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 캐릭터로 미래를 전망하다, 한국영상대 박석환 교수. 2016.10

국내 캐릭터산업은 세계 시장 속에서 아직 미비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다. 우리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질 높은 콘텐츠를 제작할 미래의 인재는 더 없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직접 학생을 가르치고 만화평론을 통해 세상을 읽어가는 사람, 박석환 교수와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었다. 진행/서현동



@ 현재 만화콘텐츠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데, 어떤 것들을 주로 가르치시는지 궁금합니다.

만화는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대중적인 분야입니다. 하지만 아무나 생산자의 위치에 설 수는 없죠.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서 만화 형식으로 재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공감 요소를 찾는 일, 이 것을 소비자적 관점의 기획이나 전략적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 부분을 학생들과 연구하고 있습니다.

 

@ 학생들이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만화콘텐츠에 필요한 인력으로 성장하시길 바라시나요.

만화는 창의적 예술가의 것이기도 하지만 예술가가 창조한 세계를 자신의 방식으로 누리는 소비자 즉, 독자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만화가이지만 그 가치를 유지 발전 시켜주는 것은 독자니까요. 그래서 늘 독자와 함께 나이 들 수 있는 작가 또는 편집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캐릭터 관련, 유망 직종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캐릭터 산업의 본질은 라이센싱(Licensing)입니다. 캐릭터의 권리를 지닌 라이센서와 부가 상품을 만들 권리를 부여 받은 라이센시 간의 사용권 계약을 라이센싱이라고 합니다. 원천 콘텐츠를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효한 캐릭터의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상품화 할 수 있는 기획력과 법률적 지식을 지닌 라이센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통상 저작권대리인이나 중개인(에이전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업계에 많은 전문가가 있지만 대부분 경험론적 지식에 입각해서 일을 하는 터라 전문적 교육을 득할 수 있다면 매우 유망한 분야입니다.

 

@ 평소 만화를 좋아하는데, 제대로 배워본 적 없다면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문제해결방법론 중 창의적 사고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만화적 사고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만화의 특징적 요소로 단순, 과장, 풍자 같은 개념이 있습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문제를 단순화 시키고 집중화(과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머와 비판적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만으로 우수한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생산자적 입장에서 만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고민해야 할 지점이 많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가 그림에 담길 정도는 되어야 하니까요. 이제 막 그림을 배우려한다면 멋진 인물을 그리는 것보다는 어떤 표정이나 동작을 취한 인물을 그려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교수님이 좋아하시는 캐릭터와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우리 또래의 로망이라면 아이언맨아닐까요. 모든 것을 지닌 가장 강한 사내니까요. 싸움 자체를 즐기는 손오공이나 포기를 모르는 불꽃남자 정대만도 흠모하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국내산 탑승형 거대로봇인 로봇태권브이입니다. 마징가 아류라는 비판이 있지만 태권브이에 대한 추억은 저마다의 것이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빨간 스포츠카보다는 블랙핏이 살아있는 태권브이를 사서 타고 싶습니다. 영희와 함께라면 더 좋겠죠.

 

@ 디지털 시대에 캐릭터산업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기실 캐릭터산업은 상징성이 큰 분야입니다. 상징 자체가 가치가 되는 지식재산권 분야입니다. 디지털 이모티콘 같은 것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일반적 의미의 캐릭터산업은 물성이 강합니다. 물리적 상품이 주가 되고 있죠.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어느 한 쪽만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 봅니다. 오히려 두 가지 요소를 함께 지닌 상품이 선호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소장하고 있으면서 디지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이 보편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요즘 캐릭터 시장의 트랜드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모이는 곳에 시장이 열리고 대표 상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포털이나 메신저 서비스 같은 플랫폼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고 이를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캐릭터가 폭 넓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라인프렌즈나 카카오프렌즈가 대표적이죠.

 

@ 우리가 배웠으면 하는 외국 캐릭터 산업의 사례가 있을까요?

캐릭터산업은 시각적 이미지산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본질은 신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짚차는 지프라는 회사의 상품에 불과하지만 전쟁터에서도 잘 굴러가는 튼튼한 차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슈퍼히어로 캐릭터는 정의의 아이콘, 일본 소년망가의 주인공들은 오랫동안 노력, 우정, 승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창작됐습니다. 대중은 이처럼 오랜 역사성을 통해 상징화 된 것, 즉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이라는 가치를 구매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아쉽게도 긴 역사성을 지닌 캐릭터가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옛 것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에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캐릭터 산업이 긍정적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며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일본어 중에 가와이(可愛, かわい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작고 귀엽다, 사랑스럽다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입니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도 작가들의 책상 위에 귀여움을 유지하라(Keep it cute)!’고 적어뒀다고 합니다. 둥글둥글하고 통통한 아기 같은 이미지에서 사람들이 안정과 위안을 찾는다고 믿었기 때문일 겁니다.

 

@  만화를 좋아하는 장병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만화를 마법의 언어라고 한 사람이 있습니다. 글이나 영상으로 하면 어려운 것도 만화의 형식을 취하면 쉽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독자적 입장에서 보면 만화는 마법의 주문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만화를 읽는 다는 것은 내가 갈 수 없는 세계,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주인공을 통해 대리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느라 자신의 꿈과 다소 멀어져 있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만화가 잠시 잠깐 잊었을지 모를 당신의 꿈을 위로할 것이라 믿습니다


*출처 : <HIM> 2016. 10

Parkseokhwan.com

만화평론가 박석환 교수(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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