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 만화·애니 이끈 정욱 대원미디어 회장이 걸어온 길, 2015.03.22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회고글 등 엮은 '정욱과 대원'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한국 만화와 애니메이션 업계가 걸어온 길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정욱(69) 대원미디어 회장의 지난 이력과 성과를 돌아본 '정욱과 대원'(브레인스토어·336쪽)이 출간됐다.

정 회장과 동갑인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의 회고글과 만화평론가 박석환씨의 정 회장 인터뷰, 그가 설립해 우리 만화 출판의 한 몫을 담당해온 대원과 학산문화사가 걸어온 길 등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정 회장은 1960년대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끈 신동헌 화백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며 본격적인 만화업계의 길에 들어섰다. 1973년 '원프로덕션'을 설립해 독립한 뒤 1984년까지 '은하철도 999', '우주해적 캡틴 하록' 등 매년 80편 이상 작품들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 방식으로 일본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애초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같은 성과는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도약을 이끄는 원천이 된다. 오히려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메쥬'의 1979년 1월 신년호에 이 같은 정 회장과 한국 스태프들의 면면이 상세히 소개된 것 또한 그간 국내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일본의 거대한 만화산업이 국내 만화산업계를 키우는 데 기여한 역할은 부인할  수 없다. 정 회장이 설립한 대원의 경쟁사인 서울문화사가 먼저 내놓은 월간 만화잡지 '아이큐점프'와 이에 맞서 대원이 내놓은 '소년챔프'는 1990년대 한국 만화 잡지의 전성시대를 견인했다. 두 잡지는 일본의 대형 히트작이었던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경쟁적으로 수입해 소개하면서 국내에서 일본 만화에 대한 관심과 저변을 확대하는 데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창완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정 회장이 일궈온 성과에 대해 '빛'과 '어두움'이 공존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및 완구상품의 수입과 하청이라는 사업적 한계, 이와 연계한 국내 창작만화의 신진 작가군 육성 및 창작 애니메이션의 지속적 발굴과 투자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도 1976년 '철인 007'에서 출발해 1988년 '달려라 하니'와 1990년 '영심이' 등으로 끊임없이 국산 애니메이션의 도전기를 쌓아온 정 회장의 도전과 노력은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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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eokhwan

만화평론가 박석환 홈페이지. 만화 이론과 비평, 웹툰 리뷰, 인터뷰, 보도자료 등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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