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떠난 때 늦은 여름 휴가 - 방콕, 파타야 자유여행, 2014.02.09

얼마 전 한 참 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지난 여름 휴가휴가휴가 휴~가를 외치던 마눌님의 주문에 의거 제주도 일정을 잡았었으나...

강력한 태풍이 불어닥쳐서 비행기표가 자동(?)으로 환불되는 바람에 방~콕 여행을 즐긴바 있다.

이에 못내 아쉬움을 지니고 있었던 마눌님은 십여년만에 들어간 직장을  

연말까지 일하는 것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ㅜㅜ 

그래24에서 각종 여행서를 질러 대시더니 시국도 어수한하다는 태국으로 여행지를 낙점하고

호텔과 각종 여행지와 유흥코스를 예약하시었다.  

바깥 날은 추워죽겠는데 짐은 최소화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거기서 사다 쓴다는 엄명하에  

1인당 간소한 백팩 하나씩만 준비해주시고  

겨울 파카는 인천공항까지만 입고가서 외투를 맡아주는 곳에 던지라 하시더니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아직 썰렁한 출국장을 지나  

꽤나 저가로 보여서 더 추운 것 같은 미니멀한 비행기에 탑승시키었다.  

5시간 여를 날아 방콕 공항에 도착.  



도착 기념으로 찰칵!!

저녁 시간에 도착했는데 마눌님께서는 바가지 택시를 타지 말아야한다며 비상령을 가동...

미터기 요금+고속도로 통행료를 내는 택시를 잡았다.

그냥 일반 택시 타도 그런 게 당연한거라며 한마디 했다가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한소리 들으며 도착한 곳은

강렬한 포스를 뿜어내는 금상이 입구에 떡허니 버티고 있는 프린스 팰리스 호텔.

 


늦은 시간이라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근 식당을 찾았으나 어찌어찌하여 찾아든 곳은 해상 시장 터. 맛있어 보이는 길거리 음식을 몇개 골라서 시도했으나 실패. 수박 한덩어리를 사들고 편의점에 들려서 라면 등등의 먹거리를 사서 복귀했다. 문제는 맥주 한잔.

한잔 마시고 푹잠을 원했던 우리 부부. 하지만 태국에서는 술을 야간에 팔지 않는다고...

뭐 술이 없어도 눈감으니 자더라는...

 


1박 후 호텔 가까운 곳에서 펼쳐진 새벽시장을 둘러보고 방콕 시내에 있는 왕궁과 사원을 관람하기 위해 직진.

택시를 타야한다는 일반적인 기준을 져버리신 마눌님은 도보와 버스를 선택.

결국 어딘지 모르는 곳을 열라 걷게만 하시더니 우여곡절 끝에  

세계에서 가장 큰 부처님이 누워있다는 사원에 도착 

 


이 부처님을 만나야 할 별 다른 이유를 찾지 못하고 발바닥만 아프다는 아이들과는 다른 표정을 지어보이셨다. 
 

사내들의 즐거움이야 무와 협인 것을 ...

 


그래도 몇며 사당에서는 절로 감탄이 나기도 하고

절로 존엄의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다음 날은 오전에는 시내 관광을 하다가

오후 시간에 맞춰 세계에서 제일 많은 인원이 등장한다는 무대 공연을 보러 왔다.

민속촌 정도 되는 셋팅의 테마파크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이 곳은

태국의 생활사를 볼 수 있는 전시공간과

공연단원들이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식전 야외공연장

부페식 식당과 기념품 샵 그리고 전용 극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전 정보도 없었고 별다른 기대감도 없었는데...

시암 니라밋 쇼는 놀라웠다. 


공연장의 크기

수상무대와 와이어 액션

반원 형태로 구성된 조명시설과

수백명에 이르는 출연진

영상과 대규모 셋트

거기에 실물 코키리까지... 

태국의 역사와 각 지역별 문화의 특성을 소개하는 공연도 놀라웠고

그만큼 다양하고 전통적인 문화를 소중하고 가치있게 선보이려는 극의 정서가 매력적이었다. 

다음날은 방콕 시내에 있는 베낭여행객들의 천국이라는 곳으로 가서 봉고차를 타고 3시간 여를 달려

수상 가옥과 시장이 펼쳐져있는 곳에 갔다.

 

준비된 보트를 타고 수상마을 일대를 질주하고

시장에 들려 물건도 사고 먹거리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여름이라고 했지만 한 낮에는 여름이었고 오후 시간에는 초 가을 날씨였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관광객들에게 물 위에서 물 건을 팔기도 하고 물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기도 하는

상인들의 모습이 생경해보였다.

그 곳에서 다시 방콕으로 왔다가 파타야로 이동해야 했다.

마눌님께서는 원래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겠다는 계획을

수정하고 2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파타야의 호텔까지 원스톱으로 가는 택시를 불렀다.

나는 마눌님의 피로도를 생각하여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으나

 나의 표정에서 분노와 좌절, 고통과 피로로 얼룩진 4백 마디를 주름을 읽어낸 마눌님은

일단 호텔까지는 숨을 붙여 놓으려는 듯 택시를 불렀다. 

파타야에 왔더니 침대에 수건으로 만든 백조가 입을 맞추고 있었다.

아~~ 마눌님의 감사함이 새삼스러워지는 상황. 

하지만 보조 침대를 들여서 아이들과 함께 쓰는 큰방.... 

 


기실 방콕은 아내와 결혼하기 전인 96년에 처음 왔었다. 

고3 때부터 걷어 먹여줬던 마눌님께서 군 제대 후에도 해외 여행을 선물해주시니 얼씨구나 했었다.

거기다 네트워크도 탄탄한 마눌님은 이코노미석이었으나 기내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마술까지 선사해 주셨었다.

98년 가정을 이루었으니 올해가 만 15년이 되는 해. 

이런 저런 기념으로 떠난 여행에서 아내가 가장 찾았던 잇아이템은 요 것이었다. 

 


길거리 음식은 떡볶이와 순대, 오뎅 외에는 취급을 하지 않는 나의 정서에는 참 오묘한 선택.

그나마 감사한 것은 그녀가 가방이나 의상, 보석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는 것...

(뭐... 진짜 그런줄 알고 있었던 있었던 있었던 것은 아님...) 

파타야에서는 남편의 즐거움을 위해 해상투어를 준비해주심.

현지 해상 관광상품을 구매해 하루종일 룰루랄라~~



 

파타야 해변가에서 1시간 여 요트를 타고 이동

에메랄드 빛 바다 한 가운데에서 아이들과 함께 스노쿨링으로 출발...


아저씨가 몰아주는 스킨스쿠버를 돌려타고 

 


큰 함정으로 이동, 낙하산을 메고 고속보트에 매달려서 하늘을 날아 다녔다.

 


출발할 때의 긴장과 달리 몇바퀴 세상 구경한 뒷에는

높아진 흥분이 환호를 절로 나게 했다. 

키가 작아 아저씨와 공동 탑승했던 막내도 좋아 죽을 지경...

 


이 관광 상품의 클라이막스는 잠수장비를 쓰고

물 속으로 깊숙하게 내려가는 것...

내려 갈 때의 공포와

내려가서 그 환경과 잠수장비에 익숙해질 때까지의 혼돈은

몇십초 걸리지 않는 순간이지만

뭔가 아득했고

꿈결 같았다... 

그리고는 이내 정신차려보니 동화 속 풍경... 

물고기들이 식빵을 먹으러 몰려든다...  

 


아주 아주 많이...

 

이 투어의 엔딩은 섬에서의 3시간. 

그닥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먹을만했던 해산물 식사와

해변가 파라솔에서 보내는 한 때... 

따스한 오후의 여유로운 낮잠도 즐거운 추억이었다.  

호텔에서의 마지막 밤은 즐거운 긴장으로 몸이 푹 꺼져서  

서로의 코고는 소리를 전혀 의식할 사이 없이 꿀잠...  

다음날 방콕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여름 옷에서 겨울 옷을 찾아 입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돌아오니 마감해야 할 원고가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래도 마눌님의 거룩하심이 하사한 휴식 탓이었을까.   

해야 할 일들이 각 티슈 속 휴지처럼

쏙쏙 잘도 빠져나왔다.   

뭐... 엉덩이가 고생하고 밤은 좀 세워야 했지만... 

지금은 조금 여유러워진 상황...

이라기보다는 컴퓨터 환경이 갖춰져있지 않아서

연구실로 출근 한 후에나 일을 할 수 있는 상황.

출근을 기다리며 늦은 여행기를 올린다. 


***여행기를 쓰다보니 제접 많은 만화관련 행사를 쫓아다녔는데

정리를 한번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한번 써보리라 '만화축제 유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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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eokhwan.com

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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