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우리만화 과연 문제인가-애니메이션 영화는 나쁜영화?!,1997.08.13

검찰의 만화탄압이 21세기 최고의 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른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를 얼어붙게 했다.

이번 만화사태는 여름방학 동안 어린이들을 주요관객으로 개봉한 애니메이션영화들의 잇따른 흥행참패의 한 원인이 됐고 출판만화시장까지 움추러들게 해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지난 19일 일제히 선보인 애니메이션영화 `난중일기'와 `의적 임꺽정'은 고작 4만명씩의 관객을 동원했고 `전사라이안' 역시 5만명 정도의 관객이 드는데 그쳤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추정이다.

이런 숫자는 수지타산선인 30만명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지난해 개봉됐던 `아마게돈' `홍길동' `블루시걸' 등의 10만∼30만명과 비교하면 거의 `참패'에 가까운 결과다.

특히 비슷한 기간에 상영된 미국 디즈니사의 직배작품인 `헤라클레스'의 48만명과 이전에 상영됐던 라이언킹(120만),알라딘(90만), 미녀와 야수(75만) 등의 디즈니영화와는 아예 비교조차 무색하다.

관계자들은 10억∼15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애니메이션영화들이 올 여름 유난히 고전한 것은 최근의 만화사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하고있다.

성인용영화와 달리 어린이나 가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영화는 어린이 자신의 뜻보다 부모들에 의해 관람여부가 결정되는 특징이 있어 당시의 사회 분위기가 성패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따라서 이번 만화사태가 관객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흥행의 가장 중요한 관건의 하나인 `분위기조성'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여름방학에 개봉되는 영화는 `오락'보다 교육적 효과가 강조되는 경향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만화사태로 `만화' 그 자체가 유해매체로 인식되는 분위기에서 어떤 부모가 자녀들에게 애니메이션영화를 보여주려하겠냐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업계에서는 이같은 일시적인 관객동원 실패보다 문화상품중 가장 고부가가치가 큰 애니메이션산업이 출판만화에 불어닥친 한파로 아예 태동단계부터 얼어붙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란 영화 자체는 물론 캐릭터 팬시 게임 놀이공원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현대 만화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분야다.실제로미국 디즈니사가 `라이언 킹'으로 벌어둘인 돈은 해외에서만 7억달러(6천3백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같은 애니메이션산업은 출판만화의 활성화없이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출판만화를 통해 인기를 검증받지않으면 흥행 성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세일러문' `신세기에반게리온' `짱구는 못말려' 등의 일본만화영화 대부분이 이미 출판만화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다.

만화평론가 박석환씨는 "최근 일본이 디즈니사를 제치고 세계만화영화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한해 25억권 이상의 만화를 찍어내는 풍부한 출판만화시장 때문"이라면서 "국내 만화가들에게 음란 폭력작가의 형틀을 씌워 활동을 막는 것은 곧 일본 만화영화의 국내 진출을 도와주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만화가 허영만씨의 작품 `망치'를 애니메이션만화로 준비중인 제이콤의 남정록 애니메이션팀장은 "애니메이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출판만화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스포츠서울]
게재일자 : 1997년08월13일

Parkseokhwan.com

만화평론가 박석환 교수(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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