만화의 표준모델’이 됐다.



 

2. 세계 만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만화의 디지털화

한국 만화시장은 2003년 이후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 됐다. 2013년 기준 한국형 디지털만화인 웹툰은 서비스 개시 10년 만에 ‘1일 사용자, 1천만 명’ 시대를 열었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의 디지털만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러왔다. 세계 만화산업계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장 이후 급격하게 감소되고 있는 출판만화산업의 대안적 매출 창구를 마련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만화산업이 보여준 변화는 새로운 기회였다.



2013년 한국 만화산업의 총 매출액은 전년대비 5.2% 성장한 7,976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7억3천만 달러 규모로 한국은 일본, 미국에 이은 세계 3위의 만화소비국이다. 5.2% 성장은 동년 기준 국내 물가상승률 대비 큰 폭의 성장으로 세계 금융위기와 내수 경기 불황 속에 얻은 값진 성과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만화산업의 매출성과는 2003년 이후 디지털 기반으로 급격하게 변화된 국내 만화산업이 전환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내부 질서를 구축한 결과로 보인다.


<표> 만화산업 총괄

구분

사업체 수

(개)

종사자 수

(명)

매출액

(백만 원)

부가가치액

(백만 원)

부가가치율

(%)

수출액

(천 달러)

수입액

(천 달러)

2009년

10,109

10,748

739,094

290,833

39.4

4,209

5,492

2010년

9,634

10,779

741,947

297,632

40.1

8,153

5,281

2011년

8,709

10,358

751,691

307,558

40.9

17,213

3,968

2012년

8,856

10,161

758,525

313,877

41.4

17,105

5,286

2013년

8,520

10,077

797,649

322,569

40.4

20,982

7,078

전년대비증감률(%)

▽3.8

▽0.8

5.2

2.8

▽2.3

22.7

33.9

연평균증감률(%)

▽4.2

▽1.6

1.9

2.6

0.7

49.4

6.5


과거 만화산업 분석의 일반론은 디지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만화출판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만화산업이 일궈낸 2013년의 성과는 만화출판업의 성장에 기대고 있다. 국내 만화출판업은 전체 만화산업의 47.4%를 차지하고 있다. 만화출판업의 유통부문으로 볼 수 있는 만화도소매업이 33.8%, 만화출판업의 임대부문으로 볼 수 있는 만화책임대업이 8.6%이다. 이 3개 분야가 전체 국내 만화산업 총 매출의 89.8%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부문인 온라인만화제작ㆍ유통업의 산업 비중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지만 아직 10.2%에 그치고 있다.


<표> 만화산업 업종별 연도별 매출액 현황 (백만 원)

중분류

소분류

2011년

2012년

2013년

비중(%)

전년대비

증감률(%)

연평균

증감률(%)

만화 출판업

만화 출판사(만화잡지, 일일만화, 코믹스 등)

97,727

99,202

107,095

13.4

8.0

4.7

일반 출판사(만화부문)

241,419

254,483

270,852

34

6.4

5.9

소계

339,146

353,685

377,947

47.4

6.9

5.6

온라인 만화 제작・유통업

인터넷/모바일 만화 콘텐츠 제작 및 제공(CP)

15,262

15,644

18,017

2.3

15.2

8.7

인터넷 만화콘텐츠 서비스

34,564

36,319

46,641

5.8

28.4

16.2

모바일 만화콘텐츠 서비스

11,252

13,406

16,566

2.1

23.6

21.3

소계

61,078

65,369

81,224

10.2

24.3

15.3

만화책 임대업

만화임대(만화방, 만화카페 등)

22,663

21,685

20,290

2.6

▽6.4

▽5.4

서적임대(대여)(만화부문)

49,624

50,399

48,231

6

▽4.3

▽1.4

소계

72,287

72,084

68,521

8.6

▽4.9

▽2.6

만화 도소매업

만화서적 및 잡지류 도매

60,126

55,875

57,537

7.2

3.0

▽2.2

만화서적 및 잡지류 소매

219,054

211,512

212,420

26.6

0.4

▽1.5

소계

279,180

267,387

269,957

33.8

1.0

▽1.7

합계

 

751,691

758,525

797,649

100

5.2

3.0


한국만화산업은 세계만화산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만화 부문의 성장세가 부각되고 있지만 디지털만화 부문의 점유율은 여전히 출판만화 부문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다. 2013년 만화출판업은 전년대비 6.9% 성장했고 이 성장 요인이 만화산업 전체에 파생되며 5.2%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 만화출판업의 성장이 전체 만화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낸 것이다. 반면 디지털만화 분야의 성장은 전년대비 24.3% 증가했지만 그 증가율이 전체 시장에 비치는 영향은 미비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만화출판업의 매출 성장에 포털사이트와 웹툰 서비스의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를 산술적으로 수치화하기는 제한적인 요소가 많지만 정성적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포털을 중심으로 확산된 웹툰 붐이 있었다. 둘째는 이를 기반으로 출판된 웹툰 원작 만화가 있었다. 셋째는 출판된 웹툰을 중심으로 한 부분 유료화 정책이 작용했다. 넷째는 웹툰 서비스를 통해 확장된 요소들 가령, 웹툰의 영상화나 웹툰 캐릭터 상품 등이 출판본의 매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 다섯째는 웹툰 부분 유료화와 함께 포털이 자사의 유료 온라인 만화 단행본 판매 서비스를 활성화 한 것도 한 이유가 됐다. 이처럼 포털의 웹툰 비즈니스 정책이 만화산업 전반의 매출 요인들과 어우러지면서 만화출판업의 매출은 물론이고 만화산업 전반의 매출이 견인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세계만화산업계가 한국만화산업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대목이다. 만화산업의 급격하고 발 빠른 디지털화도 중요한 시사점이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만화출판업이 어떻게 시장을 유지’하고 ‘매출을 신장시켜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세계 만화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 한국만화 산업의 수출입 규모 확대


한국만화산업이 성장했다는 것은 만화산업의 생산량과 소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품 생산량과 소비량의 증가는 만화산업 전반에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고 세부 분야별 성장과 관련 시장 확대에 기여한다.


<표> 2013년 기준 3대 포털사이트 작품 게제 현황

구분

작품 수

완결작포함

방문자수

네이버

128

405

5,476,538

다음

66

434

2,416,487

네이트

36

78

304,920

230

917

8,197,945


과거 만화작품 생산의 중추가 대본만화 전문 출판사와 만화잡지사였다면 2000년 이후 만화 작품 생산의 주체는 웹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포털사이트가 됐다. 2013년 5월 기준, 코리안클릭의 보고에 의하면 3대 포털사이트에 서비스되고 있는 작품 수는 230편, 완결작 포함 시 총 917편이었고 일 평균 방문자수는 820만 여 명이었다. 이는 10여 편 내외의 연재만화가 게재된 만화잡지 100여 종이 인터넷에 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다수의 작품이 생산되고 폭 넓게 유통되면서 국내 만화는 인터넷망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외 사용자를 유입하거나 해외 사용자들에 의해 유출됐다. 이는 한국만화산업의 세계화를 촉진했다. 국내 작품 생산량의 확대가 ‘해외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 낸 측면도 있지만 내수 시장의 ‘소비 규모 한계’가 국내 생산자들에게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게 한 측면도 있다. 웹툰을 중심으로 만화 작품의 다량 생산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표> 만화산업 수출 및 수입액 현황 (천 달러)

구분

2011년

2012년

2013년

전년대비증감률(%)

연평균증감률(%)

수출액

17,213

17,105

20,982

22.7

10.4

수입액

3,968

5,286

7,078

33.9

33.6

수출입 차액

13,245

11,819

13,904

17.6

2.5


2013년 만화산업의 수출액은 2,098만 달러로 전년대비 22.7%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최근 몇 년간 유지되고 있는 기조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만화산업의 수출액은 연평균 10.4% 증가했다. 이와 관련 2010년 국내 만화산업은 최초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역전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만화산업의 수출액 역전 현상은 ‘무료로 유통되는 웹툰이 수입 일본 만화시장의 소비를 대체하거나 제한하는 효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되며 ‘웹툰의 순기능’으로 강조되기도 했다. 그런데 2013년 만화산업의 수입액은 707만 달러로 전년대비 33.9% 증가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연평균 33.6% 급상승한 것으로 만화산업의 수출액 증가율을 압도한다.

 

이 같은 현상은 만화출판업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감소세로 접어들었던 만화산업의 수입액이 증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황대로라면 웹툰의 수입 만화 대체 효과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기에 출판만화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줄었던 수입만화 출판이 디지털만화 시장이 안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다시 소비 수요가 증가하고 생산이 확대된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일본만화 산업계가 출판권과 전송권을 별도로 관리하며 온라인 유통에 소극적이던 상황에서 벗어나 국내 사업자와의 전송권 계약을 본격화 하면서 수입 출판량과 수입 만화의 전송권 수익이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 할 수 있다.




4. 한국만화 산업의 해외 진출 방식 변화


만화산업의 해외 진출 방식은 주로 일반 서적 시장에서 수출입 경험이 있는 출판물 에이전시나 저작권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부나 지자체, 민간기구 등이 주도해 ‘국내에서 만화전문 마켓을 개최’하거나 ‘해외의 만화전문 마켓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경우 현지 출판사나 에이전시를 중심으로 개별 작품의 현지어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2013년을 기점으로 세계 만화산업이 빠르게 디지털화 되면서 단일 콘텐츠(작품)를 현지기업에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국내기업 또는 현지 관계사가 현지어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다수 작품을 게재한)을 통해 직접 서비스하는 사례가 제시됐다. 한국만화 산업의 해외 진출 방식이 권리 판매에서 직접 운영 방식으로 변화 한 것이다.



4-1. 전문 마켓을 통한 해외 진출


먼저 국내외 만화전문 마켓의 성과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국내에서 열린 만화 전문 마켓으로는 SICAF2013(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기간 중 진행된 SPP(Seoul Promotion Plan), BICOF2013(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중 개최된 KICOM(Korea International Comics Market), KOTRA(대학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관하는 카툰커넥션 등이 진행됐다. 해외 만화전문 마켓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해서 한국만화 공동 홍보관을 개설해 참여하고 있다.

2013년 SPP에는 20개국 66개사가 참가, 총 610건의 수출·합작 상담이 진행되어 1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KOICOM은 중국, 태국, 독일 등에 5천7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3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중심으로 베트남, 맥시코 등에서 열린 만화전문 마켓에 참가해 한국 만화의 수출 확대를 지원했다. 웹툰을 주제로 한 전시 행사와 함께 진행된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는 네이버, 대원CI, 유페이퍼, 타파스미디어 등 10개 웹툰 관련 업체가 참여했다. 이 행사에서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40 여 편의 인기 웹툰을 현지어로 번역해 소개했고 ‘노블레스’로 해외 사용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웹툰 작가 손제호 등의 사인회를 개최했다. 한국형 디지털만화 서비스의 북미 버전을 론칭하며 기대를 받았던 타파스미디어는 북미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익히 알려진 것과 같이 웹툰이 세계 만화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세계 만화 소비자들의 관심을 주목시킨 데에는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망가폭스(Mangafox)’나 ‘망가라이브’ 등의 역할이 컸다. 이 사이트에서 공유되고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원피스’ ‘블리치’ ‘진격의 거인’ 등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일본만화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2013년 기준 이 사이트에서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손제호·이광수 작가의 ‘노블레스’가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소녀 더 와일즈’(훈·제나, 17위) ‘신의 탑’(시우, 21위) ‘갓 오브 하이스쿨’(박용제, 23위)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일부 해외 사용자들이 인기 웹툰을 무단으로 번역해 불법적으로 공유한 것이다. 법적 제재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이 사이트의 서비스가 해당 웹툰의 해외 인지도를 넓히는 한편, 적법 계약에 의한 현지 유통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4-2. 직영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

웹툰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타파스틱 같은 한국계 기업이 현지에서 북미권을 중심으로 웹툰 서비스를 직접 운영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또, 네이버 등 웹툰 분야의 주요 사업자들이 해외 시장 직접 진출을 서두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켓이 만화와 웹툰 작품의 판권 수출을 중심으로 했다면 해외 유명 마켓에 대규모 방문단과 함께 공동 홍보관을 운영한 경우는 ‘국내 웹툰 플랫폼의 해외 현지 시장 진출’이나 ‘디지털만화 서비스 솔루션 거래’ 등 큰 단위의 거래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 네이버의 김상헌 대표는 2013년 영국에서 열린 한 경제포럼에서 ‘망가가 일본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성장한 것처럼 웹툰도 세계 시장에서 한국 대표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2013년을 기점으로 ‘웹툰스’라는 별도의 어플과 사이트를 구축해 해외 현지 서비스를 개시했고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어 있는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인 ‘라인’을 통해 네이버에 연재 중인 인기 웹툰의 현지어 버전을 서비스 했다. 이를 위해 권역별로 인기 장르를 분석해 영어권에는 영미권에는 ‘아메리칸 유령잭’ ‘3단합체 김창남’ 등을 유럽권에는 ‘신의 탑’ ‘노블레스’ 등을 중국과 동남아권에는 ‘소녀더와일즈’ ‘갓오브하이스쿨’ 등을 중심으로 맞춤형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한국만화의 해외 진출은 라이선스 수출이 주를 이루지만 완제품 수출의 비중도 점차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출판만화의 OEM 수출 사례도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라이선스 수출의 경우 출판권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전송권 비중이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출판과 전송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캐릭터 상품화권이 포괄적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늘고 있어서 만화산업의 수출이 인접 문화콘텐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완제품 수출의 경우는 한국어 출판본을 그대로 수출하는 형식과 현지어 출판본을 국내에서 제작해 수출하는 형식이 있다. 웹툰의 경우는 영미권, 중화권, 일본어권으로 유통되는 작품의 현지어 편집 작업이 국내 사업자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북미의 경우는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은 기술적 측면에서 국내 소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서 이 같은 방식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북미와 남미권을 중심으로 자국 출판물의 인쇄와 제책을 국내 출판사에 위탁하겠다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캐나다와 브라질의 유력 출판사 관계자들이 내방 하면서 이 같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5. 한국만화의 국가별 수출 동향


2013년 만화산업 수출액의 증가는 세계 시장에서 독자성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형 디지털만화 웹툰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직접적인 수출액 증진 효과는 만화산업계의 ‘효자상품’으로도 불리는 어린이학습만화의 역할이 있었다. 어린이학습만화는 이미 수년 째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독자적인 브랜드 효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대형 시리즈물이 현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자 유사 소재 학습만화의 해외 진출이 줄을 이었다.


▣만화산업 지역별 수출액 현황 (천 달러)

연도

지역

2011년

2012년

2013년

비중(%)

전년대비

증감률(%)

연평균

증감률(%)

일본

6,639

5,507

6,766

32.2

22.9

1.0

유럽

5,457

5,202

6,434

30.7

23.7

8.6

동남아

2,643

3,134

3,694

17.6

17.9

18.2

북미

1,766

2,353

2,826

13.5

20.1

26.5

중국

662

829

986

4.7

18.9

22.0

기타

46

80

276

1.3

247.5

145.8

합계

17,213

17,105

20,982

100

22.7

10.4


2013년 국내 만화산업의 지역별 수출액 현황을 보면, 일본에 676만 달러(32.2%)를 수출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유럽에 643만 달러(30.7%), 동남아에 369만 달러(17.6%), 북미에 282만 달러(13.5%), 그리고 중국에 98만 달러(4.7%)를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국내 만화산업의 수출액은 전 지역에 걸쳐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유럽으로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23.7%, 일본으로는 22.9%, 북미로는 20.1% 증가했다. 유럽으로의 수출액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은 한국만화계와 유럽만화계가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2013년은 한국만화가 유럽에 소개 된지 10주년이 되는 해로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 한국만화특별관이 설치되는 등 유럽의 주요 마켓에 정부 지원 수출상담회장이 열렸던 것도 한 이유가 됐다.

2013년 주요 작품의 해외 진출 사례로는 웹툰 ‘3단합체김창남’(하일권)이 영국 영화제작사인 페브러리필름과 판권 계약을 했고 ‘다이어터’(캐러멜)는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4개국에서 출판 계약을 했다. ‘열아홉스물하나’(제나&요한)는 프랑스, ‘노블레스’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에서 출판됐다.

문예성이 강하거나 작가주의적 성향이 깊은 출판만화는 주로 유럽 시장에서 출판됐다. 김동화 작가의 ‘첫날밤’이 벨기에 출판사 카스테르만과 출판계약을 맺었고, 원혜진 작가의 ‘아! 팔레스타인’은 지식정보 만화로서는 드물게 최고 선인세를 받고 유럽에 수출됐다. 오영진 작가의 ‘어덜트 파크’는 프랑스 FLBLB에서 최민호 작가의 ‘텃밭’은 AKATA에서 출간된다.

 

작품 수출과 달리 해외 매체에서 국내 작가를 스카웃해 작품을 연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만화 ‘선캔락’(박무직) ‘흑신’(박성우ㆍ임달영) 등이 선도적 사례라면 최근에는 미국 만화 시장에서도 한국작가를 향한 러브콜이 진행되고 있다. 장혜미 작가는 미국 대표 인기 만화 시리즈 ‘헬레이저’의 작화를 담당했고 김락희ㆍ윤중근 작가 등도 미국 1위 만화 출판사인 마블 코믹스와 작업 계약을 체결했다.


6. 한국만화의 수출 활성화 정책



2013년 정부는 웹툰 붐과 함께 달라진 만화산업 환경을 중심으로 ‘만화 창작 생태계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추경예산 30억 원을 포함한 총 55억원을 투입해 ‘유통구조 합리화, 창작자 처우 개선, 해외 진출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이중 대형 포털에 집중됐던 웹툰 연재 매체를 확대하고 유통구조를 다변화한다는 목표 아래 레진코믹스, 코믹플러스, 툰부리, 타파스틱 등 중소매체를 선정해 운영비를 지원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중심으로 레진코믹스는 포털웹툰의 대안성을 강조한 프리미엄 웹툰 서비스 정책으로 조기 시장 진입에 성공했고 타파스틱은 한국웹툰의 글로벌 서비스를 대표하는 영미권 웹툰 포털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한국 만화를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4대 주요 만화 시장(일본, 유럽, 북미, 중국)을 목표로 한 번역 지원(150편)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각 시장별 현지어 번역 전문가 풀을 구축하고, 현지인의 감수를 진행해 만화와 웹툰 번역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렇게 준비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외 만화마켓에 공격적으로 참여해 내수 중심의 만화시장을 수출형 시장으로 전환 관리하겠다는 정책이다. 이 같은 정부의 정책은 수출규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013년 연말에는 웹툰을 한류드라마, K팝, 게임에 이은 차세대 한류 아이템으로 육성시켜 ‘세계가 함께 보는 한국만화’라는 비전을 이루겠다는 목표 아래 ‘제3차 만화산업 육성 중장기 계획(2014~2018년)’을 발표했다. 전체 만화산업의 매출액을 2018년까지 1조원으로, 수출액은 1억 달러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희망적 계획과 목표에는 웹툰 붐과 이를 기반으로 한 시장의 성장세가 주요한 요인이 됐다. 정부는 만화산업의 ‘기획-연재-번역-수출’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유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7. 한국만화 세계화를 위한 과제

2014년 국내 콘텐츠산업 경기전망 자료에 의하면 한국 콘텐츠산업은 ‘세계경기 회복, 유럽의 재정위기 리스크 감소, 내수와 수출 개선에 따른 국내 경기 상승세,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신규 수요 창출’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매출액은 7% 대, 수출액은 12% 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화산업도 이 같은 전망 아래 내수 시장의 안정과 해외 시장의 확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판만화는 전통적인 마니아 시장과 정가 상승 등으로 인해 신규 제시되고 있는 고급 만화 시장이 매출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웹툰을 중심으로 연관 콘텐츠 산업 전반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단일 웹툰의 해외진출과 함께 웹툰 서비스 플랫폼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발생되는 연관 산업 효과들이 국내 만화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국내 만화산업의 세계화와 웹툰을 중심으로 한 한국만화산업의 ‘디지털 리더십’을 강화 시켜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번역 문제이다. 이미 한국만화는 질 낳은 번역으로 인한 이미지 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 2000년 초 한국형 코믹스가 일본 망가의 대체 작품으로, 문예성이 강한 작가주의적 만화가 다양성 차원에서 해외 시장에 소개 됐을 때 현지 매체와 만화독자들은 새로운 만화의 등장을 반기기도 했지만 한국 만화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쓴 소리를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 문제도 있고 만화 용어가 특정 지역의 문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는 특성도 있어서 특정 국가의 만화를 외국인이 본래의 뜻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쓴 소리의 대부분은 수준이하의 번역 탓이었다. 물론 이 같은 이슈는 해당 만화 작품이 지닌 시장성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낮은 번역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낮은 수익성에 대한 기대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건이 그 시기에 정리되지 않고 여전한 문제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2013년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 다수의 웹툰 작품과 웹툰 플랫폼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에 의해 무단으로 번역되어 불법으로 서비스됐던 한 웹툰의 경우는 ‘정식 연재본보다 무단 번역본이 더 좋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번역의 문제는 한 순간에 조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웹툰을 중심으로 한 한국만화의 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요구한 한 기사의 문맥은 만화 수출에도 그대로 적용 된다. 기사는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상대국과 우의를 바탕으로 한 문화교류(Companionship), 창의성(Creative)과 저작권(Copyright)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강조했고 ‘지나친 상업주의(Business mind), 관료주의(Bureaucracy), 비(非)매너(Bad manner)’가 한류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만화산업에 있어서도 일방적인 한국만화의 전파에 주력하기 보다는 상호적인 측면에서 수출 대상 국가의 만화를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유럽 만화계와 한국만화계가 지속적인 우의를 쌓으면서 서로의 시장을 확대해 온 사례를 통해서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또 상대국가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웹툰이 세계시장으로 나가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무단 번역본은 정식 유통의 걸림돌이다. 해당 국가 기업과의 정식 계약을 통해서 이를 개선해 나가야 하고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 적절한 대처도 해야 한다. 그런데 해외 저작물의 무단 사용에 대해서는 국내 사정도 그리 개운하지 않다. 내부 사정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나친 상업주의도 경계해야 한다. 문화산업에는 산업보다 문화가 앞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한류를 진작시키려 드는 것도 지양해야 할 일이다. 만화산업은 시장규모는 작지만 연관산업으로의 파급도가 높은 분야이다. 문화산업 전반의 수출 진작을 위해서는 만화산업 수출에 대한 정부의 관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지원을 전제로 한 관리보다는 지원은 하되 간섭을 최소화하는 ‘그림자 후원자(Shadow support)’의 역할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끝) 


글/ 박석환

1997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만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만화콘텐츠기획자, 만화정책기획자, 만화전시기획자 등으로 일하다가 2013년부터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코믹스 만화의 세계>, <만화리뷰쓰기> 등이 있다. 홈페이지는 www.parkseokhwan.co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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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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