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환, 만화진흥법2-나는 2011년판 만화진흥법을 찬성한다! 모이자!!, 2011.10.29

2009년 12월 이 블로그에 올린 포스트가 있다. 


'만화진흥법-법 만능주의적 사고를 경계한다! http://comicspam.com/140095865065 '라는 제목의 선언적인 글이었다.


이 때문이었을까?

만화진흥법으로 온 만화계가 떠들썩한 동안에... 나는 좀 한가했다^^;

몇몇 자리에서는 '만화진흥법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라며 의견을 묻는 분들도 계셨고, 몇몇 분들은 애써 모른척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몇 일 전 다른 건으로 만화계 선생님들과 모인 회의 석상에서 한 선생님이 단도직입적이고 다소 공격적 어조로 물었다.

"박석환씨는 만화진흥법을 반대합니까?"

순간 정적이 흘렀다. ...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나름 또박또박 답했다.

"2009년 심의를 포함해서 작성됐던 만화진흥법 초안에 반대합니다. 만화계 내부에서도 문제가 됐었고요. 2010년 재논의되면서 심의부분이 빠지고 2011년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잠깐의 긴장이 흘렀을까 선생님은 '그럼 됐어요.'라고 말해 더 이상의 논의는 없었다. 그런데 뒤풀이 자리에서 한 살 위인 작가가 넌지시 '아까 답변 잘했다. 다른 사람들도 네가 반대파라며 거리를 두는 눈치던데.'라는 이야기를 했다.

음...

만화계에 있는 사람이 만화계를 진흥시킨다고 법을 만든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있을까.

하물며 생업도 만화 진흥을 위한 곳에서 하는데.  

경계한다고 했지, 반대한다고는 안했다.

2009년 초안에 대한 것이었고, 그런저런 이유로 초안은 결과적으로 폐기됐으니 그 때의 '경계'는 나만의 경계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그 뒤로 시간을 내서 법률안 작성에 참여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고, 조정된 안에 대해 안건으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 이유도 있겠다.

공개토론장에서 조정안의 여러 부분에 대해서 문맥상 모호한 부분이나 다른 법과의 상반되는 요소들에 대해 의견을 말한 적도 있다. 법 제정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기보다는 일부 내용상의 문제점들을 찾아내서 좀 더 좋은 법안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사실 이 부분에서도 고민은 있다. 추진위원회에서 문건으로 정리된 의견을 요청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냥 넘어가 버렸다. 거기에는 이왕에 의지를 가지고 이 일을 추진하면서 헌신해왔던 이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있었다. 괜한 훈수가 또 다른 고민을 낳을 수도 있고, 시기 상 법안내용이 이미 국회에서 절차를 밟고 있었기 때문에 혹여 지연 사유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좋아지자고 하는일인데 작은 움직임이 괜한 파동이 될까 싶어 가만히 있었을 뿐.

일단, 지금 상정되어있는 법률안에 대해 찬성한다.

물론 모든 법조항에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법을 만들어 국가가 만화문화와 산업에 개입하고

민간위원회를 통해 국가예산이 투입될 수 있는 진흥의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법이 어떤 구속력을 지니게 되고

문화와 산업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이른바 만화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문제 요인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섬세하게 짚고 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은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충분하게 재검토되고 연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몇몇 조항들을 들어 현재의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안’ 전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 법의 입법 취지와 주요내용에 동의하고 찬성한다.

찬성!찬성!찬성!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법률안 통과까지 범만화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조금 다른 견해가 있다면 공론의 장에서 마음껏 논의하고 조율하면 될 일이다. 지금은 한 마음으로 국회 통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오는 11월 3일이 만화의 날이다.

11월 8일이 국회에서 법안을 심의하는 날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 애쓸 시간이 많지 않다.

모여야 한다. 

지난해 만화의 날은 국회에서 진행했다.

올 해 만화의 날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다. (만화의 전당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나 한국만화박물관은 놔두고 왜 남의 집을 전전하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법안 상정의 필요성과 법안 통과 후의 효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물론, VIP들이 찾아오기 쉬워야 한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됐다.)

그 곳에는 한류스타 홍보관이 있다. 외국 단체 관광객들이 전신상 크기로 출력되어 있는 한류스타브로마이드와 함께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곳이다.

그곳에서 만화계는 만화진흥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소리 높여 외칠 것이고

영화한류, 드라마한류, 스포츠한류, 가요한류에 이은 다섯 번째 한류를 만화가 이끌어내겠다는 다짐을 보여 줄 것이다.

(참고로 만진법의 필요성을 제기한 지난해 11월의 국회세미나, 해외시장진출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강조한 올해 6월의 국회세미나, 그리고 만화한류로 보답하겠다는 내용을 주제로 한 올 해 11월의 국회세미나도 직접 기획했거나 진행했다. 이 세미나들을 통해 이미 수많은 재료들을 풀어놨는데 반대파라니....ㅇ )

 * 2010년 만화의날 국회세미나 자료 http://nanuri21.tistory.com/tag/%EC%9D%B4%ED%98%84%EC%84%B8 

범만화계와 만화를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한마음으로 만화법 제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

11월 3일 광화문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앞 야외무대에서

13시부터 만화를 응원하기 위한 작은 축제가 진행된다.

21시까지 이어질 이 날 행사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  10월 15일 쓰기 시작한 글인데... 중국 출장 등이 맞물려서 이제서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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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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